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사원이 교육부 ‘맹탕 조사’ 재조사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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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사원이 교육부 ‘맹탕 조사’ 재조사에 나서라
  • 법률저널
  • 승인 2016.05.05 18:2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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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특혜 입학 의혹으로 촉발됐던 교육부의 최근 3년간 로스쿨 입학전형 조사결과 발표가 세간의 의혹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부은 격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사법시험 존치를 넘어 ‘로스쿨 폐지’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비판의 수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금수저’ ‘흙수저’ 논란을 낳으며 사회적 계층 갈등으로 소통이 불가능한 대립 사회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교육부가 전국 25개 로스쿨의 최근 3년간 6천여 건의 자기소개서를 조사한 결과 합격자 24명이 부모와 친인척의 신상을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부모나 친인척이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신상을 기재한 사람이 5명이었다. 아버지가 ○○지방법원장, 아버지가 법무법인 ○○대표, 아버지가 ○○시장, 아버지가 ○○공단 이사장, 외삼촌이 ○○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등으로 쓴 경우다. 나머지 19건은 대법관, 검사장, ○○법원 판사 등으로 부모나 친인척의 직위나 직장명을 단순 기재해 당사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였다. 특히 8건은 자기소개서에 기재금지가 고지되었음에도 부모 등 신상을 기재하여 대학이 정한 전형요강을 지원자가 위반했다. 

2009년 로스쿨이 설립된 후 교육부가 그간 손을 놓고 있다 이번에 내놓은 조사결과는 한마디로 ‘맹탕’이었다. 더욱이 로스쿨 도입 초기인 1∼5기의 자기소개서 조사는 덮어두고 최근 3년치만 조사한 것도 로스쿨의 문제를 적당히 덮으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자기소개서 점검만으로 사회적 의문을 해소할 수 없음이 분명함에도 그것으로 한정한 것도 그런 의문을 짙게 한다. 결국 교육부는 “합격과의 관련성을 확인할 수 없다” “법률 자문 결과 입학 취소가 어렵다”며 기껏해야 해당 대학 및 로스쿨 원장에 경고를 주는 선에서 서둘러 이번 사태를 봉합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사 내용과 처분 결과를 보고 로스쿨 입시를 둘러싼 여러 의혹의 하나라도 말끔히 해소됐다고 볼 국민은 없다. 오히려 교육부의 바람과는 달리 각계에서 다시 조사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한법학교수회(회장 백원기)는 성명을 통해 “교육부가 로스쿨 입시 비리 사건에 대해 변호사의 법률자문까지 받아 형사처벌의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현행 로스쿨 제도의 문제는 입학절차 외에 교과과정, 성적평가, 졸업사정 등 교육과정 전반에 퍼져 있다”며 2009년 로스쿨 개원 이후 7년간의 로스쿨 학사행정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국민감사청구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전국법과대학교수회(회장 서완석)도 성명을 내고 “이번 발표는 그 동안 로스쿨을 감싸고돌던 교육부에 의해 이뤄진 것임에 비춰 과연 언론에서 제기되던 의혹을 가리기 위해 축소 왜곡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감사원에 의한 감사와 국회의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고시생 모임도 “교육부의 발표는 현재의 로스쿨이 얼마나 기득권화돼 있으며 평범한 국민들이 그 강고한 기득권의 벽을 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도 가세했다. 서울변회는 “교육부 발표를 보면 로스쿨 입시 공정화에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부정행위자로 드러난 이들의 입학을 취소하고 최근 3년치가 아닌 로스쿨 개교 이래 최근 7년여의 입학생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나승철 변호사 등 134명의 변호사들은 로스쿨 폐지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나승철 변호사 등은 “교육부의 발표로 폐지돼야 할 것은 사법시험이 아니라 로스쿨임이 확인됐다”며 “정부는 앞으로 4년 정도 로스쿨을 더 유지하면서 각 로스쿨에 출구전략을 마련할 시간을 줘야 한다”며 로스쿨의 폐지를 주장했다. 더 이상 교육부 조사에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면 하루빨리 감사원이 교육부 조사 과정과 결론 전반을 포함해 정밀한 진상 재조사에 나서야 한다. 원인이 명확히 밝혀져야 올바른 처방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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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 2016-05-06 19:51:21
대한민국의 로스쿨도
북한의 세습체제 김일성 -> 김정일 -> 김정은 처럼
되물림 받는 제도와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말하는 음서제도 처럼요

저의 소견이었습니다
법도 알파고를 도입 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찬성 하는 바입니다

누굴믿으랴 2016-05-05 20:12:37
감사원 고위직(국장급,사무총장)에 있던 사람자녀들이 로스쿨 졸업후 감사원취업한거 기사나온적 있어요.
http://m.chosun.com/svc/article.html?sname=news&contid=2015061400667&d=2015061400667

국민의당 2016-05-05 18:55:54
나라가 이 지경까지 왔다면 감사원은 어떻게 믿습니까.로스쿨에 날개를 달아주는 결과발표만 또 해줄테죠.감사원 직원들 자식은 로스쿨 안갔답디까? 안철수 같은 분들이 국회에서 땅땅땅 두드려주는것 이외엔 이젠 해결방법 없습니다

비리스쿨 2016-05-05 18:45:56
거름이 될 수도 없는 똥은 안드로메다로 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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