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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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24)
  • 박준연
  • 승인 2016.03.1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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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로펌 운영과 위원회

며칠 전 회사에서 내가 참여해 온 위원회 활동의 “수퍼스타”로 선정되었다는 얘기와 함께 카드와 꽤 큰 부상을 받았다. 이 위원회는 내가 2014년부터 활동해 온 패러리걸 위원회 (Legal Professional and Paralegal Committee)이다. 

패러리걸 위원회는 회사의 패러리걸, 외국법 자문사 (foreign legal consultant)의 인사를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 파트너 변호사뿐만 아니라 시니어 패러리걸이나 어소시에이트도 위원으로 참여한다. 위원회는 패러리걸 업무와 관련된 회사 내부 방침, 신규 채용과 1년에 두 차례 실시되는 업무 실적 평가와 연말에 이루어지는 보너스 금액과 급료 인상 금액 결정 과정 등에 참여한다. 매달 한번씩 전화회의를 하고 1년에 한 번씩 미국에서 위원회 전체 회의를, 2년에 한 번씩 패러리걸을 대상으로 한 연수를 실시한다. 

처음 위원회 업무를 맡겠냐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회사를 옮겨온 지 얼마 안되는 시점이기도 해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했다. 세부 지침이 있어서 재량의 폭이 넓지 않고,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미국에서 이 업무만 전담하여 담당하는 직원이 둘이나 있어서 언제든 물어볼 수 있다. 하지만 인사 관련 업무를 담당해본 적이 없는데 내가 이런 중요하고 또 무거운 업무에 관여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피할 수 없었다. 

예상했던 대로 처음엔 뭐든 조심스러웠다. 특히 6개월에 한 번씩 있는 인사평가가 돌아오면 절차나 업무 내용에 대해 위원회에 묻기도 하고, 오피스 내에서 질문을 하기도 했다. 2년 정도가 지난 지금에 와서야 위원회 업무에 익숙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또 그와 함께 위원회 일을 맡기를 잘 했다는 생각도 든다. 인사 업무를 통해 본사 밖의 외국 오피스에서 알기 어려운 회사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또 1년에 한 번씩 있는 전체 회의를 통해 업무상 관계가 별로 없는 다른 오피스의 동료들과 교류를 하는 것은 위원회 활동으로 부터 얻는 뜻하지 않은 수확이다. 

비단 이 패러리걸 위원회뿐 아니다. 우리 회사 운영의 특징 중 하나가 회사 운영과 관련된 위원회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이다. 패러리걸 위원회에서 패러리걸과 관련된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것처럼 어소시에이트 위원회에서는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들의 업무 평가, 승진, 연말 변호사 금액 결정 등을 담당한다. 이 어소시에이트 위원회에는 파트너나 카운슬 변호사 외에도 많은 어소시에이트 변호사가 참여한다. 연말 업무 평가가 끝나면 각 오피스를 담당하는 위원회 위원들이 평가 내용을 전해주고 간단한 프리젠테이션도 실시한다. 

예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도 이러한 위원회 활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소시에이트 변호사가 참여할 수 있는 위원회는 채용 (recruiting)이나 다양성 (diversity) 위원회 등으로 그 수가 한정적이었다. 지금 회사의 경우 위원회의 수도 많고 여러 위원회에서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들의 참여를 장려한다. 위원회 외에도 보다 느슨한 친화 단체 개념의 어피너티 그룹 (affinity group)도 작년부터 생겨서 나는 오피스의 여성 변호사 그룹의 대표 역할도 맡고 있다. 

꼭 칭찬을 받아서가 아니라, 올해 4월로 3년차가 되는 위원회 활동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보다 새롭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활동을 게을리한 적은 없지만 업무가 바쁠 때 업무 평가와 관련된 일까지 하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꽤 있었다. 그래도 매번 위원회로부터도 오피스의 패러리걸 동료들로부터도 고맙다는 얘기를 듣고 보람을 느끼고, 또 더더욱 신경써서 일처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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