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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아웅산 수치 여사의 미얀마와 박근혜 대통령의 대한민국
오시영  |  sunwhis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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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13  11: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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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 / 변호사 / 시인

미얀마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의 민주주의민족동맹이 70% 이상 승리를 거두었다. 군부독재 53년 만에 민주정부가 들어서게 되었다. 미얀마헌법이 국회의원의 25%를 군부에게 할당하도록 되어 있고, 국방부장관과 내무부장관 등 군인과 경찰 지휘권을 가진 내각을 군부에 할당하도록 되어 있어서 수치 여사가 미얀마 민주정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 험로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미얀마 국민은 위대했다. 신유신정치라는 단어, 독재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는 2015년 대한민국에서 볼 때 미얀마 국민은 참으로 위대한 국민이라고 칭찬에 칭찬을 해도 부족하다 하겠다.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만든 유신헌법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국회의원 3분의 1, 다시 말해 33.3%를 대통령의 거수기 노릇을 하는 로봇 국회의원들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새삼스럽게 미얀마 총선결과를 지켜보며 “아니 헌법에 국회의원의 25%를 군부에게 할당하도록 되어 있다니, 이런 엉터리 같은 헌법이?”라고 놀라는 우리도 얼마 전까지 33.3% 국회의원들을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도록 하여 국민들의 주권을 무력화시켰던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유신헌법은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한 선거구에서 두 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중선거구제를 병행 실시함으로써 여ㆍ야 국회의원들이 사이좋게 한 명씩 동반 당선되도록 하여 아무리 국민이 야당을 지지하여도 결국 야당이 3분의 1을 넘을 수 없도록 하여 “박정희 공화당의 영구집권”을 헌법제도화하였었다. 그런 유신헌법에 비하면 미얀마헌법은 양반인 셈이다. 그렇지만 대한민국국민은 유신철폐를 위해 피 터지는 민주화운동을 벌였지만 “유신독재에 대한 국민의 위대한 승리”를 맛보는 기쁨을 가져 보지 못했다. 국민이 심판하지 못하고 그의 심복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에 의해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 당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미얀마국민은 자신들의 현명한 선택에 의해 53년간의 군부독재를 끝장내는 “국민의 승리”를 몸소 겪었으니 어찌 위대하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국민이 깨어 있다는 반증이다. 이번 미얀마총선 역시 군부독재세력이 자신들의 재집권을 위해 헌법상 보장된 25%는 이미 확보되어 있는 것이어서 25%만 더 얻으면 되기 때문에 직접선거에서 34%만 얻으면 25%(75%의 3분의 1)를 얻게 되어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었지만, 미얀마국민은 70% 넘는 지지를 아웅산 수치 여사의 민주주의민족동맹에 보냄으로써 군부독재를 종식시키게 된 것이다. 테인세인 미얀마 대통령도 지난 11일 예흐투트 공보장관을 통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준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민의 70% 이상이 민주주의에 대해 깨어 있는 미얀마는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이 있다. 국민이 민주주의라는 보다 높은 이상과 가치로 뭉쳐 있기 때문이다. 과연 2015년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박근혜 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언어 폭력 앞에서 많은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 하고 있다. 사람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사람의 언어를 보고, 둘째,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셋째는 그 사람의 결과(과거, 역사)를 볼 필요가 있다. 한 인간은 오랜 과거의 언어와 행동을 통해 오늘의 한 인간으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까닭에 필자는 거짓말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 어제 한 말 다르고 오늘 한 말 다르면 어떻게 그 사람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거짓말쟁이를 한 사람 꼽으라면 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너무 거짓말을 잘 한다. 오죽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최대의 적은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라는 말이 인터넷에 회자되겠는가? 한 입으로 너무나 많은 거짓말을 하고, 어제 한 말과 완전 다른 말을 함으로써 오늘 한 말이 거짓말인지 어제 한 말이 거짓말인지 다른 사람들이 종잡을 수 없게 만드는 묘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일국의 지도자 말이 희언이 되고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정책에 이르러서는 거의 국민에 대한 악담 수준의 표독스러움을 보이고 있을 정도이다. 촌철살인이라 했다. 몽둥이로 맞는 것만이 아픈 것이 아니라 한 마디 말로도 심장에서 피가 철철 나는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게 살아 있는 인간이고, 자존심을 가진 한 인격체이다. 10년 전 “국정화 반대”를 주장하던 입으로 오늘 국정화만이 살 길이라고 부르짖고 있으니 어안이 벙벙하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생각의 다양성과 교육의 자주성을 주장하며 헌법가치는 국정화라는 획일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움에 있다고 주장하는 국민을 향해 “잘못되었다.”고 강조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야말로 잘못되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원고 없이 말할 때 “비문 정도를 벗어난 난독불가상태의 문장”을 서슴없이 말할 때가 자주 있다. 가장 대표적 예로 “우리의 핵심목표는 올해 달성되어야 될 것은 이것이다 하는 것을 정신을 차리고 나가면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걸 해 낼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셔야 될 거라고 생각한다.”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박근혜 대통령의 의도는 “우리의 핵심목표는 올해 달성되어야 할 것에 정신을 차려 에너지를 모으면 해 낼 수 있다.”일 것이다. 그런데 위 앞서의 예는 완전히 반대로 말하고 있으니 어안이 벙벙한 것이다. 결국 위 비문의 뜻은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시키자.”라는 것으로, 에너지를 모아도 시원찮을 판에 분산시켜 버리면 우리의 핵심목표를 달성하지 말자라는 말을 간곡하게 하고 있는 셈이니 황당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언어의 논리적 체계가 무너진다는 것은 “생각의 체계”가 무너져 있다고 볼 수밖에 없고, 교수인 필자의 입장에서는 저런 답안지가 제출되면 할 수 없이 “F” 학점을 주어 재수강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박근혜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하여 원고를 보고 말할 때에조차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심히 우려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를 통해 “역사교과서는 정쟁이 되어서도 안 되고, 정쟁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였다. 역사교과서에 대한 국민의 반대의견을 “정쟁”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은 정치전쟁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창의력과 상상력, 자유로운 생각의 다양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획일화된 단 한 권의 교과서에 의한 교육”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양심의 소리를 말하는 것일 뿐인데, 이를 정쟁으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이를 정쟁화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리고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하면서 정쟁을 벌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고, 박격포를 쏘고, 미사일을 터뜨려 수많은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 혼자이고, 어찌 보면 혼자 정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더 나아가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는 인간이 되고,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참으로 생각하면 무서운 일”이라고 말했다. 모든 국민은 자기 나라 역사를 진짜로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단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이 책 저 책 등 수많은 책을 통해 올바른 역사를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이다.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이 생각하는 역사만이 올바른 역사이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역사는 올바른 역사가 아니라고 독단할 수 있는가? 이러한 생각은 극단적 편집증으로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가장 배척되어야 할 “유일무이사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북한의 주체사상을 비웃고 비판하는 것은 그 사상이 “김일성 일가를 찬양하는 유일무이사상”이기 때문이 아닌가? 우리가 북한을 마음껏 비웃어 줄 수 있는 것은 “김일성 주체사상” 하나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그 독선 때문이 아니겠는가? “단 한 권의 검인정 역사교과서”와 “김일성 주체사상”의 단일성이 어떻게 다른 것인가? 

혼과 정신은 다른 것이다. 기독교에서는 혼과 정신을 분리하여 설명한다. 영혼불멸사상에서 말하듯 혼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존재하는 신령한 것이다. 반면에 정신은 육체와 결합하여 한 사람의 살아 있는 사람을 구성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혼은 신의 영역으로 정상과 비정상으로 분류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생각하는 영혼의 정상화는 박근혜 대통령과 영혼과 같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진다. 그렇다면 그러한 영혼합체야 말로 참으로 무서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53년 군부독재를 지나며 지난한 삶을 살아온 미얀마국민은 70%가 넘는 열망으로 민주정부를 수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집권 후 2년 9개월 만에 대한민국은 “야당 대표의 입에서 독재, 유신시대로의 회귀”라는 말이 공공연히 거론될 정도로 민주주의의 퇴보가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여당 국회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 하는 모습을 보면 “고양이 앞에 생쥐꼴”이라고밖에 달리 평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고 있다. JTBC에서 방영되고 있는 “송곳”이라는 드라마에서 보듯 “누군가 송곳처럼 뚫고 나오는 양심”이 있을 법도 한데 처음에는 “두더지 게임”의 두더지처럼 치고 올라오는 듯하다가도 무슨 도깨비 방망이를 맞았는지 구멍으로 쏙 들어가서 눈치만 보고 있으니 그들을 어찌 국민으로부터 수임받은 독립기관 국회의원이라 할 수 있겠는가 싶다. 

박근혜 대통령은 또 “진실한 사람만 선택해 달라.”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청와대에서 자신과 함께 근무한 자들을 총선출마를 위해 사표를 쓰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맥상 그런 청와대 인사들만 “진실한 사람”이라는 것인지 참으로 아리송하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배신자”라고 하더니 청와대 참모들을 향해서는 “진실자”라며 당선을 격려하고 있으니 이러한 언행은 공직선거법이 금하고 있는 대통령의 정치관여행위라는 야당의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내년 대한민국총선에서 어찌 되었던 자신에게 충성하는 국회의원들을 다수 확보하고자 하는 정치적 셈법이 복잡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역사는 잘못 가르칠수록 역설적이게도 잘 배우게 된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인지라 잘못되게 가르치면 자꾸 반발하게 되고 비판하게 되어 진실을 투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바른 역사가르치기라는 미명하에 역사교과서의 국정화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감추어진 거짓의 역사를 바로 시정하는 역사의 산 교육”을 전 국민에게 시키고 있으니, 그 점에서는 참으로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감추어졌던 근현대사의 부끄러운 치부를 더욱 생생하게 국민들이 알게 되었다. 친일매국노들에 대한 공부가 되고 있는 셈이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친일매국노인명사전이라고 명명하면 더 좋을 듯싶다)을 고등학교에 배포하겠다는 계획이 서울교육청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이 이를 공공연히 반대하고 있다. 친일매국노를 옹호하는 것은 나중에 다시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자신도 민족과 국가의 변절자를 옹호할 수도 있다는 것인가? 상황논리에 맞춰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옹호한다면 다시 그런 상황이 되면 다시 그렇게 매국하겠다는 것밖에 되지 않지 않는가?

혼이 나가면 안 된다. 정신줄을 놓아도 안 된다. 혼의 비정상화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던 혼이 비정상이 되면 안 된다. 필자는 오늘 미얀마가 너무 부럽다. 물론 현실은 가난하고, 여전히 군부독재세력이 잔존하고, 소수인종과의 지역분쟁 등 수많은 갈등이 있지만, 53년간의 군부독재를 민주선거로 끝낸 그들은 희망에 부풀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보다 경제적으로 조금 나을 뿐 여전히 친일잔재세력이 기득권층으로 자리 잡고 있고, 동서 간, 남북 간 지역갈등이 심각한 수준에서 청년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일자리를 제시하지 못하여 그들을 N포세대로 전락시키고 있는 암울한 대한민국이 안타까울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혼이 정상이었으면 한다. 내 혼도 정상이었으면 한다. 혼의 정상화와 비정상화라는 새로운 개념이 정립되고 있는 대한민국은 지금 진화 중이다. 수치 여사, 축하합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은 수치 여사를 부러워하며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수치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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