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리사회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안 반대 탄압”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특허청이 대한변리사회(회장 오규환)의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안 반대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강도 높은 감사에 착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대한변리사회는 7일 성명을 통해 “특허청이 최근 5년치 회계자료 일체를 일주일 내에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등 고강도 감사에 착수했다”며 “이는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강행하기 위한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특허청이 변리사회에 요구한 자료는 회비지출관련 각종 증빙은 물론 법인카드 사용일시 및 사용처, 사용처 주소까지 포함하고 있다.
변리사회는 “특허청은 변리사회가 지난달 30일 대전 특허청 앞에서 ‘변리사법 시행령 개악저지를 위한 제1차 결의대회’를 닷새 앞둔 시점에 메가톤급 폭탄이라고 할 만큼 방대한 양의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전했다.
변리사회 관계자는 “이처럼 방대한 회무와 회계 자료를 요구한 진짜 이유는 시행령 반대 목소리를 누르기 위한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특허청이 감독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변리사회는 변리사법에 따라 설립된 법정 전문직 단체이지만 특허청의 예산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산하단체가 아닌 회원들이 낸 회비로 운영되고 있는 자치조직이며, 특허청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변리사등록 위탁업무에 한정된다는 것이 변리사회의 설명이다.
변리사등록 위탁에 관해 특허청은 연간 9천만원가량을 지원하고 있으며 변리사회는 관련 자료를 매년 제출하고 있다. 지난해 자료도 올해 초에 이미 제출한 상황이다.
변리사회는 “이번 사태는 ‘식민잔재, 변호사에 대한 무시험 자동자격을 청산하라’는 우리 사회의 염원에 귀를 닫고 식민유산을 유지하고 계승하기 위한 ‘무시험 변종 자동변리사를 양상하는 시행령’을 강행하겠다는 특허청장의 강력한 의지표명”이라며 “식민잔재를 유지·계승하고 과학기술을 무시·모독하는 정책을 추진하는데도 우리 회가 비판조차 하지 못한다면 우리 회는 존립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허청은 변리사회 길들이기를 중단하라”며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안 및 자료 요구 철회, 부당한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한편 특허청이 지난달 11일 입법예고한 변리사법 시행령안은 400시간의 이론교육과 10개월의 현장연수를 받도록 규정하면서 사법연수원이나 로스쿨, 대학 학부에서 유사한 교육을 받았거나 변리사 사무소, 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경우 이론교육과 현장연수의 면제가 가능토록 했다.
변리사회는 개정안이 지나치게 많은 면제를 허용함으로써 변호사들이 실무수습을 회피할 수 있는 여지를 줌으로써 실무수습을 시행하는 취지를 몰각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지난달 30일 1,000여 명의 변리사들이 대전 특허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동자격 전면 폐지, 자격실습 면제안의 즉각적 철회, 현행 실습과정에 변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추가 등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