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몰입해 하루 10~14시간 공부…6개월 만에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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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몰입해 하루 10~14시간 공부…6개월 만에 합격
  • 법률저널
  • 승인 2016.05.10 13:5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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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식/지방직 행정직 9급(2012년 합격)

♣ 들어가며

저는 2012년 지방직 행정 9급에 합격해 수습기간, 면사무소 근무를 거쳐 지금은 시청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공부할 때는 물론 합격한 이후에도 합격수기를 많이 읽었습니다.

합격수기는 정책브리핑(www.korea.kr)과 검색포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내용이 다 비슷한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제가 읽어본 수기들과는 좀 다른 내용을 얘기해볼까 합니다. 

♣ 전략 짜기

저는 집에서 책만 봤습니다. 2011년 10월 중순 즈음에 시험을 보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갑자기 노량진을 가기도 애매했고, 숙소니 학원을 알아보는 시간이며 어마어마한 수험비용도 아까웠습니다. 심지어 도서관 오가는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부모님이 출근하시면 집에 혼자 있기 때문에 매일 남 눈치 보느라 옷 차려입을 것 없이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에서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본격적인 수험을 준비하기 위해 인터넷검색을 해보니 ‘책은 뭐가 좋다, 강의는 뭐가 좋다’는 것이 대략 압축됐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맛보기 강의도 몇 개 봤는데 컴퓨터 앞에서 자꾸 딴짓을 하게 되어 강의만 온전히 들기가 어려웠습니다. 또 어떤 강의는 강사가 잡담하는 시간이 많고, 강의도 그냥 교과서 내용을 짚어만 주고 가는 경우가 많은 듯 했습니다.

강사가 “여기 중요하다” 이러면 그거에 대해 학습이 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교과서의 해당 부분을 찾아 공부해야 하니 비효율적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60강 분량의 강의를 듣고 20문항을 맞추려면 적어도 3강의 당 한 문제씩은 짚어줘야 할 텐데, 어째 믿음이 가질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굳이 강의를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담이지만 나중에는 목표한 교과서 진도 나가기도 빠듯해서 강의와 병행은 엄두도 못 냈습니다. 저의 경우와 반대로 제가 읽은 합격수기 중에 책 없이 오로지 강의만 듣고 합격하신 분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당시 10월 중순을 막 넘기는 시점이었는데 일단 5월7일 지방직 합격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저는 명문대도 아니고 행정 관련된 전공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토익 고득점자도 아니고 아무튼 합격에 대한 어떤 근거나 자신감이 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패기’였습니다.

정각 징크스라 해야 할까?  ‘7시 52분이면 8시에 출발해야지?’ 같이 딱 정각에 시작하려고 하는 심리. 그래서 저도 11월 1일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계산을 해보니 시험까지는 180일 조금 넘는 시간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서 시험을 결심한 10월말부터 11월 1일까지 남은 일주일 남짓한 기간을 전략만 짰습니다.

인터넷 검색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기본서와 문제집을 인터넷으로 주문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봐서 합격했으니 나도 그 책을 숙달한다면 책 때문에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 어디서 들으니 책을 7번씩 봐야 합격한다기에 ‘그럼 9번씩 봐야겠다’하고 목표를 정했습니다. 제가 남들이랑 능력이 비슷하다는 전제하에 남들이 7번씩 봐서 합격한 책을 9번씩 본다면 합격할 테니까요.

배송된 책을 하나하나 펼치면서 책 한 권당 총 페이지에 9를 곱한 후 다시 남은 기간으로 나누니 남은 수험기간에 9회독을 하려면 하루에 몇 쪽을 봐야 할지 분량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기본서 외에 문제집도 봐야하니까 180일 중 130일은 기본서, 30일은 문제집, 20일은 정리, 이런 식으로 수험기간을 나눴습니다. 예를 들면 ‘행정학 1000쪽×9회독/130일=70쪽(하루 나가야 할 진도)’ 이런 식으로. 하루 분량의 진도를 위한 시간분량도 정했습니다. 행정학을 하루 3시간 한다면 30분에 12쪽씩 나가야 저 진도를 나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계산을 해보니 하루에 10시간은 공부해야 목표한 진도를 겨우 나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어떻게 이렇게 공부를 많이 할 것인가 고민하던 중 과연 내가 오래 앉아있던 적이 언제인가를 생각해봤습니다. 중학생 때 온라인게임을 할 때 온종일 게임을 했던 게 기억났습니다. 더 어릴 땐 PC게임을 온종일 신나게 했던 것도 기억났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체력이나 집중력도 약했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오래 앉아있을 수 있었을까 고민해봤습니다.

그 결과 게임은 레벨이나 각종 포인트가 있어서 그것을 올리기 위해 몰입할 수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막연한 공부를 최대한 눈에 보이게 하려고 A4용지를 가로로 놓고 자를 대어 표를 그렸습니다. 촘촘하게 그린 칸에 가로 항목에는 과목을 쭉 써놓고 세로 항목에는 날짜를 적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봐야 할 진도를 전부 적어놨습니다.

그리고 그 진도대로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달성하면 동그라미를 그리고 달성 못하면 형광펜으로 그 칸을 칠해서 나중에 보면 공부를 언제 어떻게 했는지 한눈에 파악이 됐습니다. 그렇게 며칠 보다 보니 요령이 조금 생겼습니다. 오전에는 국어, 영어를 보고 오후에는 국사, 행정학, 행정법을 공부하는 것으로 조금씩 시간편성이 정교해졌습니다.

▲ 진도표

♣ 공부비법

과연 제가 첫날부터 하루 10시간씩 팍팍 해 나갔을까요? 아닙니다. 처음에는 6~7시간 정도 했습니다. ‘이 정도 가지고는 진도 나가기에 부족하다’ 싶으면서도 그만큼 스스로 공부한 것이 대견하고 뿌듯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야간자율학습, 대학 다닐 때 하루 이틀 정도는 벼락치기는 해봤지만 공부를 진득하게 해본 적은 없었는데 스스로 이렇게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게 뿌듯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공부 시간을 늘려가던 중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일단 집에서 공부하다보니 그 무엇도 저를 막을 것이 없었습니다. TV든 컴퓨터든 이불이든 간식이든 뭐든 제가 마음만 먹으면 다 취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혹을 이기고자 제 방에 마실 물을 떠다놓고 문을 닫고 붙임쪽지에 ‘앉아’라고 써 붙여놨습니다. 그래서 문을 열려면 그 붙임쪽지가 보여 다시 앉도록, 문을 열고 방을 나서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제 방 바로 맞은편이 화장실이어서 화장실 갈 때만 그 문을 나가도록 스스로를 통제했습니다.

집중력과 긴장감을 유지할 방안도 생각했습니다. 일단 처음에 30분 집중해서 전력으로 한 과목을 봅니다. 예를 들면 저는 국사 기본서를 30분 동안 10쪽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모든 책에 대해 ‘30분 동안 전력으로 봤을 때 나갈 수 있는 진도’를 파악한 다음 1~10, 11~19, 20~29…… 이런 식으로 30분 단위로 쪽수를 적으며 공부했습니다. 내용이 어렵고 쉬운 부분이 있겠지만 이렇게 하면 평균적으로 30분에 10쪽씩, 1시간에 20쪽씩 진도를 나갈 수 있었습니다.

또 멍~하는 시간을 줄이려고 시선을 책 안에만 두는 연습을 했습니다. 책을 펼치면 직사각형이 되는데 그 테두리 밖으로 아예 시선을 안 돌리는 연습을 한 것입니다. 손 끝에 거스러미를 만지지도 않고, 책상에 낙서를 하지도 않고, 책 테두리에 낙서를 하지도 않고 책에 찍힌 글자와 그림만을 봤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공부하는 척만 하는 것 같아 몸도 마음도 불편했지만 적응이 되니 집중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횟수도 체크했습니다. 어차피 시험을 보려면 100분 이상을 앉아 있어야하니 그러면 아예 2~3시간 일어나지 않는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일어나는 횟수를 체크하며 오래앉아 버티다 보니 점차 집중해서 나중에는 하루 2~3번(점심, 저녁, 화장실 정도)만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했는데도 뭔가 이상했습니다. 저는 초시계를 가지고 순수 공부시간을 재가며 공부했습니다. 수험기간 중 보통 7시부터 밤 11시까지 앉아있었는데 16시간을 공부했는데 초시계에 찍힌 순수 공부시간은 10시간이 남짓이었습니다. 그나마 시계에 찍힌 공부시간에도 가끔 멍 때리는 시간, 기지개 켜는 시간도 포함돼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효율성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를 나눴습니다. 7~12시, 12~17시, 17~22시, 22~01시 이렇게 5시간, 5시간, 5시간, 3시간 나누고 각 타임 당 80% 이상씩은 공부하자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럼 최소 각 타임별로 4, 4, 4, 2시간씩 14시간을 공부할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매 시간 반성하며 계속 공부의 양과 질을 개선했습니다.
 
저는 밥을 빨리 먹습니다. 시험기간에는 밥을 배가 고프지 않을 정도로만 먹었습니다. 밥도 빨리 먹는데 양도 조금 먹었습니다. 더욱이 집에서 공부하니까 밥 먹고 설거지 하는데 5분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양치하고 화장실 다녀와서 앉아도 10분이면 다시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도 14시간 이상을 한 적이 많지 않습니다. 달력에 그날 과목별로 나간 진도분량, 각 과목별 공부시간, 총 공부시간을 적어놨고 총 공부시간이 10시간을 넘으면 형광펜으로 동그라미를 쳤습니다. 그랬더니 처음에는 그 동그라미가 하나, 둘 있던 것이 나중에는 30일 중 20일 이상, 거의 30일 이렇게 채워졌습니다. 여담이지만 조금 자신감이 붙어서 10시간 넘을 때 치던 동그라미를 12시간 넘으면 치는 걸로 바꿨다가 동그라미가 너무 없길래 다시 10시간 넘으면 동그라미 치는 걸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어찌됐거나 계속 달성해나가야 할 맛이 날 테니까요.

▲ 달력에 공부한 시간 표기.

그러다보니 나중에는 정말 14시간을 넘게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몰입해서 10시간, 12시간 넘게 하면 가끔은 누워있어도 머리가 막 돌아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지적흥분’이라고 해야 하나요? 누워도 정신이 너무 또렷해서 누운 채로 그날 배운 걸 머릿속으로 복습해보기도 하고, 그러다 생각이 안 나는 게 있으면 잠깐 가서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공부하는 꿈을 꾼 적도 있습니다.

그 외 일화를 몇 가지 소개하면, 어디서 보니까 밤에 잠들어도 뇌는 자극을 인지한다는 기사를 보고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동안 강의를 틀어놓고 잔 적이 있습니다. 또 한 번은 ‘사화’나 근현대사 사건 같이 덩어리가 큰 것을 한 번에 통째로 정리하느라고 밤을 새워 그림을 그리며 6~7시간씩 국사만 한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180일 동안 5과목을 기본서는 평균 10번, 문제집은 5번 정도 봤습니다. 국어는 재정, 영어는 패스를 봤는데 보던 중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아예 처음부터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국어는 시험 직전 조금 봤고 1권, 2권을 각각 매일 조금씩 봤으며, 국사는 처음에 산 책이 어려워서 좀 더 쉽다는 통합한국사를 아는 사람한테 얻어서 봤습니다.  2012년 시험을 보는데 2008년판으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역사 과목이 3년 새에 바뀔 일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행정법은 처음에 신월을 봤는데 기본서를 3번 보니 기본서에 딸린 문제 정답률이 80%가 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문제를 풀어봤더니 당최 점수가 안 나와서 써니 행정법으로 바꾸니 그제야 개념이 좀 잡히는 것 같았습니다. 행정학은 처음부터 끝까지 선 행정학을 봤습니다. 

요약하면 필요한 부분을 집중해서 보는 것이고, 기본서를 경우에 따라 바꿀 수도 있으며, 결국에는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공무원 수험은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를 풀 수 있을 때까지 공부해야 합니다.

이렇게 공부가 어느 정도 됐을 때 모의고사를 사서 풀었습니다. 10회짜리 한 권을 다 풀고, 책 살 때 끼워주는 모의고사 1, 2회를 그러모아 대략 15~20회 정도 모의고사를 토요일에 실제 시험과 같은 시각에 시작해서 같은 시간동안 치렀습니다. 표기까지 최대한 똑같이 시험을 봤습니다.

♣ 마치며

물론 제가 언급한대로 한다고 해도 ‘6개월’이란 기간에 합격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 집중했고 몰입했다고 자부하지만 단기간에 붙은 것은 운도 따라준 결과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만큼 간절하고 치열했기에 운도 따라준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집중×시간’이 공부의 정도(正道)라면 시간을 확보해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마음 한편이 불편하신 분도 있으실 것이고 저보다 더 열심히 하신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수험은 ‘결과로 과정을 증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아무리 진지한 태도로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결과가 없는 과정은 박수를 받을 수 없습니다. 수험은 그 자체만 놓고 보면 합격 아니면 불합격뿐인 극단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힘드실 것입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지금 힘들다면 잘하고 계신 거예요. 끝까지 이겨내셔서 수험기간이 값진 추억으로 남길 바라며 글 마칩니다.

자료제공: 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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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016-05-14 01:58:05
좋은후기 감사합니다.

최현주 2016-05-14 20:43:35
마인드라이프 집중력강화 EMDR책갈피 써보세요.

하이북 2016-10-12 02:51:20
합격자들이 만든 단권화된 수험서 보세요. www.hybook.co.kr

ㅋㅋㅋ 2018-11-04 16:04:52
하루 16시간 같은 소리하네 ㅋㅋㅋㅋㅋㅋ 행시합격 수기는 겸손하네 9급 기생충들은 왜 그러는지 몰라 ㅋㅋㅋ

ㅇㅇ 2023-09-02 20:30:10
수능이든 7급까지는 수험 즉 시험을 위한 시험이라 하루 3시간으로도 붙을 수 있음. 우열도 가릴 수가 없는게 다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즉 내신이 좋다고 해서 수능이 높은게 아닌 거처럼 수능이 낮아도 공무원 점수는 높을 수 있다라는 맥락. 실력 머리랑 공부머리랑 일반 진짜 머리랑 다 다르고 요건도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변수가 많음. 대신 신선 같은 사람들은 결국 이뤄낸다는 거임. 신선이라서 붙는 사람은 없을 지 몰라도 붙은 사람중에 신선이 아닌 사람은 없다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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