응시생들 “전혀 본 적 없는 문제들 출제됐다”
원가회계 ‘시간과의 싸움’…세법·재무회계 ‘무난’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이번 공인회계사 2차시험에서는 재무관리가 합격 여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51회 공인회계사 2차시험이 25일부터 26일까지 한양대학교 공학관에서 치러진 가운데 시험을 치르고 나온 응시생들은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재무관리를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응시생들이 교과서나 학원 강의 등을 통해서 접해보지 못한 문제들이 대거 출제된 점이 체감난이도를 높인 원인이 됐다.
응시생 A씨는 “평소에 전혀 보지 못한 문제들이 많이 출제됐다”며 “대체 뭐를 묻고 있는 건지 또 내가 뭐라고 답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응시생 B씨도 “이거는 무슨 박사과정을 하는 사람들이나 풀 수 있는 문제들을 냈다”며 “교과서에는 없는 논문 문제 같은 것들이 나왔다”고 평했다.
지난해에도 재무관리는 가장 까다로운 과목이자 응시생들의 예상을 벗어난 출제를 보인 과목이었다. 학원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파트를 피해서 문제들이 출제됐다는 것이 지난해 응시생들의 평이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출제경향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관리 다음으로 응시생들이 많이 언급한 과목은 원가회계다. 다만 원가회계는 문제 자체의 난도가 높았다기보다는 문제 수가 지나치게 많아 시간 내에 풀기 어려웠다는 것이 응시생들의 설명이다.
응시생 C씨는 “이번 원가회계는 시간만 있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며 “결국 몇 문제는 제대로 풀지 못하고 말았다”고 전했다.
비슷한 의견으로 응시생 D씨는 “시간도 너무 부족했고 맨 뒷장에 문제가 더 있었는데 하마터면 못 보고 놓칠 뻔 했다”며 “아마 비슷한 실수를 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감사는 다소 의견이 엇갈렸다. 무난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원가회계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많이 모자랐다는 의견도 적지 않게 나왔다.
응시생 E씨는 “올 회계감사는 문제 자체는 지난해보다 쉬웠던 것 같지만 문제 수가 워낙 많아서 제대로 충실한 답안을 작성한 응시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문제가 수가 지나치게 많은 탓에 배점이 비효율적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는 문제구나’하고 답안을 열심히 쓰려고 보면 배점이 너무 작아 겉핥기식으로 쓰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번 회계감사는 문제가 어렵지 않았다는 점에서 동차생들은 “생각보다 풀만 했다”는 반응이 많았고 오히려 공부량이 더 많은 유예생들은 배점의 불균형과 지나치게 많은 문제 수로 인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결과를 낳았다.
세법과 재무회계는 이번 시험에서 무난했다는 반응이 가장 많았던 과목이다. 이번 세법 시험에 대해 응시생 F씨는 “이번 시험에서는 세법이 가장 쉬웠던 것 같다. 특별히 예상하지 못한 문제라거나 지나치게 까다롭다고 생각되는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세법을 가장 쉬웠던 과목으로 꼽은 G씨는 “지난해에는 세법이 너무 지엽적이거나 시간소모가 많은 문제들이 나와서 힘들었는데 올해는 상대적으로 평이했다”고 말했다.
시험 일정의 마지막을 장식한 재무회계는 평이했다는 의견이 많았고 일부 응시생들은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응시생에 따라서는 30분 이상 긴 시간이 남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응시생 H씨는 “이번 재무회계는 서술형 문제가 좀 많았고 공동기업과 관련된 문제같이 지엽적이거나 특이한 문제도 있었다”며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좀 쉬웠던 것 같다”는 응시소감을 전했다.
응시생들의 전반적인 반응은 재무관리가 월등히 높은 체감난도를 형성한 가운데 그 외 과목들은 대체로 지난해 수준이었다는 평이다. 응시생들의 체감난이도 반응이 실제로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 결과는 오는 8월 26일 공개된다.
한편 지난해 공인회계사 2차시험에서는 917명이 합격했다. 평균점수는 전년대비 7점가량 상승한 56.97점이었다. 합격률은 32.32%로 전년대비 6.68%p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