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로스쿨 등록금, 쥐어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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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로스쿨 등록금, 쥐어짜야 한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3.04 12: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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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보통의 직장인으로서는 아무래 절약해도 연간 1천만 원 저축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자녀 교육비에 먹고 입고 가끔 외식도 하다보면 월말에 입금된 봉급은 어느 순간 동이 난다. 그래서 한 가정에 대학생 한두 명만 있으면 저축은 언감생심이 된다. 그런데 이보다 비싼 대학원 교육까지 시킨다는 것은 보통의 재정설계론 벅차기 그지없다.

더욱이 25개 로스쿨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1천5백만원이다. 사립의 경우 2천만원이 넘는 로스쿨은 4곳이나 된다. 의과대, 공과대처럼 고비용의 임상실습이 필수적인 것도 아닌데, 그냥 강의를 듣고 책을 읽고 필기를 하는 것이 전부인 로스쿨 교육에 왜 이렇게 등록금이 비싸야 하는지 이유를 모를 일이다. 

이를 두고 로스쿨측은 로스쿨 인가정책이 고비용이어서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 이유를 댄다. 소규모 몇몇 로스쿨은 학생들로부터 받은 등록금만으로는 교수 월급 주고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한다. 화려한 건물과 강단, 실제 법정보다 더 잘 꾸며진 모의법정, 학생 대 전임교원 1 대 12 비율 등 로스쿨 인가조건은 달콤하면서도 썼다. 그 결과는 웬만한 가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비싼 등록금으로 돌아왔다. 10개 국공립 로스쿨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1천만이다. 사립보다 평균 5백만 원이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이같은 인가조건을 맞추다 보면 적자는 온전히 국세로 메운다.

로스쿨측은 학생들이 평균 40%의 전액장학금을 받는다며 여전히 ‘돈스쿨’이 아니라고 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로스쿨 안착을 위해 총액 50억원이 국비가 지원된다. 사회적 취약계층의 특별전형 입학생들에게 등록금 면제, 장학금을 지급하고 또 일반 학생들에게 해외인턴교육 등에 쓰이게 된다. 로스쿨, 학생 모두 경제적 부담이 다소 줄게 됐다. 

그래서 로스쿨측은 앞으로 더더욱 “돈스쿨이 아니다”고 강변할 것은 뻔해 보인다. 상대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더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대로라면 국민 전체 비용부담만 더 커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09년 로스쿨 출범 직전, 전국 로스쿨은 지역 기업, 단체들로부터 외부 장학금을 많이 유치했다. 로스쿨 제도의 화려한 설계에 외면할 수 없었던 기부자들의 희생 또한 모두 국민비용이라는 점이다.  

지난해는 사법시험 존치운동이 그 어느 해보다 강렬했던 것 같다. 지난 달 27일 마지막(?) 사법시험 제1차시험이 치러진데다 19대 국회 회기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8월 말 법학전문대학원 25개 원장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로스쿨 개선책을 밝혔다. 로스쿨 진입을 넓히기 위해 장학금 비율은 유지하되 등록금은 낮추겠다는 선언이었다. 사법시험측의 로스쿨 흔들기에 위기를 면피하기 위한 꼼수는 아니었기를 빈다. 

사법시험측이 주장하는 우려 중 하나는 2017년 사법시험이 완전히 폐지되면 로스쿨 등록금은 법정최고치로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그나마 사법시험이 등록금 인상 억제 역할을 해 왔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불과 6개월 전에 했던 대국민 약속마저 이 핑계, 저 핑계로 빠져 나가는 모습인데 어떻게 수년 후의 일을 믿을 수 있겠느냐 라는 비판이다. 

그저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자녀가 로스쿨에 입학해 이도 저도 아닌 학점을 얻어 내야 하는 등록금이 사회 일반의 금전적 가치다. 적게는 연 1천만 원 많게는 2천만 원, 3년 과정을 마치면 3천~6천만 원이 든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먹고, 자고, 생활비, 학용비를 치자면 많게는 족히 8천은 넘을 일이다. 

내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라고 비싸지 않다는 명제는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 제도 자체가 비싼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쓸데없는 인가기준비용은 과감히 베어내고 교육에만 집중 투자되는 비용으로 간소화해야만 한다. 그래야 로스쿨은 저비용 고효용의 자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법조인이 되려면 로스쿨 진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런데 보편적 교육이어야 한다. 그래서 로스쿨은 등록금을 더욱 쥐어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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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2016-03-06 08:47:11
로스쿨변호사 만드는데 국민세금이 이토록 많이 들어간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로스쿨측은 사시출신들에게 연수원에서 연수시키면서 2년간 월급준다고 비판하던데
지금의 로스쿨교육시스템이라면 국민 혈세가 로스쿨측에 낭비되는 규모가
연수원운영에 따른 소요비용보다 수배에서 수십배가 될터인데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도 로스쿨출신들 판,검사 만들려 국가에서 교육비용 지급하며 실무연수시킨다던데
도대체 이런 비효율적인 제도를 왜 만든 것인지..
노무현이나 그당시 위정자들은 이 업보에대한 책임을 어찌 갚으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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