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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베테랑이 전하는 공무원시험 합격의 길(10)
이성현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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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16  11: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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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 전라남도 보성군 공무원

이성현 주무관은 올해 54세로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20대 때 국가직, 지방직 그리고 교육행정직 9급에 합격해 20년가량을 주로 교육청과 학교에 근무했다. 8년 전쯤 자유를 찾아 직장을 그만두고 글을 썼다. 그러던 중 공무원시험 응시 나이 제한이 풀렸고, 50대에 다시 공무원시험에 도전했다. 이 철겨운 도전에서 9급 여러 곳과 7급 시험 두 곳을 단기간에 합격했다. 지금은 차밭으로 유명한 보성군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로부터 연재를 통해 공무원시험 합격비법을 듣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제10화: 먼저 숲을 보라

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먼저 숲을 보라.”고 말한다. 이는 학습에서도 중요하다. 시험공부를 할 때는 반드시 먼저 책의 전체라는 숲을 보고 이후 세부적인 내용인 나무를 파악해야 한다. 먼저 교재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고 공부의 체계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효과적인 공부를 위해 너무나 중요한 원리이다. 왜 그래야 할까?

제주도에 가면 미로 공원이 있다. 필자는 이를 사진으로만 보았는데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 보고 싶은 곳이다. 그런데 일단 이 미로에 갇히게 되면 그 속에서 탈출하기가 쉽지 않다.

이 미로를 얼른 빠져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로에 들어가기 전에 높은 데로 올라가 이 미로의 전체를 보면 된다. 그러면 미로의 함정이 훤히 보인다. 우리가 그 미로 전체를 보지 못하고 좁은 구석에 갇혀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빠져 나오기가 어려운 것이다.
 

   


공부에서는 어떨까? 수험생들 가운데 의외로 많은 이들이 수험 기간 내내 학습의 미로에 갇혀 지낸다. 교재의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에 치중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공부로는 시험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시험에 합격하길 원한다면 이 학습의 미로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 과목의 전체적인 관점에서 시험에 정조준하는 학습을 하여야 한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험생이 이 학습의 미로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공부의 전체를 보는 것이다. 그럴 수 있으려면 한번 보기 시작한 교재는 끝까지 보아야 한다. 그 내용을 이해하면서 최대한 빠른 속도로 교재를 3,4번 정도 읽는 게 좋다. 그래야 교재의 전체적인 흐름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구체적인 교재 공부는 반드시 이렇게 먼저 그 체계가 잡힌 상태에서 해야 한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학습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수험생은 내가 지금 전체 교재 내용 중 어느 부분을 학습하고 있는지를 알고 공부해야 한다.

적지 않은 수험생들이 이런 공부의 출발에서부터 삐걱거린다. 그들이 시험공부를 그르치는 중요한 원인은 바로 교재를 끝까지 보지 않고 앞부분만 맴돌거나, 공부의 진도를 너무 느리게 빼어 공부의 체계를 잡지 못한 상태에서 공부하는 것이다. 이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 사이에서 헤매는 것과 같다. 공부법 책을 보면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이것이 지적되어 있다.

그러면 왜 먼저 교재의 전체를 보고 공부의 체계를 잡아야 할까? 이렇게 먼저 공부의 체계를 잡아 놓으면 교재의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하기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미로에 들어가기에 앞서 전체 미로의 모양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면 그 일부인 미로들 사이에서 길을 파악하는 것이 더 쉽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공부할 교재의 전체 모습을 알고 나서 공부하면 부분이 갖는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체계가 잡힌 상태에서 공부를 하면 머릿속에서 기억 공간을 덜 차지하게 된다. 공부하는 내용을 머릿속의 알맞은 곳에 차곡차곡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 많은 양을 머릿속에 저장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점도 있다. 그것은 머릿속에 새로 입력하는 것들이 마치 옷걸이에 옷이 걸리듯 집어넣는 족족 두뇌에 저장된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걸고리가 아예 없거나 그게 있어도 아주 작은 옷걸이를 상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런 옷걸이에 옷을 걸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많은 옷을 걸더라도 거의 모든 옷들이 옷걸이에 걸리지 않고 흘러내려 버릴 것이다. 따라서 이런 옷걸이는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건축가가 집을 짓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집을 짓는 과정을 처음부터 볼 기회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집을 지을 때는 먼저 기초를 다진 다음 그 위에 세운 수직과 수평 철골에 콘크리트를 부어 틀을 만든다. 벽돌은 그 후에 쌓는다. 그래야 튼튼한 고층 집을 지을 수 있다. 기초와 기둥이라는 틀이 이후 쌓게 되는 벽돌들을 붙잡아 흩어지지 않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지 않고 기초와 틀이 아예 없거나 약한 상태에서 다짜고짜로 벽돌부터 쌓는다면 그 집은 어떻게 될까? 이래 가지고 과연 몇 층이나 쌓을 수 있을까? 자신을 받쳐 줄 기초가 약하고 틀이 없는 벽돌들은 얼마 쌓지 않아 흘러내리게 되고, 심한 경우 건물 자체가 아예 허물어지고 만다. 무엇을 하든 기초와 틀은 이토록 중요하다.

시험공부도 이와 다르지 않다. 공부를 하는 것은 학문의 집을 짓는 것과 같다. 시험공부를 하면서 우리는 수많은 지식의 벽돌들을 머릿속에 쌓게 된다. 그런데 이때 머릿속에 교재의 체계, 곧 틀이 잡히지 않은 상태라면 그 안에서는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많이 집어넣기는 해도 정작 머릿속에 쌓이는 지식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집어넣는 것 가운데 많은 양이 머릿속에 축적되지 않고 도로 빠져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공부의 체계가 잡힌 후 교재 공부를 하는 것과 그러지 못한 상태에서의 그것은 큰 차이가 있다.

한편 공부의 체계가 잡힌 상태에서 공부를 하면 나중에 그것들을 출력하기가 쉬워진다. 이는 마치 잘 정리된 옷장과 같다. 옷장이 잘 정리되어 있으면 나중에 그 속에서 옷을 쉽게 꺼낼 수 있다. 또 구겨지지 않은 온전한 상태의 옷을 꺼낼 수 있다. 공부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지식의 옷장인 머릿속의 적재적소에 차곡차곡 쌓인 지식이라는 다양한 옷들은 필요할 때 즉시 꺼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질도 훌륭하다. 그런데 공부 특히 시험공부는 결국 실전에서의 출력을 위한 게 아니겠는가?

이와는 반대로 옷들이 마구 뒤섞여 있는 옷장을 한번 생각해 보라. 외출할 때 입기 위해 옷을 하나 꺼내려면 온 옷장을 다 뒤져야 한다. 옷 하나를 찾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아예 찾지 못할 수도 있다. 뒤죽박죽인 옷장에서 용케 옷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많이 구겨진 상태의 것들이다. 그리고 옷을 찾아 뒤지는 과정에서 옷장 안은 더 헝클어지고 만다.

그런데 이는 수험생이 시험장에서 문제를 풀기 위해 자신의 머릿속이라는 지식의 옷장에 들어 있는 지식을 꺼내는 데도 똑같이 적용된다. 따라서 기억과 출력은 정리와 체계의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공부의 체계를 잡기 위해서는 앞서 얘기했듯이 교재를 처음 볼 때 그 전체를 빠르게 반복하는 게 중요하다. 이와 함께 목차를 중요시하라는 권고가 많다. 심지어 목차를 암기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어떤 책이 무엇에 관한 것인가를 파악할 때는 머리말을 보면 대강 알 수 있는데, 이럴 시간도 없다면 목차를 훑어보는 게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 그러면 이게 어떤 내용의 책인지와 그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교재의 목차를 중요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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