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2015년 5급(기술)공채 전산직 수석·양천고·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보다 폭넓게 공부하려 했던 것이 합격의 비결”
[법률저널=공혜승 기자] “SW중심사회 구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 공직자로 때론 어려운 일들이 닥치더라도 수험생 때 가졌던 마음가짐, 다짐을 항상 떠올리며 헤쳐 나가겠다”
2015년도 행정고시 기술직(5급 공채-기술)에서 전산직의 수석(2차시험 평균 87.71점)의 영예를 차지한 이재호씨의 당찬 포부다.
양천고를 졸업하고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를 지난 2014년 2월에 졸업한 이 씨는 지난 2013년도부터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해 2번째 도전 만에 시험에 합격과 더불어 직렬 수석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수석합격의 소감을 묻자 “기쁘다. 합격권에 있었던 분들과 비교하여 좀 더 실수를 적게 했고 보다 폭넓게 공부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차분하게 답했다. 소감 하나에서도 그의 성격이 묻어 나오는 듯하다.
이 씨는 어렸을 때부터 역사책, 위인전, 자서전 등을 즐겨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공직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이러한 막연했던 꿈은 대학생 때 벤처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며 구체적인 꿈으로 발전하게 됐다. 그는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면서 프로그래머로서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직자로서 SW산업발전을 위해 환경을 개선하는 것 역시 보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지원하게 됐다”고 지원동기를 밝혔다.
2차 시험 평균 87.71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기까지 남들보다 특별한 비결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사실 특별한 비결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초시 때 모든 단원의 내용이 출제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폭넓게 공부한 것이 2년차에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덤덤하게 말하는 그이지만, 이 씨에게도 힘들었던 고비는 있었다. 원서가 아닌 번역본으로 공부하다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오타와 오번역이 많아서 공부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또한 5급 공채 선발주기가 1년이라는 점이 1차, 2차, 3차 모든 시험과정에서의 큰 압박으로 다가와 심리적으로 그를 괴롭혔다고.
많은 고비와 심리적 압박감을 견뎌내고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그의 공부방법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첫 번째 관문인 PSAT의 경우 기술직렬 특성상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시험 2주일정도 전부터 최근 기출문제를 2번씩 풀어보면서 감각을 유지하고자 했다. 이와 더불어 자료해석영역이 점수향상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별도로 하루에 한 세트씩 문제집으로 공부했다.
2차 시험 공부는 모든 과목 공통으로 교재에 있는 연습문제 중 기출문제와 유사하다고 판단되는 문제들은 여러 번 풀어보는 식으로 대비를 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자료구조의 경우 자료구조 변리사 기출문제가 도움이 되었다. 데이터베이스 과목은 데이터마이닝 부분의 일부가 최근 계속 출제가 되어 그 부분을 추가해서 공부를 했다. 프로그래밍언어의 경우 JAVA, C++ 기본 문법 및 객체 지향적 특징을 숙지하고 컴파일러 책을 구입해서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공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2차 시험에서 중요한 과목으로 운영체제를 꼽았는데 이는 학습범위도 넓고 각 개념들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리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운영체제의 공부 방법으로는 보다 다양한 교재, 다양한 문제를 접하는 것으로 대비를 했다.
이 씨는 2차 시험이 치러지기 한 달 전략으로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동시에 마지막 정리를 하려고 애썼다. 일주일 동안 각 과목 기출문제를 한 번씩 풀어보고 교재 연습문제 중 이전에 체크해 놓은 것들을 다시 푸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마지막 2주는 각 교재를 빠르게 훑어보면서 마지막 정리를 했다.
답안작성의 경우 과목별로 그 특성에 맞춰 다르게 접근해 효율성을 높였는데 먼저 자료구조 과목은 시험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답안분량을 신경 쓰지 않고 핵심만 정확히 적으려고 했다. 운영체제는 계산 실수를 줄이기 위해 계산문제는 여러 번 확인하고, 배점이 큰 서술형 문제는 알고 있는 내용을 최대한 자세히 기술하고자 했다.
그는 답안작성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각 과목별 2차 시험 시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각 과목의 난이도와 남은 시간 등을 적절히 고려해 배점이 크지 않을 경우 핵심내용 위주로 간결하게 적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5급 공채 면접시험이 강화되면서 수험가에서도 면접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해였다. 이 씨는 올 초 인사혁신처 보도자료를 통해 내용을 확인한 뒤 강화된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스터디 외에도 전반적으로 철저하게 준비를 하려고 노력했다. 우선 직무능력 면접을 대비해 전자신문, 부처 업무보고서, 직렬 관련부처 정책 보고서 등을 2차 시험 이후부터 조금씩 공부했다. 또한 행정직, 기술직 등 다양한 수험생들과 2차 결과 발표 이전부터 면접스터디를 했다.
전반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면접스터디의 중요성과 함께 그가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공직지원동기 및 공직사회의 이해’의 중요성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이번 직무능력 및 인성 면접에서 다양한 질문을 받았지만 면접관님들께서 가장 알고자 했던 점은 왜 공무원이 되고 싶은지, 공무원이 돼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공직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등 이었다”면서 “이런 부분들을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험생활에 있어 최대 ‘악’으로 작용하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그는 ‘운동’을 택했다. 평소에도 즐겨하는 운동이기에 이틀에 한 번 30분씩 런닝을 했고 가끔 주말에 풋살을 하면서 잠시나마 수험에 대한 부담을 잊을 수 있었다고. 2차 시험 전까지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 및 체력관리를 병행했다고 전했다.
SW중심사회 구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그는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고단한 수험생활 속에서 모든 수험생들이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꼭 얻길 간절히 바라겠다”며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또한 전산직 수험생들에게는 독학을 할 경우 합격수기나 구글그룹스 전산커뮤니티를 이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추천했다. 커뮤니티를 통해 각 과목별 좋은 교재들을 알 수 있었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은 게시판 질의응답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그는 항상 응원해준 가족과 친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