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1차 합격의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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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1차 합격의 방정식?
  • 이상연
  • 승인 2004.03.16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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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8일 올해 사법시험 제1차시험의 '예상합격선'을 발표하자 본지 데스크에는 '예상합격선'의 예측 방법이 잘못됐다거나 궁금한 점을 묻는 수험생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여기에는 수험생들 자신뿐만 아니라 대학의 교수나 학부모까지 가세하고 있어 데스크는 일손을 놓은 채 답변에 곤혹을 치렀다.


특히 83점대에 걸려 있는 수험생들은 1차냐 2차이냐를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며 초조해 보이면서 다급한 말로 질문을 던지지만 무조건 2차시험 준비하라는 답변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갈급함을 풀 수 있는 속시원한 대답을 해줄 수 없는 것이 데스크의 입장이다.  


본지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도 예상합격선 84점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등 논란이 확산되었다. 심지어 중간 발표 점수와 하루사이 최종 발표 점수와의 차이가 너무 커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며 통계를 조작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말로 공세를 펴는 수험생들도 있었다.


여기에 또 일부 수험생들은 올해는 지난해와는 달리 모집단이 크게 줄었고, 지난해 떨어진 2차 유예생들이 영어를 통과하지 못해 응시조차 하지 못한 점, 중간 발표를 함으로써 참여한 표본의 객관성이 떨어진 점 등을 고려하면 지난해와는 현저히 다를 수밖에 없다며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법률저널이 지금까지 예측한 합격선이 사법시험에서는 오차범위내에서 정확하게 들어맞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반론을 펴는 수험생들도 적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예측이기 때문에 믿고 안믿고는 전적으로 수험생 자신에 달려 있다며 지금 왈가왈부할 하는 것은 공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어떻든 예상합격선 84점보다 높으냐, 낮으냐가 이번 사법시험 1차의 합격 방정식이 된 셈이다. 특히 본지가 중간 발표가 있을 때마다 상위 40%의 오차범위 언저리에 있든 수험생들에게는 '상위40%'의 등락을 풀어보는 산수문제가 됐다.
일부에서는 중간 발표할 때 참여자가 이미 500여명에 달했고, 중간 발표 이후에 참여한 표본보다 객관성이 더욱 높다는 점에서 상위 40%의 82점대가 오히려 통계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예상합격선은 '82점대'라는 산수다.


또 다른 쪽은 합격예측시스템에 참여한 760여명이나 4729명이 응답한 인터넷 여론조사(Live Pool) 결과, 통계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상위35%∼상위50%대에서 합격예측시스템과 여론조사를 비교해보면 오차가 거의 없다는 점을 들어 중간 발표 이후에 들어온 표본도 믿을 수 있다며 예상합격선은 '84점 내외'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또 다른 산수를 내놓는다.


모집단의 크기와 그 성질, 선발예정인원, 복수정답 등을 놓고 나누기, 곱하기, 더하기, 빼기를 해가며 '84점 아래에서 결정된다, 그 이상에서 정해진다'는 논란이 이어지지만 2차시험이 겨우 3개월이 남은 시점에서 이런 과열 현상이 벌이지는 것은 우리나라 사법시험에서만 볼 수 있는 유일한 현상이 아닐까.


위의 두 가지는 수험생들 자신이 출제한 방정식이고, 그 해답을 구하는 수험생들은 자기 쪽에 유리한 숫자 놀음에 깊숙이 휘말려 쉽게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방정식의 진정한 해법은 이 문제에서 스스로 초연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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