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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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32)
  • 박준연
  • 승인 2016.05.1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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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로펌과 면접

우리나라에서 면접을 볼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면접의 90% 이상을 로스쿨 진학 후에 경험하였다. 면접에 대해 글을 한꼭지 쓰고 싶었던 것은 그만큼 내가 면접으로 많이 고심했기 때문이다. 

로스쿨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가는 여름방학에는 흔히 OCI라고 불리는 캠퍼스내 면접(on-campus interview)이 진행된다. 학교마다 진행방식이 다르지만, NYU 로스쿨의 경우 OCI 기회는 지원을 하면 추첨을 통해 주어진다. 즉, 참가하는 로펌의 목록을 보고 시스템을 통해 면접 신청을 하면, 학교측에서 각 학생이 비슷한 수의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면접 기회를 배정한다. 

배정된 면접의 수를 보고 나는 내심 다음 해 여름에 일할 회사가 금세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기대가 컸던 회사에서 콜백 인터뷰를 마치고 결과가 좋지 않고서야 비로소 내 면접 방식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콜백 인터뷰를 하는 시점에서 이미 성적이나 다른 서류상의 검토는 끝났고 콜백 인터뷰의 결과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 면접이기 때문이다. 이후 로스쿨 OCS(Office of Career Services)와 몇 차례 모의 면접을 하고, 면접에 임하는 태도나 답변뿐 아니라 옷차림에 대해서도 조언을 받고 나서 이전 회사에서 여름 프로그램 오퍼를 받게 되었다. 

한국에서 몇몇 면접을 경험하고 또 대부분 합격으로 이어졌던 걸 생각해보면 로펌 면접이 특히 힘들었던 것은 문화적 차이가 크지 않은가 싶다. OCS에서 들었던 이야기도 겸손이 결코 미덕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겸손하게 대답한다는 것이 자신이 없게 들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몇 년이 흘러 나도 면접을 받는 입장뿐 아니라 하는 입장에도 가끔 처하게 되었다. 예전 회사에서 참가하는 뉴욕시 소재 로스쿨에 재학중인 소수인종(minority)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면접에 선배 직원 대신 참석한 적이 있다. 면접을 마치고 다른 로펌 및 프로그램 주최측 (뉴욕시 변호사회)과 면접 결과를 논의하였다. 이때 다들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는 학생은 굉장히 자신만만한 태도로 답을 했던 유학생이었다. 

한편 내가 좋은 인상을 받았지만 면접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은 생각을 달리했던 학생은 차분한 느낌의 여학생이었다. 그 학생은 안타까울 정도로 긴장한 티가 역력했지만 그래도 질문에는 또박또박 대답을 했다. 로스쿨 교수와 다른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 등이 면접에 함께 참여한 가운데, 결국 내가 강하게 주장하여 1차 면접 합격을 결정했다. 내 판단이 그렇게 잘못되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한 건, 면접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였다. 아직 면접 결과를 통보하기 전 시점이었다. 면접을 본 여러 학생들 중 유일하게 감사하다는 이메일 보낸 것이 바로 그 학생이었다. 나는 미리 이름을 통보한 선배 직원 대신 간 것이었는데 일부러 검색을 해서 어제 고마웠다는 연락을 한 것이다. 

그 이후로 내가 면접을 받는 경우도 내가 면접관이 되는 경우도 여러 번 있었지만, 아직까지 알 수 없는 것은 면접에 정답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모두들 동의하는 오답은 있다. 당연히 물어볼 만한 질문, 그러니까 이력서에 기재된 사항이나 다른 개인 이력, 지원 동기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면 곤란하다. 하지만 반대로 누가 생각해도 면접을 잘 치렀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로펌에서 면접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사 업무를 전문으로 하지 않는 변호사들이다. 그러다보니 면접을 하는 쪽에서 긴장을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나도 마찬가지여서 면접 전에는 지원 서류를 충분히 검토하고 서류에서 궁금한 부분에 대한 질문을 미리 준비하기도 한다. 

8월이 되면 로스쿨의 OCI 기간이 시작된다. 지금은 장소를 호텔로 바꾸었지만, 내가 로스쿨 2학년때까지만 해도 NYU 로스쿨은 학교 기숙사 건물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마침 그 기숙사 건물은 내가 3년간 생활한 기숙사인데, 생각해보면 OCI 주간은 괴이하다면 괴이했다. 기숙사 방이 있던 장소의 침대를 치우고 면접용 책상을 들여놓는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하루에 4-5 차례 면접을 치르는 과정, 면접 직전의 불안한 경험까지 포함해서 전부 로스쿨의 경험이었지 싶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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