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자유주의 사상가 12인의 위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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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독서산책-<자유주의 사상가 12인의 위대한 생각>
  • 법률저널
  • 승인 2004.05.0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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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영으로 달려가는 길 

주용식 외/274쪽/10,000원/월간조선사


한 국가의 번영은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사고의 틀(세계관)’에 크게 좌우된다. 왜냐하면 사고의 틀은 시대 정신을 만들고, 시대 정신은 보통 사람들의 행동을 결정하는 체제를 만드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고의 틀’에 대한 한 가지 유력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고전적) 자유주의’(때론 보수주의로 이해되기도 함)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20세기 후반부 동안 자유주의 사상의 토대를 마련하고, 그것을 현장에 직접 적용했던 12명의 위대한 사상가와 실천가들의 삶과 믿음을 평이한 문체로 정리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하이에크·뷰캐넌·프리드먼, 정치인으론 대처·레이건·에르하르트·피네라, 그리고 지식인으로 미제스·포퍼·뢰프케·오이켄·크리스톨 등이 등장한다.

독자들은 이 한 권의 책으로 자유주의 사상의 핵심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개인의 삶과 국가의 진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실제로 자유주의가 현실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게다가 한국 사회의 바람직한 미래에 대한 생각도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유주의 사상의 원류(源流)에 해당하는 인물은 하이에크와 미제스다. 그들의 사상은 라인강의 기적을 일군 에르하르트 총리, 시장경제 원리로 영국병을 치유한 대처 총리, 냉전을 종식시키고 미국의 부활을 이끈 레이건 대통령, 그리고 칠레의 노동 및 연금 개혁을 성공시킨 피네라 장관의 정신적 토대가 되었다.

그들의 사상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이 정도의 물질적 부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독자들은 이 책에서 하이에크, 미제스, 그리고 칼 포퍼의 사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이에크는 우리들이 소유한 지식은 불완전하고 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적 오만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개혁의 이름으로 선의를 달성하기 위한 철저한 사회의 개조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지적하면서 사회주의의 몰락을 일찍부터 예견한 바 있다.

미제스도 하이에크와 마찬가지로 사상의 힘과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적(知的) 싸움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은 사회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으므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 사회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을 때 자기 혼자서 안전한 길을 찾을 수도 없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지적인 싸움에 뛰어들어야 한다. 이 싸움의 결과에 모든 사람의 이해가 달려 있기 때문에 ‘관심 없다’면서 도망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선택하든 선택하지 않든 모든 사람은 위대한 지적 투쟁에 끌려 들어오게 되어 있다.”

한편 ‘열린 사회와 그 적들’로 유명한 칼 포퍼 역시 전면적 개혁을 지향하는 유토피아적 사회공학에 대하여 점진적 사회공학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것의 핵심은 추상적인 선의를 달성하려고 하지 말고, 구체적인 악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정치적 수단을 사용하여 행복을 이룩하려고 하지 말고, 구체적인 비참함을 없애는 것을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자유주의 사상은 공허한 이론은 아니다. 그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현실에 적용되어 확실히 검증받은 사상이다. 한국의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자유주의 사상이 독일·영국·미국, 그리고 칠레 등에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자유주의의 메카 시카고대에서 교육받은 28세의 젊은이, 호세 피네라 장관이 구 사회주의 정권으로부터 물려받은 부(負)의 유산으로 신음하는 칠레 경제를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변화시켜 나가는 과정은 감동적이다.

개인적 자유, 자유 경쟁, 자기 책임, 법치, 관용으로 구성된 자유주의 원리만이 한국 사회를 재도약으로 이끌게 될 것이다. 이 책이 올바른 세계관을 세우고, 이 사회가 보다 나은 단계로 발전하는 데 이바지하리라 믿는다. 신자유주의의 질주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조차 나라의 번영을 위해 다시 한번 ‘생각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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