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춘 변호사의 값진 실패, 소중한 발견(11)-수험생 건강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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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 변호사의 값진 실패, 소중한 발견(11)-수험생 건강 클리닉
  • 고성춘
  • 승인 2016.05.3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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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에 「수험생을 위한 건강클리닉」이 개설될 정도로 수험생에게는 잔병들이 많다. 두통, 불면증, 소화장애, 신경쇠약 등 나 역시 한번씩은 경험한 증상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증상들은 자신도 모르게 오기 때문에 수험생들을 더 힘들게 한다. 나의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 두통

딱 한번 크게 아팠던 적이 있었다. 실력이 합격할 정도가 되지 않다보니 강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가 찬물에 머리를 감는 순간 머리가 깨질 정도로 아팠다. 그렇게 일주일을 꼼짝없이 누워만 있어야 했고, 시험치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렇게 한번 아프게 되자 마치 동상 걸린 부위가 겨울 되면 다시 재발하듯이 주기적으로 아파오곤 했다.

후배의 경우 변호사가 된 지금도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그 원인을 아직까지 확실히 모른다고 했다. 그 정도의 두통이라면 나 역시 뭐라고 해 줄 말이 없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나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수승화강(水乘火降)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의 몸은 머리는 시원해야 하고 발은 따뜻해야 기운이 원활히 도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머리를 어떻게 시원하게 할 것인가. 그 방법은 머리에 이로운 일만 하면 된다. 머리는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하므로 밥 특히 아침을 거르지 말고 술, 담배 등을 멀리한다. 그리고 운동을 일상생활 속에서 계속 해준다. 그 외 몸의 기운을 원활히 하기 위한 방법들 즉 단전호흡, 요가 등을 하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므로 마음이 상하면 머리에 꼭 열이 난다는 점이다. 마음상하는 일은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므로 대인관계를 잘 해야 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이 있듯이 공부하는 사람은 친구가 많은 것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면 좋다. 그리고 내면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될 수 있으면 잠자기 전 5분, 일어난 후 5분 동안은 고요함 속에 자신을 침잠시키는 시간으로 설정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래도 머리가 아파서 공부에 지장을 준다면 할 수없이 약을 먹게 된다. 어느 날 약국을 찾아가 머리 아프니 약을 달라고 했더니 약사가 좋은 약이라고 말하면서 마치 선심 쓰는 것처럼 주었다. 그러나 오후 내내 도서관 책상에 엎드려 비몽사몽(非夢似夢) 자 버렸다. 아는 의사선생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였더니 그분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머리 아픈 것을 낫게 해주는 약이 있다면 내가 먼저 먹는다.”

◈ 불면증

잠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면 잠 때문에 고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수험생이 겪고 있는 것이 불면증이다. 의사의 비방은 결국은 신경 쓰지 말고 푹 쉬라는 것이다. 그러나 수험생이 신경 안 쓸 수가 있는가. 결국 잠은 습관에 의해서 크게 좌우되므로 규칙적인 습관을 들이는 수밖에 없다. 특히 제시간에 자는 습관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써본다.

① 하체운동을 반드시 해 준다

하체를 튼튼히 할 수 있는 즉 걷고, 뛰고, 달리는 운동을 생활 속에서 해준다. 즉 학교까지 걸어서 또는 자전거를 타고 간다든지, 아니면 앉았다 섰다하는 운동을 쉬는 시간 수시로 해준다든지, 운동장을 몇 바퀴 뛰어본다든지 등등 하체를 쓰는 운동을 해준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피곤해야 잠이 잘 온다.

② 밤에는 신경을 많이 쓰지 않는다.

정신적인 노동만 하면 신경이 계속 자극되어 불 끄고 누워있어도 이리뒤척 저리뒤척 잠에 쉽게 들지 못한다. 될 수 있으면 저녁시간에 하는 공부는 어렵거나 부담스럽게 느끼는 과목보다는 쉽거나 또는 재미있어하는 과목을 선택해서 공부해본다. 그리고 예습보다는 복습하는 것이 더 낫다. 또한 아무리 공부가 잘되더라도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지혜이다.

③ 잠자는 시간을 정해놓는다

밤 11시든 12시든 본인이 결정하기 나름이다. 그러나 12시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우리 몸도 쉬어야 할뿐만 아니라 그 시간을 넘겨서 자면 늦게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설령 빨리 일어난다 하더라도 몸이 무쇠가 아닌 이상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다. 하루 이틀로 끝나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몸을 자꾸 피곤하게 해주면 그도 화를 낸다. 내 몸인 것 같지만 그 역시 하나의 인격체이므로 혹독하게 부리면 안 된다.

④ 빨리 자고 빨리 일어나는 것이 최고다

빨리 자면 빨리 일어나진다. 밤 9시에 자면 새벽 3시에 일어나면 되고, 10시에 자면 새벽 4시에 일어나면 된다. 똑같이 6시간을 잔다고 해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일찍 일어날수록 정신이 맑아지고, 특히 새벽 공기와 기운을 마실 때의 기분은 상쾌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새벽에 2시간이상을 공부하면 낮 12시만 되어도 하루가 다 갔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시간에 여유가 있다.

◈ 소화장애

나의 경우 두통이나 불면증은 없었지만 소화장애는 늘 끼고 살았다. 밥은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이 먹고 잘 먹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이 불편하거나 신경을 쓰게 되면 속이 더부룩하곤 했다. 한번은 소화제를 사기 위해 약국에 갔는데 약사가 하는 말이 “식사 후에는 충분히 쉬었다가 책을 보세요.” 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러면 내가 왜 약을 사러오나. 당신도 수험생이 되어 보세요, 그 말이 나오나” 이런 반발심이 생겼다.

그 사람 말대로 식사 후 충분한 시간을 휴식하고 책을 보는 것이 최상의 비결이다. 음식물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은 2시간 정도이고, 위는 편안한 상태여야 운동이 잘되며, 신경을 쓰거나 하면 소화액이 잘 안 나와 소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2시간을 편안하게 쉬면 소화가 안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수험생이라는 처지가 30분 쉬면 많이 쉬는 것 아닌가.

만일 그 사람이 수험생 입장이었다면 그런 식으로 말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말해야 좋았을 것이다.

“식사 후 30분 동안은 도서관 주변을 산책을 해주세요. 걷는 운동이 소화에는 최고랍니다. 그리고 다시 책을 보더라도 진도를 새롭게 나가는 것보다는 반복을 하든지 아니면 신경을 많이 쓰지 않고도 읽을 수 있는 책을 먼저 보고 그 후에 다른 책을 보는 식으로 공부해보세요”

◈ 신경쇠약

우리나라같이 성적제일주의 사회에서는 인성교육이라는 말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보니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면서 공부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하루 온종일 의자에 앉아서 머리 쓰는 일만 하다보니 머리만 잘 돌아가지 몸은 그만큼 따라주지 않는다. 이것이 대부분의 수험생이 건강미를 갖지 못하고 신경이 예민해지는 이유라고 본다.

외국에서 그곳 학생들의 노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들의 체력과 우리들의 체력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차이였다. 어려서부터 자전거 타는 것에 익숙해져있어 대관령만한 고개 길을 올라 다니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았다. 노는 것도 조그만 방에서 노는 것이 아니라 바닷물 속으로 다이빙을 한다든지, 선박들을 매놓은 끈을 타고 이배저배 돌아다닌다든지, 계곡에서 급류타고 내려온다든지, 그리고 거친 파도 속으로 써핑보드판을 들고 돌진하는 등 주로 자연과 호흡하면서 노는 모습을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

확실히 우리나라 교육환경이 외국과 다르다보니 책보고 머리 쓰는 것은 잘하지만 몸을 쓰는 것은 등한시 되고 있다. 자연 속에서 몸을 많이 움직여야 호연지기도 길러지는 것인데 좁은 공간 속에서 계속 책을 보는 연속이니 자연히 신경이 날카롭게 되고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사람의 몸은 머리보다는 몸을 많이 쓰는 것을 좋아하고 그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나의 경우 합격하던 해, 조깅과 헬스 그리고 테니스 등을 거의 매일 그리고 주말에는 등산과 수영을 빼먹지 않고 해서 그런지 공부가 싫증이 나거나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또 그러니까 합격도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다시 공부하라하면 이렇게 할 것이다. 즉

‘운동하는 중간 중간에 공부할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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