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제도의 우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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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제도의 우수성
  • 김주현
  • 승인 2004.04.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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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행정자치부 차관


얼마 전 시중에 화제가 되었던 TV 드라마 대장금은 젊은 여인의 치열한 삶에 대한 열정과 함께 조선시대 궁중음식과 복식제도 등 많은 볼거리로 사람들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특히 극중 대장금이 제수받은 정3품 당상관이 과연 어떤 벼슬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오늘은 시간을 거슬러 조선시대로 돌아가 보고자 한다.

우선 관료계급은 정1품부터 종9품까지 18품계로 지금(9등급)보다 더 세분돼 있었다.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영의정과 좌·우의정이 정1품, 장·차관은 정2품, 차관보·기획관리실장 등 1급은 정3품으로 여기까지가 당상관이다. 당상관은 붉은 관복을 입고 어전회의에 직접 참여해 주요 국사를 논의했다.

직급이 낮더라도 실권을 가진 자리들도 있었다. 특히 이조정랑은 품계는 정5품으로 중앙부처 과장급이지만 관리들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하는 위치여서 누가 이 자리를 차지하느냐를 두고 알력이 심해 동·서 분당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다.

어사 박문수로 우리에게 친숙한 암행어사도 당하관 중에서 선임되었다. 인연에 얽매이지 않도록 과거에 급제한 지 오래 되지 않은 젊고 강직한 관료 중에서 삼공이 복수로 추천하면 임금이 직접 선택해 임명장과 마패를 수여하고 민정을 살피도록 하였다.

과거에 장원하면 종6품(사무관급)을, 차하위 합격자에게는 정7~9품까지 제수하였다.

1차 시험인 초시는 지역별로 인원을 할당하였고, 본시험인 복시는 실력 위주로 선발하여 능력과 형평을 조화시켰다.
이 밖에도 왕의 전횡을 막기 위한 삼사(사헌부·사간원·홍문관)제도, 능력 향상을 위한 독서휴가제 등 좋은 제도가 많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자생적인 근대화를 이루지 못하고 일제 강점과 광복 등 격변 과정을 거치면서 옛 제도가 승계 발전되지 못하는 역사의 단절을 겪게 되었다.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도 있지만 구미식 제도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정서나 현실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게 마련인 것이다.

이제 행자부에서는 이러한 반성을 토대로 우리 옛 제도를 연구하고 좋은 점을 받아들이고자 본격 나서고 있다. 관심을 가지고 적극 성원해 주시기 바란다.


본 칼럼은 매일경제에 게재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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