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시험 채용 시 고려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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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무원시험 채용 시 고려할 점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5.12.09 12: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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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올 주요 공채 일정이 끝이 났고 각 시험 주관 기관들은 내년 시험을 위한 계획을 세우는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시점이 되면 내년 시험일정과 함께 선발규모에 대한 수험생의 관심이 매우 높아진다.

내년 선발규모에 대해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나온 바는 없지만, 국가직의 경우 경채 확대 및 내년 총선 등이 선발인원을 정하는데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직, 사회복지직, 소방직 등 공채 시험의 선발규모는 전체적으로 볼 때 올해 수준 혹은 다소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보여진다라는 말이 나와서 말이다. 내부자들이라는 영화에서 일간지 논설주간으로 나온 백윤식씨는 극 중 검찰과의 대면에서 기자는 누군가에게는 ~보여진다고 쓸 수 있고, 어떤 누군가에는 ~로 볼 수 없다라고도 쓸 수 있다는 또하나의 명대사를 남긴다. 즉 기자가 어떻게 기사를 쓰느냐에 따라 어떤 사안이 갖는 사실이 명확해질수도, 불분명해질수도 있다는 것이다.

극 중에서는 사실이 아닌 사건을 논설주간으로 나온 백윤식 씨는 볼 수 있다가 아닌 매우 보여진다라고 정정하면서 거짓을 완벽한 진실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물론 후에는 검사의 정의구현으로 참혹한 결말을 맞이하지만 말이다.

내년 공무원시험 선발규모 등을 담은 계획안이 수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담할 수는 없으나 올해보다는 선발규모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일부 공무원들은 보고 있다. 보고 있다가 매우 보여진다가 될 지, 아닐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최근 몇 년 새 각 시험 주관 기관은 공무원시험 채용에서 고졸자, 경력단절여성, 민간경력자, 지방인재 등의 선발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고졸자 공직 진입을 활발히 하기위해 공무원시험 과목에 고교과목이 도입됐고 기관별 고졸 채용 선발인원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 경력단절여성의 취업 도모를 위해 공무원채용에 2014년 시간선택제 선발이 신설됐고 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선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공무원 조직 구성원을 다양하게 하고 실무를 수행하는데 힘을 보태고자 우수한 전문 외부 인력을 영입하고 있고, 지방대 출신들의 취업난을 해결하고자 공무원시험에서 지방인재를 많이 뽑으려 하는 상황이다. 올 국가직에서는 그간 5급에서만 실시돼 왔던 민간경력채용을 7급으로까지 확대했고, 7급 공채에서 5급에서만 이뤄져왔던 지방인재채용목표제를 도입해 실시한 것이 그 일례라 볼 수 있다. 지자체에서도 민간경력채용에 시동을 걸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민간경력채용은 전국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채 외 공직에 입직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됨에 따라 수험생들은 공무원이 되기 위한 다양한 경로를 찾고 가장 빠르고 수월하게 합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같은 알짜배기 채용이 가져오는 부작용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특히 시간선택제 채용이 가져오는 우려가 곳곳에 드러나고 있는 듯 하다. 국가직의 경우 부처별 수요발생 시 시간선택제를 경채로 뽑고, 지방직은 직렬별 수요발생 시 공채로 뽑는다.

일전에 기자가 한번 언급했듯, 국가직은 서류와 면접만으로 뽑기 때문에 고스펙을 가진 직장인들이 최근 몰리고 있는 추세다. 고스펙자가 몰리면 부처입장에서는 일단 실력있는 인재를 뽑는 것에 고개를 끄덕일수도 있겠지만, 경력단절 여성 취업을 제고키위해 시간선택제 선발을 실시한다는 정부의 시험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간선택제 경채 합격자는 일선에서 행정사무, 체납징수 등 단순업무를 하지만 이러한 업무를 하기 위해 고스펙자들이 몰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고, 경력단절여성은 이러한 실력자들의 지원에 또한번 가슴을 쓸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채로 뽑는 지방직 시간선택제 선발도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시간선택제 선발이 일반모집보다는 경쟁률도, 합격선도 낮게 나타나고 있지만 어찌됐든 5과목을 치르고 당당하게 뽑인 자원들이다.

그러나 최근 시간선택제에 합격하고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보이지 않는 차별로 인해 어려움을 성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근무시간도 잘 지켜지지 않고, 일반 전일제 공무원들의 따가운 시선, 암묵적인 무시 등이 심적으로 압박과 자괴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차별이라고 했으나, 사실은 매우 보여지고 있는 차별인 것으로 기자는 생각된다.

공직 사회는 철저한 계급사회다. 나이와 경력여부를 떠나 현재 자신의 직위, 직급에 따라 서열이 정해지게 된다. 한 퇴직공무원은 공무원의 꽃은 승진이라고 할 만큼 직위와 직급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냉정한 공직사회에서 하물며 시간선택제 공무원들은 말단이면서도 얼마나 윗선들의 눈총을 받을 지 대충은 짐작이 가기도 한다. 9급 공무원이긴 하나 공직내에서는 거의 알바취급을 당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모든 공무원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허나 분명 개 중에는 소외감을 느끼는 공무원들은 있다는 게 현실인 듯 싶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취업난해소를 위한 무조건적인 시간선택제 확대 선발은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어보인다. 제도적 변화가 낳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또다른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한다. 공무원을 여러 경로로 많이 뽑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무원 사후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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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2015-12-10 01:31:19
기사 잘 봤습니다...중간에 영화이야기를 넣어 흥미로운 기사내용이었고, 앞으로도 시간선택제 공무원 관련 좋은 기사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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