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무원수험가, 상술(商術) 버리고 교육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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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무원수험가, 상술(商術) 버리고 교육을 찾자”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6.05.10 13:55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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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G패스원 법검학원 진용은 원장

26년째 노량진 수험가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KG패스원 진용은 ‘법검팀’(법원, 검찰직 공무원시험 전담팀). 진용은 법검팀은 최근 노량진 수험가에서 저마다 몸집을 불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케팅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서도 오직 실력과 진정성, 열정 하나로 위세를 꿋꿋하게 이어오고 있는 명실공히 최고의 팀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잘나가는 사람 뒤에는 언제나 이를 견제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 4~5년전부터 노량진 수험가는 학생들을 교육하는데 의의를 두기보다, 사업에 목적을 두고 허위과대광고, 강사독점, 가격덤핑 등 불공정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어 몸살을 앓고 있다. 이같은 불공정경쟁은 결국 고스란히 수험생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교육 시장으로서의 학원은 이윤창출을 위한 사업적 측면이 불가피하지만 무엇보다 교육적 측면이 강조되는 것도 인지상정인데도 말이다.
26년째 노량진을 지키고 있는 원로 중 한 사람인 진용은 원장(강사)는 이같은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노량진 수험가가 하루빨리 교육중심으로 다시 뿌리내리기를 강변한다. 현 공무원 수험시장의 문제점, 나아갈 방향 등을 듣기 위해 지난 3일 KG패스원 법검학원을 찾아 진용은 원장을 만났다.
 

“수험가, 상술(商術) 버리고 교육을 찾자”
 

 

“법원검찰 수험생, 합격의지․열망 강해”

지난 3월 5일 실시된 금년도 법원직 9급시험은 이미 최종합격자가 발표됐고 4월 9일 실시된 국가직 검찰직 9급은 오는 말 경(25일) 필기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법원검찰직은 타 직렬과 달리 법을 많이 다루는 관계로, 목표의식이 분명한 이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호응도 꾸준하다.

올해는 특히 검찰직 선발인원이 전년보다 크게 늘면서 검찰직 수험생이 급격히 늘어났다. 진용은 원장은 “법원직은 평년수준이지만 검찰직 9급은 올해 많이 뽑아 수험생이 많이 늘어났고 특히 선택과목 적용으로 타 직렬 수험생들의 검찰직 도전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검찰직 수험생이 이전에 비해 50%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접수만 하고 실제 응시하지 않은 학생도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법원직의 경우 2017년 사법시험 폐지에 따라 상당수의 사시생이 법원직으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아직은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법원직 응시 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라 사시생들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분석도 해보지만 사시생들은 자신들이 해온 공부 바탕으로 공사 및 공단 등으로의 취업을 모색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 원장은 “사시생들의 법원직 유입이 급물살을 탈수도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많지는 않고 대신 다른 고시나 7급 행정직에서 많이 유입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원검찰직 수험생들은 어떠한 환경변화에도 동요 없이 합격하고자하는 의지, 열망은 여전히 강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법원·검찰직에 선택과목제는 어불성설”

법원검찰직 수험생들은 직렬 특성상 타 공무원시험 준비생에 비해 소신있는 부류에 속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시험과목에 법과목이 많아 타 직렬 수험생들은 도전을 다소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진 원장은 “법원직은 사실 법과목보다 국어, 영어, 한국사 등 필수과목이 좀 더 승패에 영향을 주지만 수험생들은 법과목이 많다는 이유로 이를 두려워해 도전을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선입견 때문인데, 법과목은 어렵지 않고 합격에도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국어, 영어, 한국사에서 수험기간 차이를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무원시험 개편 방향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다른 직렬은 몰라도 검찰, 세무, 관세, 교정직 등 전문성이 강한 분야는 선택과목제가 매우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선택과목제의 명분은 고등학생의 공직 진출을 늘리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2013년 도입이래 올해 4년째까지 실시된 결과, 이 제도가 허상이라는 해석이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선택과목으로 고졸자 공직 진출이 높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줄었고 국어, 영어, 한국사를 잘하는 학생들이 보험용으로 공무원시험을 치르는 경향이 높아져 진정성마저 줄었다는 것이다.

국어, 영어, 한국사를 잘하면 명문대에 진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교 졸업 후 공무원시험에 바로 합격할 정도의 실력이면 적어도 서울의 상위권 대학에 갈 만한 학생들인데 대학을 가지 않고 바로 공직 진출을 꿈꾼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설명이다.

즉 오히려 순수 고졸공직진출은 오히려 줄었고 국어, 영어, 한국사에 강한 학생들이 일종의 보험처럼 공무원시험에 진출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필수과목에 강하고 선택과목에서 사회, 수학 등을 택해 고득점을 받아 합격을 한다는 평가다. MB정부가 고졸자 공직진출을 도모해 취업률 상승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취지와 다르게 순수 고졸자는 오히려 설자리가 줄어든 모양새가 된 것.

또 선택과목제 후 합격한 공무원들의 역량이 기존 공무원들보다 부족하다는 평가도 수험가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선택과목제로 인한 가장 큰 폐해가 발생한 대표적인 직렬이 세무직이다. 회계학을 모르는 사람이 장부를 어떻게 알며 장부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세무업무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합격 후 임용된 공무원에 교육을 시킨다고 하지만 교육을 받아서 일을 할 정도면 1년 이상의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또 합격 후 느긋한 마음으로 교육을 받는 등 수험 때와 같은 성취도도 없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은 잘 이뤄지지 않고 국가비용만 많이 쏟아 붓는 꼴이다.

검찰직 역시 현 선택과목제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이 심각하다고 염려한다. 진 원장은 “검찰, 경찰공무원이 형법, 형소법 등을 모른다면 범죄자를 수사할 때 뭐라고 물어볼 것인가”라며 “공무원의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꼬집었다. 적어도 전문성이 강한 직렬은 선택과목제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법원검찰직, 법전공 여부 크게 중요치 않아

진용은 원장은 법원검찰직 수험생들을 위한 조언의 말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법 전공여부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특히 법을 전공했다는 자만심 또한 버려야 한다”면서 “법학전공에서 요구하는 것과 법원검찰직에서 요구하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비법학전공자라고 해서 불리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독학으로 인한 시행착오보다 전문강사들의 도움만으로도 1년만에 합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올해 진용은 법검팀은 법원직 9급 필기시험에서 315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 중 작년 7월에 시작해 올 3월까지 8개월 만에 합격한 학생이 20명이나 된다. 또 1년 이내 합격자도 100명이 넘게 나왔다. 특히 21~23세의 나이에 그것도 아주 짧은 기간에 합격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다는 의미다.

진 원장은 “합격자를 보면 법전공자가 60%, 비전공자가 40%가량”이라며 “결국 전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 효과적으로 또 강한 의지를 가지고 공부했느냐가 중요했다는 사례들”이라고 말했다.

▲ KG패스원 법검학원 입구에는 역대 법원검찰직 합격자들의 실명을 공시하고 있다. 바로 옆엔 법검팀 강사진들도 보인다. / 이성진 기자

“전문성 강한 직렬에 관심 갖고 도전해야”

공무원시험에는 행정, 세무, 사회복지, 사서, 전산 등 20개가 넘는 직렬이 있고 수험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 관심사에 맞게 직렬을 선택해 치를 수 있다.

통상 수험생들은 이 외 선발인원이나 학습수월성, 경쟁률 등을 고려해 직렬을 택하지만 장래성을 염두에 두고 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진 원장은 법원검찰직의 장점을 조목조목 강조한다.

15년 이상 법원검찰 공무원으로 근무하면 법무사자격증을 쉽게 취득할 수 있고 퇴직 후 법률사무소 취업도 쉽다. 변호사가 쏟아지는 현 상황에서 변호사 혼자 일을 감당하기란 결코 쉬운 것이 아니기에 법적 소양이 탄탄한 법원검찰직 출신들과 호흡을 맞춘다면 상호 윈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마저 싫으면 시민단체의 법률봉사활동가로도 진출할 수 있다.

단순히 연금을 받고 노후를 즐기는 것이 아닌, 의미있는 일에 종사할 수 있는 기회가 법원검찰직 공무원 출신들에게는 많이 열려있다는 것. 따라서 그는 공무원계에 진출하려는 수험생들은 가급적 전문성 있는 직렬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

“혼탁해진 노량진 수험가 ‘교육’에 중심둬야”

진용은 법검팀은 수험생들의 높은 충성도로 26년째 정상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최고까지 도달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려운 법이다. 이는 한 명이라도 더 합격자를 배출해야한다는 사명감과 수험생에 진정과 열성을 다한, 교육자로서의 길을 걸은 결과다.

그가 최근 말 많은 노량진 수험가를 향해 속내를 털어놨다. 상호비방성 인터넷댓글작전, 수험생 빼가기 가격덤핑, 전형적 속임수의 허위과장광고, 독점화를 위한 강사빼가기 등 자기중심적 불공정경쟁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학원간, 강사간 법적분쟁으로 학원가는 홍역을 앓고 있는 셈이다.

그는 “원로 강사 중 한 사람으로서 현 수험가가 심히 걱정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우린 교육사업가다. 교육사업이란 교육과 사업을 함께 하는 것으로 이 중 교육을 중시하느냐 사업을 중시하느냐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결국 예비 공무원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사업보다 교육에 중심을 두고 서로 상생하는 길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험가에서는 강사나 학원이 사업도 중요하지만 교육에 더 치중했다는 설명이다. 모두가 ‘선생님’이라는 의식이 강해 교육자로서 책임감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을 해 왔다는 것.

교육자이기 때문에 수험생에 꿈을 심어주고, 합격을 위해 같이 노력하고, 어려움을 해결하고, 비용도 합리적으로 책정하는 등 그 역할에 충실했던 것이다.

하지만 4, 5년 전부터 교육이 아닌 사업에 중점을 둔 기업형 학원과 강사들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결국 수험생들이 사업의 대상으로만 이용되고 있다는 강한 우려가 나온다.

사업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특성은 마케팅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든지 마케팅을 통해 수험생들을 끌어 들여 숫자를 늘리고 이를 통해 주도적 시장을 만든 후 이윤을 극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초창기 몇 년간은 적자가 되더라도 집중 투자를 통해 과대허위광고, 강사독점 등 주도권 장악 후 상장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 진 원장이 파악한 노량진 수험가의 현실이다.

이는 비단 진 원장만의 판단이 아니라 대다수 수험 관계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라는 것.

진 원장은 “사업을 중시하는 이들은 필연적으로 영리를 추구한다. 처음에는 맛있는 미끼를 던져주면서 수험생들을 유혹하고 이후 주도권을 잡게 되면 대박을 꿈꾸게 된다”고 진단했다. 교육이 아닌 마케팅 중심으로 학원이 운영되고 있다는 우려다.

이어 “학원이 어떻게 마케팅을 중시하는 사업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는 명백한 타락”이라며 “교육은 완전히 팽개친 상업적 활동의 결정판”이라고 분개했다. “수험생들을 단지 마케팅 대상으로만 생각하다니...”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윤극대화를 위한 마케팅에는 필연적으로 과장, 허위가 따르기 마련이고 이 과정에서 수험생들은 판단을 흐리게 돼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된다는 현실을 상세히 설명한다.

“26년 전 처음 노량진에 왔을 때는 강사들이 열정이 있었고 내가 강의를 열심히 해서 인정받는다는 것이 기본 마인드였지만 어느 날부턴가 그런 인식이 모두 사라졌다”며 “너무 한심하고 걱정스럽고 슬프다”며 안타까워했다.

최근에는 자기에게 유리한 글을 써주면 한 달에 얼마씩 돈을 주고 관리하는 댓글 아르바이트까지 성행 중이다. 상당수 강사들이 댓글알바를 고용, 여론을 조작해 수험생들이 자신의 강의를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댓글알바에는 노장 수험생들, 수험생활은 실패했으나 노량진을 떠날 수 없는 빗나간 수험생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몇 명이 그룹을 만들어서 특정 강사나 학원에 제안을 하는 형태도 있다. 학원이 직접 이런 아르바이트 집단을 만들기도 하지만 알바생들이 학원에 직접 접근해오기도 한다는 것.

이같은 유혹은 진 원장에게도 숱하게 있어왔다. 그는 “단칼에 거절했다”며 “어떻게 이러한 댓글알바가 성행할 수 있는지 너무 개탄스럽다”면서 격분했다.

▲ 이 학원의 법원검찰직 합격률이 허위가 아니라며 실제 합격자들의 명부를 기자에게 펼쳐 보였다. / 이성진 기자

“잘못된 상업마케팅, 최대 피해자는 수험생”

과장허위광고 등 상업마케팅이 낳는 폐해는 실로 엄청나다. 일단 과장허위광고로 수험생들이 오판을 하게 되면 수험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수험생이 가령 1년 시행착오를 겪는다면 얼마만큼의 금전적, 정신적 손해를 보게 될까.

어느 한 수험생이 올바른 교육자를 만나 1년 먼저 합격하고 어느 한 수험생은 과장허위광고 마케팅에 넘어가 오판으로 인해 1년 늦게 합격한다고 가정할 경우, 후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손해가 막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자에 비해 최소 2만원가량 연봉의 차가 발생한다. 여기에 1호봉이 상실된다. 한 호봉 차이가 한달 8만원 차이라고 할 경우 1년에 100만원 차가 나는 것이며 30년을 잡으면 3천여만원의 차가 발생한다. 또 추가적인 1년 수험비용 1천만원도 소요된다. 종합하면 후자는 경제적으로만 6, 7천만원이 된다. 이에 더해 정신적인 충족감,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합하면 어마어마한 격차를 가지게 된다.

진 원장은 “일부 빗나간 학원들의 상술로 인해 학생들이 오판으로 1년의 시간을 낭비하게 되며 이같은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학원비를 더 내고 덜 낸다는 것은 단지 몇백만원의 차이 뿐이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굉장한 문제를 야기한다”면서 안타까워했다.

“거대자본으로 수험시장 독점해선 안 돼”

이같은 현상은 불과 몇 년 전 어느 특정 학원이 들어오면서부터 가시화됐다는 설명이다. 진 원장은 “이로인해 수험가 전체 물이 흐려졌다. 다른 학원들도 살아남아야하니까 이 학원의 상술을 모방하게 된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한 학원의 지나친 상술이 이미 수험가를 혼탁하게 했고 너도나도 따라하는, 일반화가 됐다는 요지다.

또한 가격덤핑도 큰 문제거리다. 진용은 법검팀은 8과목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8시간씩 강의할 시, 한 달 27만원, 석 달 내내 하더라도 81만원에 수강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의 학원들에서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나친 덤핑을 해 왔다는 것이다. 진 원장은 “어떤 곳은 두 달 수강료 10만원을 내면 70만원 안팎의 아이패드를 주고 있다”며 “이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렇게 주도권을 잡은 다음에는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거대자본으로 다른 학원을 폐원시키고 독점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한 만큼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는 강변이다.

특히 경쟁사회에서 경쟁은 당연하지만 공정한 경쟁은 필수라는 주장이다. “수험가를 독점해 자기 뜻대로 끌고 가겠다는 불공정경쟁은 결국 노량진 수험가를 피폐화시키고 말 것”이라고 작심하고 비판했다.

또 수험출판계도 엉망이라는 진단이다. 일부 학원들이 독점화를 강화시키고 있다는 것. 책가격을 저렴하게 해 학생들이 모두 이를 구입하고 나면 독점적 가격을 형성해 고가를 책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스타강사들을 거대한 자본으로 스카웃 해가는 현상이다. 진 원장은 불과 10년전만해도 찾아 볼 수 없었던 일이라고 지적한다. 수년전 한 학원이 주도적으로 계약만료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사를 빼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서로 뺏고 빼가는, 학원간 소송이 난무한 지경이다.

실제 26년 경륜을 가진 진 원장을 차지하기 위한 러브콜도 현재진행형이라고 한다. 그는 “하지만 나만이라도 중심을 잡아야 하지 않겠나”며 모두 거절해 왔다고 한다. “강사 독점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런 과정 속에서 치러지는 소송전은 실로 낯 뜨거운 것”이라며 실소를 금치 않았다.

실제 최근에는 문제의 한 학원은 진용은 법검팀이 합격자 수를 속였다는 이유로 관할 교육청에 투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곧 교육청에서 실사가 나왔고 검증 결과, 진용은 법검팀은 어떤 것에도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합격자 명단 신상검증도 이상이 없었고 전체 81% 합격률이라는 문구도 명백한 사실로 드러났다는 것. 진 원장은 “올해 1~11조 조별 20, 30명씩 합격자 인적사항을 자필로 쓰고 사진도 찍었다. 말도 안 되는 것으로 투서를 하니 처음에는 어처구니가 없었고 화도 났다”며 “하지만 문제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니 아무도 시비를 걸지 못하도록 차제에 합격률 공시에 그 사실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량진 수험가는 길거리에 학원 홍보성 포스터나 현수막 등이 여전히 판을 친다. 광고할 때는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불법광고에 대한 과태료 대비 이를 통한 이득이 더 많기 때문이다.

진 원장은 “이들 광고물들은 탈법을 넘어선 엄연한 불법”이라며 “이 때문에서 수험가 전체를 무질서하게 한다”면서 교육자적 사명을 강조했다. “교육자가 어떻게 거짓, 과장 광고, 불법을 저지를 수 있는가. 나만 살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지켜야 될 질서, 금도가 있다. 해선 안 되는 행동이 있다. 그것을 무시한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1등을 하겠다는 것은 발본색원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 지난 4월 KG법검학원이 개최한 면접시험 특강에 이 학원 출신 필기시험 합격자들만으로도 강연장이 가득채워졌다.

수험가 ‘진심’과 ‘열정’으로 진정성 찾아야

학원이라는 사설교육기관에서 종사하지만 교육에 중점을 둬야한다는 것이 그의 외침이다. 최소한 교육에 70%, 사업에 30%의 비중을 갖자는 것.

그래서 그는 강사는 실력 외에도 수험생들에 대한 서비스도 좋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래서 일까. 진용은 법검팀은 최근 유명 심리상담전문가(교수)를 초빙해 수험생을 대상으로 자존감에 대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수험생들이 1년 정도 공부를 하다보면 매우 힘든 고비가 있기 마련이다. 힘든 그 마음을 다스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학원과 강사들이 십시일반 모아 이같은 힐링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진 원장은 “지난 석 달간 공개강연과 일주일에 다섯명씩 일대일 심리상담을 진행했고 성과도 아주 좋다”며 “매우 보람된다. 강사는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 점을 감싸 안고 보듬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수험생에 대한 진심과 열정, 그리고 같은 배를 탄 동지라는 의식”이 깔려 있다. 수험생에게 진심과 열정으로 대하고 목표는 오직 이들의 꿈(합격)을 위해 같이 간다는 진정성 때문이다.

이같은 신조 탓에 진용은 법검팀은 20여년간 명성을 유지해 오고 있다. 팀 강사 8명 중 2명이 창설멤버로 21년째 같이 하고 있다. 2명은 15년째, 1명은 10년째 동고동락하고 있다. 또 다른 강사는 5년, 8년째 활약하고 있다. 이마저 전 강사가 은퇴를 하는 탓에 새 멤버가 됐다는 설명이다.

진 원장은 “강사 본인이 열심히 하는 한 함부로 교체하지 않는다. 서로 열심히 하고 수험생들을 위한 진정성을 갖는 한 함께 끝까지 간다”며 “이 때문에 수험생들도 안심하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1년에 강사가 3, 4명씩 해마다 바뀌는 숱한 학원들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부분이다.

그는 지금껏 1만3천명이상의 법원, 검찰 합격자를 배출했다. 그래서 그에게는 휴대전화도 두 대라고 한다. 소식을 전해오는 제자들을 위해 오래된 전화번호를 못 바꾸고 있다는 것. 이제는 제자의 자녀(손제자)들이 법검팀을 찾아오고 있다. 오래전 제자들이 아들, 딸들을 데리고 와 그에게 합격을 당부하고 간다는 것. 지난해에도 25여명의 손제자가 그의 수업을 들었고 올초에만 10명 정도의 손제자가 그의 수업을 들었다.

“법원검찰이 특수직렬이어서 시작할 때 법원, 검찰 선배나 친척, 친구 등의 권장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많은 제자들의 소개를 통해 수강하는 이들이 수강생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는 그의 설명에는 자신감이 역력했다.

지난 26년간 그와 그의 법검팀을 통해 법원검찰직에 합격한 인원은 전체 합격자의 80%이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요즘은 제자들의 은덕으로 수강생 걱정없이 산다”며 미소를 머금었다.

그간 네 차례 학원명이 바뀌었어도 흔들리지 않았다. KG패스원은 과거 한교, 웅진 등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으나 진용은 범검팀은 늘 그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학생들을 맞았다.

“그간 학원은 바뀌었어도 진용은 범검팀은 바뀌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롯이 교육자적 양심과 진정성으로, 한 우물만 판 결과이자 확신이다.

그는 “늘 생각하는 것은 바른길을 진심으로 가자는 것이다. 수험생이 잘못을 하면 야단을 치고 잘하면 칭찬을 한다. 수험생들은 사탕발림이 아닌 진정성을 중시한다. 그것이 성공을 길게 가져왔던 것 같다”면서 “모두가 그렇게 해 줬으며 좋겠는데... 아니면 적어도 이 노량진 수험시장을 혼탁하게나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노량진 공시촌, 진정성 회복운동에 나서야”

진 원장은 진정성에 대해 거듭 강조한다. “초심 그대로, 학생들에게 진정성 있게 대하는 것이 나아갈 방향”이라며 “한 명이라도 더 합격자를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단언했다.

그는 “얼마나 잘 가르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을 합격을 시킬까 라는 과제는 항상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생각에 젖었다.

이어 “돈에 팔려 처신하는 강사도 많다. 그런 사람치고 성공한 사람은 없다”면서 “초심을 유지하면서 사업성보다 교육에 중점을 두고 진정성 있게 열정을 다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수험가를 향해 거듭 호소했다.

올해 법원직 9급 필기합격자 합격자 430여명 중 315명이 진용은 법검팀 출신이다. 압도적인 합격률을 자랑하고 있다.

대다수 학원들이 ‘우리가 1등, 합격률 1등’이라는 문구로 허위과장광고로 현혹하다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폭탄을 맞고 있지만 진용은 법검팀만은 예외다. 그러면서 “노량진 수험가의 원로강사로서 어지러운 현 수험가를 생각하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인터뷰 내내 그의 말 속에는 우려와 탄식이 묻어났다. “저는 지금 은퇴해도 여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30년 가까이 이어온 노량진 수험가가 이렇게 혼탁스러운 것이 너무나 슬프고 절망스럽니다”면서 “이 곳에서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각성하고 정말 뭔가 쇄신, 정풍 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수험가가 이러면 안 됩니다”라며 무거운 과제를 던졌다. 

인터뷰 이성진 / 정리 이인아 기자 lsj@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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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네ㅋㅋ 2017-01-09 11:36:00
공단기 들어오기 이전 그간 노량진 도둑놈들이 어떻게 수험생 등골을 빼먹었는지 기억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부끄러운지 알아야지

므앙 2016-06-13 00:14:32
일부 공감하는게 법원직이나 검찰직에 선택과목 수학 과학쳐서 합격하는애들은 어이없음 이번에 누가 과학선택해서 조정점수 폭등했다는데 진짜 수능2탄보는거같다 눈치싸움 ㅡㅡ

ㅇㅇ 2016-05-13 07:52:46
다시 예전처럼 각 분야 특성에 맞게 과목구분을 세분화해야 툭하면 공무원시험 본다는 소리가 줄어들 것이다

누구좋으라고 2016-05-12 14:36:40
지금 지 밥그릇 늘리기 쓰기에 정신없는 법률저널 기사를 보고 계십니다

개편 2016-05-11 18:36:13
학원재벌과 강사재벌을 막기 위해서는 공무원 시험과목 개편은 시급하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하듯 이번에 시험과목 개편은 더 이상 사교육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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