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 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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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 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35)
  • 박준연
  • 승인 2016.06.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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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LSAT

LSAT 공부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아직 쓰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 시험준비를 하던 당시에는 내 나름대로 시험 준비 요령이나 노하우를 쌓았지만 시간이 흐르고 LSAT 준비 과정은 까맣게 잊고 지내다보니 별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깃거리가 별로 없어서였다. 최근 LSAT 준비에 대한 문의 이메일을 받고 예전 생각이 나서 공부 요령보다는 시험 준비 당시의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내용 그대로 미국 로스쿨 입학시험(Law School Admission Test)의 약자인 LSAT을 처음 접한 것은 외무고시 합격 후 영어 학원에 다니면서였다. 외교부, 당시의 외교통상부 입부를 앞두고 영어공부를 위해 동시통역대학원 준비 과정을 수강했는데 그때 종종 LSAT 기출 문제 중 독해 문제를 풀 기회가 있었다. 객관식 영어 시험 중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편이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문제 자체가 딱히 어렵다는 인상은 받지 않았다. LSAT에서 어려운 부분은 문제 자체의 난이도도 난이도지만 시간 제약이라는 것을 실제로 시험 준비를 시작하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LSAT 준비를 시작할 때는 시험 점수가 얼마나 잘 나오는지 보고 이후 계획을 세우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제일 처음 치른 시험이 12월 시험이었는데, 로스쿨 지원 준비기간을 고려하면 12월 시험 성적 발표 후 다른 준비 서류를 갖추어 로스쿨에 지원하는 것은 지원 마감 시기를 고려하면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에 12월 시험이 인기가 별로 없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 그래도 시험 준비를 시작한 이상, 진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있어서, 처음 시험 형식을 익히기 위해 주말에 학원의 준비과정을 수강했다.

평일에 일이 늦게 끝날 때가 드물지 않았고 주말 출근도 잦았기 때문에 시험 공부에서 제일 힘든 것은 몇 시간 방해받지 않고 진득하게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한편 시험 공부 자체는 그리 고통스럽지 않았다. 유학생의 시각에서 보면 LSAT이 영어시험인 것 같지만 언어의 이해력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다는 전제 하에 시험 성적은 결국 영어가 모국어인 학생들 입장에서도 빠듯한 시간 제약 하에 긴 문장을 이해하고 논리적 사고를 하는 것이 관건이다.

독해(Reading comprehension) 문제의 경우 지문의 길이와 문제에 비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런데 시험 준비를 하다보면 어느 정도 요령이 생겨서,  문제를 일단 훑어보고 문제에서 묻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지문을 읽게 된다. 논리적 사고(Logical reasoning) 문제는 원래 논리학에 흥미가 있기도 해서 비교적 즐겁게 시험 준비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기출 문제를 풀다보면 틀리는 문제가 꽤 나왔다. 그럴 때는 왜 정답이 정답이 되는지 내 자신이 납득할 때까지 생각하곤 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해를 할 수 없는 문제도 없지 않았다. 그때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넘어가기도 했다. 흔히 게임 섹션으로 불리는 분석적 사고(Analytical reasoning) 문제도 비슷했다. 전체 시험 시간을 고려해서 한 셋트당 시간을 배분하면, 그 시간보다 훨씬 빨리 풀 수 있는 문제가 있는가 하면 시간이 조금 더 많이, 드물게는 훨씬 많이 걸리는 문제도 있었다. 시간이 특히 많이 걸리는 패턴의 문제에는 요령을 기를 수 있도록 노력했다.

흔히들 LSAT 성적, 로스쿨에서 얼마나 잘하는지, 변호사 업무가 얼마나 적성에 맞는지 하는 세 능력 사이에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다만, 시간 제약이 따르고 스트레스가 큰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LSAT 준비나 로스쿨 생활, 변호사 업무에서 공통적인 과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 의미에선 일종의 담력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기출 문제를 전부 풀고 전부 이해를 했다고 해서 실제 치르게 되는 시험 문제까지 커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을 받아들이면 시험 준비가 조금은 덜 고통스럽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도 시험을 치른지가 오래되어 이런 마음 편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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