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법사위원장 직무유기 방치할 수 없어”
19대 국회 임기 만료까지 회의 ‘단 한번’ 남아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대한법학교수회(회장 백원기)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조양성제도 개선 자문위원회에사 사퇴했다. 이상민 법사위원장의 ‘직무유기’에 따른 자문위의 ‘유명무실’이 사퇴의 이유다.
9일 대한법학교수회는 서울중앙지방법원 기자실에서 법조양성제도 개선 자문위원회를 사퇴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법조양성제도 개선 자문위는 지난해 12월 법무부의 사법시험 존치기간 4년 유예 방안 발표에 따른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대법원이 관계 부처가 의견을 조율할 협의체 마련을 제안했고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이를 수용, 사법시험 존치 여부를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취합할 필요성을 이유로 법사위 내의 자문기구로 협의체를 마련할 뜻을 밝혔다.
당시 이 위원장은 자문위 구성이 19대 국회 임기만료로 사법시험 존치 법안이 자동폐기되도록 하려는 ‘시간끌기용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사법시험 존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19대 국회 임기 내에 사법시험 존치 여부의 결정을 내리겠다”고 단언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 자문위가 구성되고 첫 회의가 개최되기까지 4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리면서 ‘시간끌기’ 의혹이 현실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사법시험 존치 법안은 총 6건이다. 19대 국회 최종 임시국회 폐회일은 오는 20일이며 최종 본회의는 19일 개최될 예정이다. 6건의 사법시험 존치 법안의 ‘생존 기간’은 10일 남짓 남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문위는 지난달 22일 첫 회의를 열고 향후 회의 일정을 잡았다. 예정된 회의는 총 3차례. 그 중 이달 6일 예정됐던 회의는 임시공휴일 지정을 이유로 개최되지 않았다. 남아 있는 회의 중에 마지막 본회의 일정에 앞서 열릴 수 있는 것은 16일 회의 단 한 번 뿐이다.
대한법학교수회 백원기 회장은 “자문위 첫 회의에서 향후 회의일정을 정하는 중에 배석한 법사위 관계자는 ‘자문위 회의일정은 남은 회기의 법사위 일정과 관계가 없으며 20대 국회를 위한 장기적인 의미를 두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백 회장은 “이에 ‘자문위는 19대 국회의 입법을 위한 목적에 제한돼 있고 그 임기는 19대 국회 폐회일까지’라며 반론을 제기해 이 달 6일 2차 회의에서 각자의 입장을 발제하고 16일 3차 회의를 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 2일 교육부의 로스쿨 입시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갑자기 자문위 2차 회의일인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2차 회의도 무산되고 말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19대 국회 최종 본회의가 예정된 19일 바로 전인 16일에 자문위원 각자의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아무런 실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전수조사 결과로 드러난 로스쿨의 문제점에도 주목했다. 백 회장은 “현재 국민들은 교육부의 발표를 통해 ‘로스쿨 입학생의 자기소개서에 부모·친인척 등의 성명, 직장명 등 신상이 기재된 경우’가 실제로 발견됐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그 결과 다수 국민들은 공정성의 대명사인 사법시험의 폐지를 반대하고 로스쿨의 폐지를 요구하는데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법학교수회는 19대 국회 최종 본회의가 불과 열흘 남은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민 법사위원장의 직무유기를 방관할 수 없어 대한법학교수회 회장 백원기와 부회장 김동훈은 자문위 위원직을 사퇴한다”며 “이 위원장이 약속한대로 의결권한이 있는 법사위가 조속히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심의해 19대 최종 임시국회 본회의에 상정, 의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