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입법고시
예산운용의 문제점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현상 중 하나가 정보의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이다. 정보의 비대칭 문제란 무엇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예산제도와 예산원칙들로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설명하시오.(15점)
1. 예산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 현상
주인-대리인 문제는 주인과 대리인 사이의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라는 대리인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주인-대리인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예산운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보의 비대칭 문제는 예산편성 및 집행과정에서 중앙예산기관과 각 부처 간에 사이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예산심의 과정에서 행정부와 입법부 간에도 나타날 수 있다.
1) 중앙예산기관과 각 부처 사이의 정보비대칭성
정보의 비대칭은 예산 과정에서 중앙예산기관과 각 부처(예산집행기관)사이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다. 정부 예산운용의 과정에서 정보비대칭성으로 인해 중앙예산기관이 각 부처의, 그리고 각 부처가 소속 부서의 예산 극대화 행태나 예산의 비효율적 사용 등과 같은 도덕적 해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주인인 중앙예산기관은 각 부처의 추진 정책과 사업의 내용과 집행 비용 및 효과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지니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예산편성시 부처로부터의 과다한 예산 요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삭감하는 형식으로 대처하게 되며, 각 부처는 중앙예산기관의 삭감을 예상하고 필요 이상의 예산을 부풀려서 요구하는 정치적 게임이 발생한다. 또한, 예산 집행과정상의 낭비와 비효율적 사용을 적절히 통제하기 어렵다.
2) 입법부와 행정부간 정보비대칭성
예산이론으로서 주인대리인 이론은 공공관료제가 대리인으로서 예산관련 정보에 대해 우위를 갖고 있으므로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예산의 규모를 늘린다는 Niskanen의 이론이 대표적이다. Niskanen은 관료제는 의회에 비해 정보상의 우위(informational advantage)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예산은 사회적인 최적 산출 수준보다 2배 정도 과잉 산출되어 효율성의 상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았다(Niskanen, 1971). 의회가 예산안의 심사 및 결산과정에서 행정부의 예산안에 대한 통제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행정부에 비해 상대적인 정보 상의 열세에 놓여 있기 때문에 행정부(각 부처)의 예산 극대화 행태 및 비효율적인 집행 결과에 대한 적절한 통제를 하는데 한계가 존재한다.
2. 예산과정에서 정보비대칭성으로 인한 주인-대리인 문제의 해결방안
1) 입법부와 행정부 간의 정보비대칭성 해결 방안 : 입법부 우위의 예산원칙(전통적 예산원칙)
입법부 우위의 전통적 예산원칙은 행정부에 대한 통제에 초점을 두는 예산원칙으로 행정부의 자의적인 예산 운영을 지양하고 국민의 입장에서 예산을 통제하기 위해 제시된 원칙이다. 입법부 우위의 예산원칙을 통해서 입법부는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자신의 대리인이라 할 수 있는 행정부의 예산운영에 대한 철저한 감독을 통해 국민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행정부에 대한 통제를 강조하는 입법부 우위 예산원칙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예산공개의 원칙(예산투명성의 원칙) : 정부의 예산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예산을 통해 국민들이 정부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기 위해서는 예산에 관한 정보가 정부 부처별로 제공되어야 한다.
② 예산 사전의결의 원칙 : 행정부가 편성한 예산에 대해 입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예산의 비효율적 운영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입법부의 의결 없이 행정부가 예산을 진행하는 것은 무효이며 반드시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의 의결을 거쳐 집행되어야 한다.
③ 예산완전성의 원칙(예산총계주의, 예산포괄성 원칙) : 정부의 모든 재정적 거래와 활동 내역이 예산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원칙으로, 국가재정법 제17조는 “한 회계연도의 모든 수입을 세입으로 하고, 모든 지출을 세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산 완전성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정부 예산의 전체 규모, 세입과 세출의 구성, 그리고 재정 흑자 혹은 적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게 된다. 또한 예산완전성의 원칙은 정부 재정활동에 대한 효과적 통제를 가능하게 해준다.
④ 예산한정성의 원칙 : 예산이 입법부가 정해준대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예산의 각 항목은 상호 명확한 한계를 지녀야 한다는 원칙으로 지출 한정(목적 외 사용 금지 원칙 : 의회에 의해 결정된 대로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원칙), 양적 한정(초과 지출 및 예산외 지출 금지), 시간적 한정(회계연도 독립 원칙) 등을 내용으로 한다.
⑤ 예산명료성의 원칙 : 예산문서를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세부 내역과 관련된 자료가 충분히 제공되어야 하며, 예산을 분류하고 제시하는 방식이 합리적이고 단순해서 국민의 예산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어야 한다.
2) 중앙예산기관과 각 부처 사이의 정보비대칭성 해결을 위한 제도
① 신성과주의(결과지향적) 예산제도
신성과주의(결과지향적) 예산제도는 예산집행의 결과를 측정하고 이를 기초로 책임을 묻거나 보상을 하는 예산제도로 투입이 아닌 결과를 중시하며, 분권화,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한 책임 및 인센티브 부여 등을 중시한다. 신성과주의(결과지향적) 예산제도의 관점에서 주인은 예산당국(중앙예산기관)으로, 대리인은 사업을 추진하고 실행하는 부처로 볼 수 있으며, 이들 간의 정보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무부처의 예산운용 성과에 따라 예산배분 상에서 적절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신성과주의(결과지향적) 예산제도의 운영과정(성과관리 및 평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보는 중앙예산기관과 각 부처간의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며, 성과평과 결과를 예산배분상 인센티브(보상)와 연계함으로써 부처의 예산 낭비와 비효율과 같은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다.
② 예산성과금 제도(1998년 도입, 국가재정법에 근거)
공공부문에서 예산낭비를 유발하는 다양한 요인들 중 공공선택론에서는 정보비대칭의 상황이 존재하고 이러한 정보비대칭성을 극복할 만큼 적절한 유인구조설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보가 부족한 쪽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실질적으로 대리인인 공무원에게 이러한 노력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주인-대리인 이론의 핵심이다. 예산성과금 제도는 이러한 정보비대칭 상황 하에서 대리인인 각 부처 및 부처의 공무원이 예산절약이나 수입증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인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예산성과금 제도는 예산의 집행방법 또는 제도의 개선 등으로 수입이 증대되거나 지출이 절약된 경우에 증대 또는 절약된 예산의 일부를 기여한 자에게 지급함으로써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된 금전적 유인제도이다.
③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
예비타당성 제도는 중앙예산기관이 각 부처가 수행하는 대규모 재정사업에 대해 사전적인 타당성 검증·평가를 통해 재정사업의 신규투자를 우선순위에 입각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결정하도록 함으로써 예산낭비를 방지하고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사업으로서 건설공사가 포함된 사업, 국가정보화 기본법에 따른 정보화 사업,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른 국가연구 개발사업 등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2010년 예산에 반영되는 신규 사업부터는 사회복지, 보건, 교육 등 비투자적 사업까지도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각 부처 사업의 타당성 여부와 대안의 검토, 사업 추진과정에서 고려할 점 등 사업 추진과 관련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정보를 사전에 제공함으로써 수요가 없거나 경제성이 낮은 사업의 무리한 추진을 방지하며, 예기치 않은 사업비 증액과 잦은 사업계획 변경으로 인한 재정운영의 불확실성을 차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④ 디지털예산회계 시스템(Digital Budgeting & Accounting System) 활용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은 예산 편성·집행·회계결산·성과관리 등 재정프로세스의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제공할 수 있는 통합재정정보시스템이다.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은 복식부기·발생주의 회계제도를 바탕으로 구축되기 때문에 사업관리에 드는 원가정보와 사업성과 정보를 알 수 있어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해소하고 재정운영의 효율성과 대국민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유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