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 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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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 後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6.04.12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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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이 지난 9일 끝났다. 수험생 인생이 걸린 중요한 시험이고 국가직 9급 시험이 갖는 무게감을 알기에 이날 시험장 취재를 하면서 기자 역시 수험생만큼 떨리고, 완성된 기사의 마침표를 찍기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던 것 같다.

올 국가직 9급은 일단 역대 최다규모의 인원이 몰렸고, 공무원 직업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이 시험이 수험생에게는 물론 앞으로 실시된 공채 시험 난도 조정 등 행보에도 적잖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 또한 알기에 올해는 더 비장한 각오로 취재에 임했던 것 같다.

이에 취재할 시험장소 선정부터 수험생을 마주하는 순간까지 선택의 연속에 신중했던 것도 사실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는지 짐작되지 않지만 이번 국가직 9급 시험만큼 시험에 대한 수험생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린 적은 처음인지라 합격선이 어떻게 형성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국가직 9급 시험 전, 공교롭게 지역인재 7급 학생의 성적 조작 파문이 일어난 탓에 올 국가직 9급 시험장 분위기는 그 어느때보다 삼엄했던 것 같다.

이번 국가직 9급 시험 후에 일어난 웃픈(?) 뒷이야기 두 가지 정도를 한 번 이야기해보려 한다. 첫 번째는 국가직 9급 국어 1번 문제의 사연이다. 국어 1번 문제는 외래어 표기가 옳지 않은 것을 고르라는 것이었다. 정답은 shrimp를 쉬림프라고 읽는 2번 보기였다. 즉 shrimp를 쉬림프로 읽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쉬림프가 아니라 슈림프가 맞는 외래어 표기라는 것. 이에 shrimp를 쉬림프라고 그간 표기해온 햄버거 업체 몇몇이 수험생에 뭇매를 맞는 웃지 못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도**피자, 미**피자 등 쉬림프버거라고 써온 한국 피자 업체가 쓴소리를 들었고, 반면 슈림프버거라고 바르게 표기한 맥도널드는 역시 햄버거 업계의 왕이라는 찬사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기자 역시 이제껏 shrimp를 쉬림프라고 알고 있었던 데에 따라, 이같은 문제가 굉장히 참신하면서도 이제는 장사할 때도 간판을 바르게 표기를 해야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됐다. 왜 쉬림프가 아니냐 하는 의문에는 shrimp에서 shi가 아닌 shr이므로 쉬가 아닌 슈로 읽는 게 맞다는 소리다.

또한 presentation을 프리젠테이션이 아닌, 프레젠테이션이 맞는 외래어 표기라고 한다. 자칫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외래어 표기문제. 워낙 사소한 거라 그냥 늘상 쓰던 것으로 쉬림프를 바른 표기로 답을 체크한 수험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어가 어려웠다면 답이 안보일정도로 문제 자체가 어려웠다기보다 헷갈리는 문제가 많아서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지난해 국가직 9급 시험장에서 인터뷰에 응해준 한 수험생을 이번 국가직 9급 시험장에서도 만나 인터뷰를 했다는 것이다. 그 많은 공무원 시험 중 국가직 9급 시험에서, 그리고 국가직 9급 시험이 치러진 그 많은 시험장소 중 기자가 취재장소로 택한 장소에서, 그것도 인터뷰를 마칠까 말까 하다가 한명만 더 인터뷰해야지 하고 취재원을 찾던 중 마지막 취재원이 돼 인터뷰를 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사실 기자는 그 수험생을 일전에 취재를 했던 사실이 있었는지도 잘 몰랐다. 기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가 인터뷰를 하기 위해 그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자마자 그는 기자에게 “작년에도 봤는데 저 기억안나세요?”라고 대뜸 맞이했다.

기자는 그 상황이 너무 반가우면서도 흔치 않은 일이라 정말 함박웃음을 지었던 것 같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처음 본 사람이 말을 건네고 그에 응대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수험생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봐서 그런지 기자의 질문에 굉장히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줬다. “이번 국가직 9급 시험에서 행정학이 드디어 일을 냈다”며 유머러스한 말로 기자를 설득했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

3분가량 대화를 이은 후, 기자는 그 자리에서 인터뷰내용을 정리하고, 그는 발길을 옮겨 정문을 빠져나갔다. 내년에 또 보는 일은 없어야죠..하는 끝인사와 함께 말이다. 이 글을 만약 그 수험생이 본다면, 지금은 수험생 입장일 것이나 내년 이맘때즘에는 수험생이 아닌 일선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돼 이 글을 다시 보고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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