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 부인하는 측 진술만 취하고 증거 무시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경북대 로스쿨 입시 부정청탁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던 신평 교수가 대구경찰청의 수사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시경은 부정청탁을 부인하는 측의 진술을 일방적으로 취신하고 청탁을 입증하는 증거를 모두 무시하는 등 편파적으로 수사했다”고 비판했다.
경북대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을 수사한 대구경찰청이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내사 결과 부정입학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교수가 동료교수와 지인인 A변호사와 함께 하는 식사자리에서 A변호사의 아들이 로스쿨에 응시했다는 말을 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찰청은 “근황을 묻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로 부정청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
또 A변호사의 아들이 자기소개서에 부친의 직업을 기재하는 등 유의사항을 어겼지만 이에 대한 제재 근거가 없어 사법처리를 논할 수 없다고 봤다. A변호사의 아들의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점수를 합산한 결과에서도 불법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 대구경찰청이 내린 결론이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대구시경은 로스쿨 교수들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내부고발의 성격을 갖는 사건에 대해 내부구성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설문참여자들에게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응할 수 있는지 물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마저 거부됐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대구시경은 부정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진 A교수가 다른 교수들에게 청탁을 한 점에 대해 분명한 기억을 갖고 이에 대해 진술을 했으나 이를 무시했다.
청탁 현장을 목격한 B변호사의 진술이 담긴 녹음파일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 부정입학 사실을 세상에 드러낸 계기가 된 신평 교수의 저서가 출판된 후 익명으로 처리된 A교수가 누군지 알려준 C교수를 소환해 조사할 것을 요청했음에도 이를 하지 않았다는 점, 언론사의 자체적인 취재로 드러난 청탁사실을 무시한 점 등도 대구시경이 부실 조사를 한 증거로 제시됐다. 부정청탁 사건의 주요 인물인 A교수 등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거부됐다.
신 교수는 “대구시경은 B변호사의 녹음파일을 기초로 대질신문 등 가지뻗기 수다를 얼마든지 할 수 있었지만 이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대구시경의 수사의지에 의문을 던졌다.
이어 “혐의자나 혐의자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의 진술만을 일방적으로 취신하고 더욱이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그 진위를 가릴 수 있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전혀 시행하지 않았으며 반대로 청탁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는 모두 일방적으로 배척해버렸다”고 꼬집었다.
이 외에 A교수가 관련된 또 다른 입시비리의혹에 대한 수사도 요청했으나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 면접관이 면접 내내 전라도민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 비난하는 내용으로 질문하며 수험생들에게 이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등 입시의 공정성을 현저히 해하는 내용이 저서를 통해 드러났음에도 이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