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의 뜻은 ‘조건 없는’ 사법시험 존치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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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의 뜻은 ‘조건 없는’ 사법시험 존치임이 분명하다
  • 법률저널
  • 승인 2015.12.03 17:14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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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3일 2017년에 예정된 사법시험 폐지를 4년간 유보하고 그 안에 법조인 양성 및 선발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법무부는 △국민의 80% 이상이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선 필요성 인식 아래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고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내년 2월 사법시험 1차시험이 현행법에 따른 마지막 1차시험인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4년간 사법시험 폐지를 유예하고 그동안 폐지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이다.

법무부는 사법시험 연장을 발표하면서 ▲사법시험과 유사한 예비시험제도 도입 ▲입학·학사관리·졸업 후 채용 등 로스쿨제도 전반의 개선 방안 마련 ▲사법시험 존치를 전제로 사법연수원을 대체하는 연수기관 설립 등 3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이중 핵심은 사법시험에 준하는 별도의 시험제도를 마련해 로스쿨에 갈 형편이 안 되는 사람에게도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주겠다는 것이다. 일종의 변호사 예비시험제다. 종국적으로는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 단일 체제로 간다는 게 정부의 복안인 셈이다. 예비시험제는 로스쿨제도 정착을 뒷받침하는 보조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법무부가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은 사법시험 폐지에 부정적인 여론이 대세인 상황을 왜곡한 결과다. 이해 당사자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한시 연장이라는 ‘제3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소모적인 논쟁을 막아보자는 의도로 보이지만 논란만 4년 더 연장한 꼴이다. 결국 최종 결정 시점을 다음 정부로 미루면서 ‘책임 떠넘기기’를 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특히 85%가 넘는 국민의 절대 다수가 사법시험 존치를 바라는데도 2021년까지만 연장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뜻을 완전히 왜곡한 독단이다. 게다가 2021년까지 매년 선발인원도 2017년 선발인원(50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사법시험의 자연스러운 폐지의 수순을 바라는 속셈이 숨어있다. 현재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몇몇 수험생들을 구제하면서 문제를 봉합하고자 하는 꿍꿍이셈이다.

또한 법무부의 4년 존치 연장 안은 학문으로서의 법학 쇠퇴를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법치주의의 뿌리를 제공하고, 국가 경쟁력의 토대인 법학에서 학문후속세대가 사라지고 법과대학들이 구조 조정되는 현상을 막기에 사법시험 4년 존치는 너무나 무책임한 발상이다. 법무부의 4년 존치 안은 문제의 근본을 보지 못한 ‘미봉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법부무 원안이 국회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정치권이 사법시험 존치 논의를 또다시 이용할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부적절한 대안이다.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소수의 인원이라도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몇 명의 수험생을 구제하기 위해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법조인력 양성제도를 정착시키고 보다 나은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국민에게 선택권을 달라는 것이다. 로스쿨과 사법시험의 경쟁을 통해 로스쿨도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고 자기개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4년간 한시적으로 존치시키겠다는 법무부의 발표는 이 같은 국민의 의사를 왜곡하는 것과 다름없다.

어쨌든 주무부처인 법무부에서 입장을 밝혔고, 한 차례 공청회도 거친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이 처리돼야 한다. 국회 논의시 사법시험 존치가 로스쿨 제도 정착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사법시험과의 경쟁 구도를 통해 로스쿨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80% 이상이 희망하는 기회균등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법시험 존치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어떤 제도든 영원불변의 제도는 없다. 사법시험과 로스쿨 제도를 보완함으로써 두 제도가 병행존치 된다면 보다 전문성 있는 법조인력 양성은 물론 대국민 법률서비스 역시 제고될 것이다.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국민의 뜻은 한시적 존치가 아닌 ‘조건 없는’ 존치임이 분명하다. 국회는 국민의 뜻에 따라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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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2015-12-04 06:06:20
가난이 죄가 맞나?
로스쿨로 인해 생각이 점점 바뀐다

국민 2015-12-04 02:02:36
로스출신이든 사시출신이든 변호사합격자수를 많이 배출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들에게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법조문턱을 낮추고
법률서비스적인 측면에서 질적수준의 향상일것입니다.
그러나 로스쿨도입후 지금 현실이 어떠합니까.
첫째 변호사수임료가 대폭 내려갔습니까
둘째 질적수준이 향상되었습니까

웃음밖에 안나오는군요

돈스쿨 2015-12-04 00:52:17
진짜 로스쿨러들 이해 못하겠다. 사법시험으로 50명 또는 100명 뽑는게 지들에게 무슨 상관있냐? 가령 500명 정도 뽑는다면 로스쿨이 흔들릴 수 있지만 기껏 100명인데 그게 무슨 상관있나? 그렇게 자신없으면 그냥 로스쿨 폐지가 정답아닌가? 아니면 그냥 로스쿨 독점으로 기득권 굳히려는 집단이기주의 아닌가? 그럴거면 정말 자퇴서 내고 문닫아라.

가자... 2015-12-03 20:22:19
로스쿨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 들이고 제발 도입 취지에 맞게 사회경험이 있는 경력직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을 나이 차별하지 말고 뽑으세요.
그리고 사시존치를 반대만 하지말고 사시가 정량적으로 선발하는 거니까 로스쿨과 선발 방법이 틀리므로 나중에 어떤 제도가 더 나은 것인지 평가할 수도 있잖아요...

충신 2015-12-03 17:49:31
사설에 전적으로 찬동한다.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국민의 뜻은 한시적 존치가 아닌 ‘조건 없는’ 존치임이 분명하다. 국회는 국민의 뜻에 따라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국민들의 기회균등한 평등권 보장, 법조인 배출의 공정성 보장 등 ... 세간에 회자되는 문제점을 치유하지 않고 교육을 통해서만 법조인이 양성되고 선발된다는 것은 매우 염려되는 정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사법시험 마저 폐지 된다면 어두운 미래의 한국으로 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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