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아, 힘겨운~ 법학도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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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 힘겨운~ 법학도들이여!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4.22 15:24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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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지난 1월 4일부터 8일까지 시행된 제5회 변호사시험에 대한 합격자가 21일 오후 발표됐다. 총 응시자 2,864명 중 1,581명이 합격했다. 응시자 대비 55.20%의 합격률로 1,283명이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다. 이는 역대 최다 응시와 최저 합격률, 최다 불합격을 기록했다.

수험생들은 사법시험 폐지 수순과 사법연수원 신규 변호사의 급감 등으로 상대적으로 이번 변호사시험에서는 1,600명이상의 합격을 기대했지만 결국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를 우려해서인지 전국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는 이틀 앞선 19일 법무부 법조인력과에 “응시자 대비 75%” 합격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내용인 즉, 낮아만 가는 변호사시험 합격률로 인해 ‘교육을 통한 다양한 분야의 법률전문가양성’이라는 로스쿨의 설립 취지가 퇴색되고 있어 합격기준이 반드시 조정돼야 한다는 요구였다.

의견서에서 “해가 지날수록 낮아지는 합격률로 인해 로스쿨이 당초 취지와 달리 획일화된 인재들을 찍어내는 ‘변호사학원’으로 전락하고 있고 이에 초점에 맞추다 보니 ‘특성화’ 교육은 취지를 무색케 한다”면서 “이로 인해 각 로스쿨의 색깔은 사라져버리고 결국 남은 것은 로스쿨의 서열화와 고시학원화”라고 쓴소리를 냈다.

이어 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의 합격기준처럼 ‘전 과목 총점의 60퍼센트 이상, 매 과목 40퍼센트 이상 득점한 자’로 해서 합격자를 결정할 것을 주장했다.

특히 “변호사시험은 자격시험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재로는 정원제 선발시험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교육을 통한 양성과 특성화 교육을 통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화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이날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에서는 그나마 가장 많은 수의 제3안으로 결정됐다는 것이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합격자 발표와 같은 시간에 사법시험 준비생들로 구성된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대전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최근 불거지고 있는 로스쿨 입시불공정 의혹을 두고 “더 이상 로스쿨 감싸기를 그치고 입시 전수조사 결과를 국민 앞에 낱낱이 공개하라”고 주창했다.

이들은 이어 “로스쿨은 단지 법학을 가르치는 학교가 아니며 국가가 졸업 후 합격률 75%짜리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주는 기관”이라며 “연간 로스쿨 정원을 2천명으로 묶은 시스템 하에서 입시부정은 타인의 법조인 될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로스쿨 제도 개선과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을 강변했다.

합격률을 올려달라는 로스쿨생들과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응시자격만이라도 달라는 사시생들. 동 시대를 사는,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동년배들의 처절한 모습이다. 또 한 때 지금의 사시생들을 제자로 거느렸던 교수들은 비 오는 날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를 둔 아비의 마음으로 양쪽을 멍하니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지난한 논의와 정치권의 투쟁의 산물이 된 지금의 법조인력양성 및 선발제도. 어느 한 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로스쿨생이나 사시생들의 마음만큼이나 답답하기만 하다. 

말 많던 ‘법조인력 양성제도 자문위’가 22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고 한다. 또 다시 지루한 논의만 하는 것은 아닌지 기자의 마음은 더욱 갑갑해 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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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6-04-24 12:55:42
평균 60통과제도 고려해볼 필요는 있음. 대신 난이도를 조정해야겠지. 지금 수험생 실력으로 50%도 겨우 통과할 정도로

대한국민 2016-04-23 22:13:46
대한민국 참 훌륭한 나라다.
이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하는 건 기득권 밥그릇만 빛내주는 꼴이다.

정안간다 2016-04-23 20:47:03
어렸을때 법조인에 대한 환상이 어마어마 했는데..어려운 사법고시 합격한 문과의 의대로 진짜 존경했는데...로스쿨이 법조인 전체를 깎아내리는거다 이정도면...입시비리에 그 높은 합격률에도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합격률을 높여달라니....그렇게 공부 안하고도 어떻게 전문가가 될 생각을 하지??합격률 높여달라는 말이 아니라, 공부를 해야하는거다...이제 변호사 아무도 못믿겠다...

맹탕기사 2016-04-23 13:00:53
"한 때 지금의 사시생들을 제자로 거느렸던 교수들은 비 오는 날 짚신 장수와 우산 장수를 둔 아비의 마음으로 양쪽을 멍하니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퍽도 그렇겠다. 단물에 취한 양심없는 추물들 아닌가. 동시대 청년들의 고민??? 합격률 55%에서 75%, 거저 들어가는 금수저의 고민(?)과 좌절과 분노하는 흙수저가 같은 청년인가? 쓸거 없으면 쓰지 마세요. 괜히 감성팔이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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