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로스쿨 청사진 공개…현실화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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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로스쿨 청사진 공개…현실화 가능성은?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5.11.17 12:40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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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주간 정원 2천명에 야간 450명 증원
변호사시험 합격률 응시자 대비 80%로↑
방통대 150명 등 6개교에 50~75명 배정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현행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의 보완책으로 제시되고 있는 야간·온라인 로스쿨의 청사진이 공개됐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오수근)는 지난 16일 한국방송통신대학을 포함한 6개교에 450명 규모의 야간·온라인 로스쿨을 도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로스쿨협의회 소속 로스쿨 제도개선 특별위원회(위원장 최봉철)가 진행해 온 연구 결과로 사회 경제적 여건이나 교육 기회비용 때무에 기존 주간 로스쿨에 진학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직장인, 유사 법조직역 종사자, 경력 단절 여성 등에게 입학문호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입학생 중 70~80% 주간 로스쿨 수학 어려운 자로 채워야”

발표는 연구 책임자인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가 맡아 입학전형부터 도입시기까지의 종합적인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입학전형 면에서는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 입학생 중 70~80%를 주간 로스쿨에서 수학하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경단녀 등으로 채워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현행 주간 로스쿨에서도 자교생 비율 등에서 제한을 두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 로스쿨협의회는 지난 16일 한국방송통신대학을 포함한 6개교에 450명 규모의 야간·온라인 로스쿨을 도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 안혜성 기자

이를 위해 입학 전형도 주간 로스쿨과 차별화할 것을 제안했다. 주간 로스쿨의 경우 학점과 어학점수, 법학적성 시험 등 정량적 요소를 입학에 반영하고 있는데 야간 로스쿨은 도입 취지상 정량적 요소의 반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법학적성시험은 나이가 어리고 수능에서 고득점을 한 수험생들에게 유리한 요소이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넘으면 응시할 수 있는 자격요건 수준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대신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 심층면접 등 정성적 요소를 강화해 잠재력 평가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특히 면접의 경우 입학전형 총점의 40~50%까지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행 로스쿨 제도의 약점이자 가장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는 등록금에 관해서는 교원 인건비 감축을 통한 절감 효과를 노렸다. 전임 교원 비율을 크게 낮춰 필수과목 및 주요 교과목 담당 교수 중심으로 채용하고 전문 과목은 타 로스쿨과의 교류 등을 통한 온라인 강좌를 실시함으로써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장학금의 경우도 성적 장학금을 배제하고 경제적 필요에 따라 차등 지급하도록 했다. 김 교수는 “장학금 수여 비율을 높이고 야간·온라인 로스쿨의 조기 정착 및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교육과정은 주간 로스쿨이 총 90학점 이수를 졸업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과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경우를 상정한 제도라는 점을 반영해 최소 8학기, 즉 4년간의 교육을 시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수업시간은 주중 2일과 토요일 등교만으로 가능하고 강좌를 편성해 주중에는 저녁 7시~10시 50분, 토요일에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50분으로 하고 온라인 강좌와 병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온라인 강좌를 수강하는 경우 주중 1일 등교만으로 가능하도록 해 등교 부담을 최소화할 것을 제안했다.

주간과 야간 로스쿨간 학적 이동은 야간 로스쿨이 주간 로스쿨 진학의 징검다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 고려됐다. 야간·온라인 로스쿨생은 타 야간·온라인 로스쿨로 편입이 가능하나 주간 로스쿨에서의 수학은 1년간 30학점 이내의 학점 이수만을 허용한다. 주간 로스쿨생의 야간·온라인 로스쿨 편입은 취업이나 출산 등 필요성을 심사해 1회에 한해 가능하도록 한다.

▲ 오수근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변호사가 되는 출구가 여럿이되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야간·온라인 로스쿨을 통해 입학 문호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입학정원은 6개교에 450명이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현재 주간 로스쿨의 입학정원 2천 명에 야간·온라인 로스쿨 입학생을 증원하는 방식으로 추진하자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로스쿨 재학생이 늘어나는 셈으로 현행 주간 로스쿨생들과 이해의 충돌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로스쿨협의회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응시인원 대비 80%’로 상향 조정하는 것으로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정원 배분은 한국방송통신대학에 150명의 입학정원을 배정하고 서울·경기·강원권의 2개교에 각75명, 영남과 호남, 충청의 각 권역별로 1개교씩 3개교에 각 50명씩을 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방통대의 경우 특수한 교육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해 법학과를 존속하되 그 외의 대학은 야간·온라인 로스쿨을 도입하는 경우 법학부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토록 한다.

야간·온라인 로스쿨의 도입은 사법시험이 폐지될 것으로 예정된 시기를 고려해 내년 6월말 이전에 관련 법령을 개정해 인가요건을 발표하고 12월말까지 학교를 선정한다. 선정된 학교들은 2017년에 1년간 개교 준비를 해 2018년 3월 개원한다는 구상이다.

“등록금 절감 가능할까…교육의 질 담보할 수 있어야”

토론자로 나선 강경선 방통대 법학과 교수는 현재 방통대의 운영방식을 고려한 다양한 제안을 내놨다. 비용 측면에서 현행 방통대의 한 학기 등록금은 학부의 경우 40만원, 대학원의 경우 120만원선이다. 강 교수는 “로스쿨이 대학원으로서의 특수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200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등록금이 결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방통대가 ‘오픈(open)’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부분을 야간·온라인 로스쿨 운영에 반영하는 방안이다. 이는 입구는 최대한 넓히되 출구를 좁게 형성하는 운영 방식으로 강 교수는 입학은 최소한의 국어 해독력을 가진 모든 지원자를 받되 이후 단계적으로 시험을 통해 걸러내 최종적으로 졸업을 하고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얻는 인원을 배정된 인원으로 맞추는 방법을 제시했다. 교육 과정 중에 탈락한 자에게도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기 때문에 학생들의 불만도 최소화할 수 있고 많은 인원을 받을 수 있어 재정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의 충실화를 위한 튜터링(tutoring)의 활성화도 제안했다.

▲ 토론자로 참여한 강경선 방통대 법과대 교수는 입학 단계에서는 최대한 많은 인원을 수용하고 단계적으로 평가를 통해 걸러내 변호사시험 응시인원을 조정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 안혜성 기자

박현경 영산대 법률학과 교수는 발표된 야간·온라인 로스쿨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박 교수는 “사법시험을 존치하는 것과 야간·온라인 로스쿨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데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 등 어느 것이 더 나은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가장 우려한 부분은 강경선 교수가 제안한 200만원이하 수준의 등록금으로 학교 운영 및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사이버 교육만으로 전문 법조인 양성이 가능할지, 응시자 대비 80%의 합격률을 보장하는 것은 지나친 자격증 남발이 될 수 있다는 점, 강 교수가 제안한 오픈 방식은 입학총정원제에 반하고 타교와의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박 교수는 “지역대학이자 야간·온라인 로스쿨 도입이 가능한 대학의 입장에서 야간·온라인 로스쿨이 단순히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대안으로 그친다거나 자격증만 있는 2류 변호사를 배출하는 형식적인 것이 되면 곤란하다”며 보다 심도 있는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은실 좋은이웃 종합법률사무소 사무원은 방통대에서 법학을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야간·온라인 로스쿨에 관한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야간·온라인 로스쿨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했으나 충분한 실무교육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주간 로스쿨에서 교육을 받은 변호사들도 현장 실습이 부족해 실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는 것. 다만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등 실무적 경험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 지원자에게는 야간·온라인 로스쿨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교육기간을 4년으로 정하기보다 주간과 같이 3년으로 정하되 필요에 따라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김씨는 야간·온라인 로스쿨의 시행 가능성에 대해 “사법시험 폐지 문제를 비롯해 야간과 주간 로스쿨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나 출신별 대립 우려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산재돼 있다”며 “이를 해결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시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화여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 2회에 합격해 법조인이 된 임지영 변호사는 경험을 통해 느낀 로스쿨 제도의 장점을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임신이나 출산, 육아를 하며 로스쿨에서 공부할 수 있었던 사례를 제시하며 야간·온라인 로스쿨이 이들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다만 국가의 지원이나 학교 자체의 장학금 마련 등 비용 문제가 최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점, 실무수습 운영에 대한 확실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 타교와 비교할 수 있는 신빙성 있는 성적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 변호사시험 합격률 문제의 해결,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 대한 자질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 등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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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2015-12-06 23:54:40
현재 고졸 방통대에서 법학과 다니고 있습니다 현재 2학년 과정끝났네요
일하면서 다닐수 있으니 저에겐 방통대 참 고마운 곳입니다
앞으로 2년 남았는데 방통대에 로스쿨 생긴다면 도전할겁니다

ㅇㅇㅇ 2015-11-20 20:14:23
똥을 싸고 자빠져 있네~~ ㅋㅋㅋㅋ
.
야간 로스쿨을 개원하든~~~ 방통대 로스쿨을 개설하든~~
ㅋㅋㅋ
.
.
결국에는 고졸은 법조인이 될 기회가 없다는 거 아닌가?
.
.
뭘 해도 평등권 침해래도?
로스쿨 제도 자체가 기본권 침해인데?
ㅋㅋㅋ

정택근 2015-11-18 16:08:50
사시는 구태. 사회적 합의이행순으로 가는 것이 순리.
야간 사이버 자신의 책임하에 하는 것이지 난 직장인
으로 삶을 풍요롭게 살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정택근 2015-11-18 16:06:42
대찬성. 기회균등관점.

정택근 2015-11-18 16: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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