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산책 118 / 감정평가업계의 미래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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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평가 산책 118 / 감정평가업계의 미래는(2)
  • 이용훈
  • 승인 2016.01.2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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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감정평가사

15대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철, 평소에 볼 수 없던 ‘카더라’ 통신이 무성하다. 신상 털기는 기본이다. 후보의 전력 역시 양파껍질 까듯 파헤쳐진다. 푸근한 인상과 달리 표리부동산 인물, 업계 질서를 어지럽히며 사적으로 축재한 인물, 적 진영에 몸을 담근 못 믿을 인물 등, 모두 누군가의 입을 통해 시장에 유통되는 인물평이다. 대부분 깎아내리기 바쁘다. 욕 얻어먹을 용기는 갖추고 나와야 한다. 자신에 대한 세간의 평이 어떤지 들어보려 한다면, 이만한 기회도 없다. 

꼼꼼히 공약을 살펴보고 치밀하게 준비한 후보 손을 들어주는 게 현명할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신선한 공약보다 묵은 공약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후보들 역시, ‘난 왜 그런 생각을 못했지’ 자책할 필요가 없다. 좋은 공약들이 실현 단계에 들어갔으면 자취를 감췄을 텐데, 선거철마다 등장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학력, 경력, 상벌사항도 참고만 해야 한다. 아직도 남아 있는 좋은 공약 중 몇 개라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그 누군가가 정답이다. 

당선된 협회장 이하 새롭게 구성될 협회 임원진은 당면한 문제부터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 내부 갈등이 한계 수위다. 업태, 세대, 지역별 이해관계의 대립양상이 아슬아슬하다. 공영과 상생을 외치는 목소리는 탐욕보다 생계에 대한 두려움의 발로다. 매년 조금씩 파이가 늘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시현상. 내부가 알차지 않다. 매출 증가폭이 인원 수 증가세에 묻힌다. 2010년 전후로 감정평가사의 1인당 매출액은 하락 반전했다. 외형적 성장 이면(裏面), 불만의 목소리가 날카롭다. 과연 모든 평가사에게 기회가 균등하게 제공되었는지, 업무의 배정이 공정했는지 의구심을 갖는 이가 많다. 밖을 볼 여유가 생기려면 내부 구성원의 불만부터 진정시켜야 한다. 

자격제도의 ‘존립’문제도 아킬레스건이다. 2015년 통과된 ‘감정평가 3법’의 시행은 9월부터다. 상반기 중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마련될 텐데, 감독기관의 입맛대로만 된다면, 궁지에 몰릴 수 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상위 법률에서 위임되는 항목을 구체화시킬 때, 업계의 입장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5년 남짓, 청년 실업해소 차원에서 최소 합격자 수 200명을 유지해 온 결과, 수급불균형의 폐해로 업계 전체가 힘들었다. 젊은 신규 평가사의 취업 자리가 줄어들고, 1인당 매출액은 급감했다. 공정성이 생명인 평가 업계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내부를 다지고 나면 외연 확장에 힘 쏟아야 할 것이다. 업무 영역만 충분히 확장된다면 난마(亂麻)같은 갈등구조도 정돈되지 않겠는가. 현재 6,7천억 원 대 시장을 확대할 방안을 면밀히 강구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불합리한 규정을 개선할 수 있다면, 가장 안전하게 파이를 키울 수 있다. 감정평가 최저 수수료가 상향된 지 2년밖에 안 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임을 호소할 필요가 있다. 건 당 평균 실질비용은 최저수수료의 3배에 육박한다. 대략적인 금액을 검토해 통보하는 ‘탁상감정’도 비용 먹는 하마다. 유료 전환이 목표다. 6~70%에 달하는 금융기관의 자체감정평가를 외부 평가로 돌린다면, 업계 전체적으로 두 자리 수 이상의 매출 상승률을 보일 수 있다. 담보평가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 외 타 분야 참여와 개척은 협회장과 임원진의 진취성에 기대야 할 것이다. 

2016년, 감정평가협회는 법정단체로 바뀐다. 민주적인 의사결정, 투명성, 회원과의 소통에 집중해야 한다. 내부의 지지를 받고, 외연 확장에 공격적인 집행부라면 모두가 환영이다. 쉽게 지치지 않는 협회장의 체력도 필요할 것이다. 선거철마다,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이런 공약이 있고, 꼭 실천하겠다고 약속하는 이가 어디 한 둘이었나. 지나고 보면,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고 변명한다. 재임 기간이 2년으로 짧아 제대로 힘 써 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점도 공통된 변명 사유다. 

부디, 능력 없는 자가 과분한 자리를 차지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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