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기간 역산한 해의 1월 1일→‘6월 1일’
수험생 ‘신뢰 침해’ 원성 이어져…대책은?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법원행정고등고시가 아무런 예고 없이 응시자격 요건인 영어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인정 기간을 변경해 수험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4일 법원행정처가 공고한 ‘2016년도 법원행정고등고시 시행계획’에 따르면 영어능력검정시험 인정범위는 2014년 6월 1일 이후 실시된 시험으로 원서접수 마감일까지 점수가 발표된 시험이다. 올해의 경우 6월 10일까지 발표가 난 경우 유효하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는 시험이 시행되는 시기를 2년 역산한 해의 1월 1일을 기준으로 삼았다. 지난해의 경우는 2013년 1월 1일 이후 실시된 시험이 유효한 것으로 인정됐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는 한국사능력시험의 유효기간인 3년을 역산한 해의 1월 1일 이후 치러진 시험의 성적을 유효한 것으로 봤으나 올해부터는 2013년 6월 1일 이후 시행된 시험으로 변경됐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이번 공고는 지난해 11월 27일 개정된 법원공무원규칙 제60조 및 별표 6의 4, 6의 5가 정하고 있는 기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 별표 6의 4와 5는 각각 최종시험시행 예정일로부터 역산해 2년과 3년이 되는 해의 6월 1일 이후에 실시된 시험으로 기간을 변경하고 있다. 이번 시행계획 공고는 개정된 규정을 그대로 반영했을 뿐이라는 것.

법원행정처의 해명에도 수험생들의 원성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인정 기간을 신뢰하고 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들은 시험 준비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이번 기간변경은 앞서 영어능력검정성적 인정 기간을 변경한 세무사와 변리사 시험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변리사시험의 경우 2014년부터 성적 인정 범위를 변경하면서 수험생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규정에 따른 영어성적도 인정했다. 세무사시험은 2011년 9월 16일 영어 성적 인정 범위를 변경하는 개정과 함께 수험생들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시행기간에 여유를 두는 방식으로 수험생들의 신뢰를 보호했다.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아직 6개월의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응시요건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다만 한국사의 경우 상반기 중에 총 2차례의 시험이 시행되고 두 번째 시험이 법원행시 원서접수 마감일 이후에 발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회가 한 번 뿐이라는 사정이 있어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법원행시의 경우 사법시험과 동시에 준비하는 수험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법시험 1차시험을 앞두고 시행되는 첫 번째 시험도 준비하기 어려워 실질적으로 한국사 요건을 갖출 기회가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갑작스런 변경으로 인한 수험생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법원행정처에서 수험생들이 납득할만한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혜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