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리사시험 수석 꿰찬 김영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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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리사시험 수석 꿰찬 김영후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5.11.12 14:48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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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후·제52회 변리사시험 수석·대진고 졸·서울대 바이오시스템공학과 4학년

변리사 수석 합격의 키워드 ‘마인드 컨트롤’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흔히들 수험생활을 빗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수험생활 중 반드시 찾아오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자신만 뒤쳐지는 것 같은 초조함,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에 대한 자괴감, 종일 책과 씨름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이런 감정들과 끊임없이 싸워 이겨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값진 열매가 바로 합격이다.

제52회 변리사 시험에서 가장 달콤한 열매, 수석 합격의 영광을 거머쥔 김영후씨도 다른 수험생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이 자리에 섰다. 수석 합격자로서의 수험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김씨는 “특별한 노하우나 공부 방법이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수석 합격 소식을 전하는 전화를 받을 때까지도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다만 “성격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았기에 특별히 슬럼프를 겪지 않고 꾸준히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이 수석 합격으로 이어지게 된 것 같다”는 대답을 덧붙였다. 그렇다면 정말 그에게 위기나 어려움이 없었던 것일까. 그가 덤덤히 들려준 수험생활과 공부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직면한 위기와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한 ‘마인드 컨트롤’이 김씨가 수석 합격에 이를 수 있었던 비법으로 요약된다.

김영후씨는 서울 대진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바이오시스템 공학과에 재학 중이며 현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수석 합격에 대한 소감을 묻자 “합격만 해도 정말 좋았을 텐데 수석의 영광을 누리게 돼 아직도 얼떨떨한 느낌”이라며 “수석을 할 만한 실력인지 의문이지만 정말 운 좋게 수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는 겸손이 묻어나는 소감을 전했다.

김씨가 변리사시험을 준비하게 된 것은 지난 2012년 4월 군대를 제대한 후의 일이다. 진로에 대해서 고민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진로에 대해 고민을 했다. 그러던 중 변리사에 대해 알게 됐고 변리사의 업무와 환경이 자신과 맞는다는 판단에 따라 수험에 뛰어들었다.

약 3년가량의 수험생활 동안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지난해 2차시험에서 떨어졌던 일이다. 선택과목인 열역학이 난도 높게 출제되면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던 것. 변리사 2차시험은 거의 매년 선택과목간 난이도 차이로 인한 논란을 빚고 있다. 김씨가 고배를 마셨던 지난해에는 절반에 가까운 응시생이 선택하는 회로이론이 지나치게 쉽게 출제되면서 다른 과목을 선택한 응시생들이 큰 불이익을 입었다.

김씨는 “당시 선택과목간 유불리에 따라 합격여부가 달라지면서 솔직히 억울한 감이 있었다”며 “그 이후에 다시 삼시를 시작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공부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시험과목 중에서는 특허법이 가장 힘들었다. 특허법은 학원에 다니면서 수업을 들을 때 생각보다 점수가 나오지 않는 과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상표법보다 더 많은 시간을 특허법에 투자했다. 처음 보거나 잘못 풀었던 문제는 다시 한 번 보고 책에 적어 놓았다. 김씨는 “나중에는 특허에서 과락만 나오지 않는다면 특허 때문에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갖고 공부했다”고 전했다. ‘마인트 컨트롤’이 취약과목 극복에 한 몫을 한 셈이다.

합격만 하기도 어려운 시험에 수석으로 붙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슬럼프 없는 꾸준한 공부와 함께 그가 수석 합격의 비결로 꼽은 것은 모든 과목에서 고른 성과를 낸 점이다. 김씨는 “각각의 법 과목에서 수석을 바랄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과목이든 많이 뒤처지는 과목이 없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던 점이 특이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에게 변리사가 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인 1차시험 공략법에 관해 물어봤다. 과목별 공부 순서 등의 큰 틀은 남들과 같았지만 그에게는 ‘쉬는 날’이 없었다. 김씨는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주위의 여러 사람들이 주말에는 쉬고 재충전을 한다고 했는데 함께 공부한 사람이 쉬는 날 없이 해도 할 만하다고 하기에 저도 쉬는 날 없이 꾸준하게 공부하며 공부량을 늘렸다”고 자신의 1차 수험생활을 소개했다. 물론 그도 기계는 아니기에 하루 정도는 늦게 나오거나 공부를 하고 저녁에 친구랑 놀거나 하는 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올해 치른 두 번째 1차시험은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때문에 특허와 상표는 최소한으로 하고 민법과 자연과학에 집중했다. 김씨는 “자연과학에서 고득점이 나와야 법과목에서 실수를 하더라도 안정적으로 붙을 수 있다고 생각해 조금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의 전략은 맞아떨어졌고 가채점 후 안정적인 점수에 마음 편히 2차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

2차시험에 관해서는 “1차시험과는 전혀 다른 유형이므로 접근하는 전략도 다르고 공부하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가 제시한 2차 공부의 팁은 ‘스터디를 잘 구성하는 것’이다. 김씨는 동차 때 같은 열역학을 선택한 이창현 변리사와 처음부터 같이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그 때는 아는 것도 많이 없고 막상 쓰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열역학 위주로 스터디를 하다가 6월경부터 법과목 스터디를 시작했다”며 “당연히 잘 못쓰지만 최대한 2시간을 활용해 아는 것이라도 쓰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 2차 답안지 쓰는 요령을 터득한 것 같다”고 전했다.

동차를 치르고 재시를 준비할 때는 이재용 변리사가 함께 하게 돼 세 명으로 스터디가 구성됐다. 가을부터 스터디를 시작해 일주일에 하루만 쉬고 나머지는 매일 민사소송법 쓰기 스터디를 했다. 이 때 민사소송법을 여러 번 반복해 보면서 실력을 키웠다. 봄부터는 김병준 변리사와 함께 공부했다. 주말에는 학원에 가고 주중에는 한 번 정도를 쉬면서 나머지는 하루에 두 과목 이상 스터디를 했다. 김씨는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정말 힘들었지만 다른 스터디원도 버티면서 하는 것을 보고 저도 억지로나마 공부를 하게 되면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며 스터디의 효과를 강조했다.

선택과목은 전공에서 배웠던 과목이라 친숙한 열역학을 택했다. 선택과목 공부에서 가장 중시한 점은 ‘시간 투자’다. 열역학의 경우 회로이론과 달리 자료가 많이 누적되지 않는 점이 어려웠지만 이미 풀었던 것이라도 반복해서 풀며 시간 관리나 감을 유지했다.

김씨의 2차시험 답안작성 비법은 ‘무난하게 쓰는 것’이다. ‘시험’을 보는 입장에서 최대한 의문은 접어두고 ‘이런 논점은 이런 식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미리 해뒀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끝까지 파고들지는 않았다. 때로는 이해가 잘 되지 않더라도 연결되는 흐름을 암기하면서 공부하다보면 나중에 이해가 되는 경우도 많았다. 글씨는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크게 쓰려고 노력했다. 삼시부터는 펜도 바꿔가면서 최대한 편하고 오랫동안 쓸 수 있는 펜을 찾았다. 김씨는 “답안지 형식이 바뀌면서 분량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글씨를 크게 쓰고 빨리 쓸 수 있는 펜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제 변리사로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 김씨가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아직 변리사에 대한 정확한 업무나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므로 수습기간을 거치며 좀 더 고민을 해 봐야 알 것 같다”며 “우선 학교를 졸업한 후에 합격한 법인에서 열심히 일을 배워야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우선 제 업무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 저에게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되고 그 과정 중에 이후의 비전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가는 김씨가 동료나 후배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그의 수험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김씨는 “재시 때 솔직히 ‘이렇게까지 공부했는데 내가 안되면 누가 붙겠나. 조금만 참자’는 생각으로 공부를 했는데 실력이 있더라도 선택과목 때문에 안 될 수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면 결국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마지막으로 그의 수험생활의 버팀목이 돼 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가장 먼저 경제적으로 지원해주시고 믿어주신 부모님, 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시험 준비를 하면서 예민하게 행동했지만 다 받아주면서 공부에 전념하도록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같이 자취한 룸메이트들에게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공부한다고 청소도 잘 안하고 했지만 참아주면서 싫은 소리도 안하면서 공부하도록 배려해준 점을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또한 같이 공부한 스터디원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른 시험을 준비했지만 같이 공부했던 과동기, 선배님과 후배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명이 이제 5급 공채면접이 남았는데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제가 공부를 하는 동안 응원해준 친구들 모두 고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삼시를 준비 하면서 힘들 무렵에 여자 친구가 생겼는데, 그 때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도록 큰 도움을 주었고 발표까지의 기간을 잘 버틸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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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ㄹㄹㄹ 2016-01-08 16:30:46
사시 행시 기시 변시 합격자들은 개나 소나 다 서울대랑께 ㅠㅠ 지잡대의 설움이여 ㅠㅠ

2015-12-13 13:47:52
스터디 멤버가 다 합격했네~~ 어중이 떠중이들 클라스와는 다르군...

zzz 2015-11-14 16:31:07
훈훈하네요~ 축하해요~

zzz 2015-11-14 16:30:04
정말 고생많으셨어요ㅎㅎㅎㅎㅎㅎ

124 2015-11-14 16:13:03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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