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수석 합격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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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 수석 합격수기]
  • 박정훈
  • 승인 2015.10.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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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외교학 / 철학 전공 4년)
 

“스트레스와 컨디션 조절하며 ‘시간’보다 ‘목표량’ 기준 공부”

I.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저는 2015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에 합격한 박정훈입니다. 공부를 하면서 저보다 실력도 노력도 출중한 분들을 많이 보았기에, 부족한 제가 수석이라는 것이 아직도 잘 믿기지 않습니다. 이렇게 수기를 적는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제 경험이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도움 혹은 자신감을 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써봅니다. 시험에 합격하는 방법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사람마다 각자의 성향에 맞는 다양한 공부 및 생활 스타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택했던 방법과 경험을 최대한 진솔하게 나누고자 하니, 여러분들께서도 자신에게 맞게 적절하게 참고하시어 도움을 얻으실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II. 전반적인 수험생활

저는 대학교 4학년에 올라가는 2014년 3월부터 수험생활을 시작했습니다. 3년간의 학교생활 중에는 학교 공부만으로 너무 바빴고 대외활동을 활발히 한 편이라 고시공부 병행이 불가능하였기에, 예비순환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예비순환과 1순환은 전 과목을 들었고, 2순환과 3순환은 국제법만 수강하면서 경제학 3순환 수업에 모의고사만 참여하였습니다. 

기간별로 공부 패턴을 살펴보면, 1순환 때까지는(2014년 3월~10월) 학원 수업을 충실히 따라가면서 매일 복습을 철저히 하는 식으로 하루에 한 과목씩 공부했습니다. 2순환 시기(2014년 11월~12월)에는 수업을 거의 듣지 않는 대신 답안 작성 스터디를 적극 활용하여 답안 작성 및 경제학 문제 풀이 비중을 크게 늘렸고, 하루에 짧게나마 두 과목 이상씩 보면서 전과목 감을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이 기간에 실력이 많이 상승하였습니다. 2015년 1월에는 PSAT 준비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면서 하루에 3~4시간 정도씩만 2차 공부에 투자하였습니다. PSAT이 끝나고 3순환이 시작하기 전 기간인 2015년 2월에는 3순환 수업과 모의고사를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것을 목표로, 매일 답안 작성 연습과 함께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위주로 복습했습니다. 이 기간에는 하루에 세 과목을 모두 보았습니다. 3순환 기간(2015년 3월~4월)에는 학원 수업 및 모의고사와 더불어 국제정치학 3순환 모의고사 답안 작성 스터디, 국제법 기출문제 답안 작성 스터디, 경제학 다른 강사의 3순환 모의고사 답안 작성 스터디 등을 통해 매일 하루에 200~300점씩 실전 답안 작성 연습을 병행했습니다. 저는 예비순환 때부터 억지로라도 목차를 짜고 답안을 작성해보았을 만큼 항상 답안 작성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수험 기간을 보냈고, 답안을 쓰고 나면 매번 최고답안을 꼼꼼히 읽고 스스로의 답안에 피드백을 적었습니다. 돌아보면 이것이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실력을 올리고, 3순환 기간의 강도 높은 실전 답안 작성 연습에 잘 적응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는 1순환이 끝나는 10월까지는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였고, 11월부터 2차시험까지는 신림동 고시촌 독서실을 등록하여 그곳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집에서 학교 및 독서실까지 가는 데에 40분 정도 소요되었지만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멘탈 관리에 큰 도움이 되었으므로 항상 집에서 학교로, 독서실로 통학을 하였습니다.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공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였으나, 저는 주로 ‘시간’보다는 ‘목표량’을 기준으로 공부하였기에 컨디션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절하였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주로 일요일에는 공부를 하지 않고 쉬거나 놀러 나가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저의 경우 공부 초기 예비순환을 들으면서 그 해 PSAT에 응시하였는데 운 좋게도 합격을 하여 2014년 2차시험장에 가볼 수 있었습니다. 2차시험장에 갈 기회가 생기긴 했지만 그 시기에 기본기를 닦을 기회를 놓치면 안될 것 같아 그냥 저의 페이스대로 예비순환을 충실히 듣는 것에만 집중했습니다. 비록 당시 답안지에 쓸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지만 시험장 실전 분위기를 익힐 수 있었다는 점에서 훗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III. 1차 PSAT 

저는 소위 ‘PSAT형 인간’이 아닙니다. 처음 PSAT 기출문제를 풀어보았을 때, 언어논리만 80점대가 나오고 자료해석과 상황판단은 60점 정도를 받았습니다. 높은 점수는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2차 공부가 급해서 PSAT 준비를 거의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외교관 시험은 행정고시보다 PSAT 컷이 낮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덜 준비하고 들어간다는 것이 제 경우 심리적으로 용납이 안됐고 1차에서 떨어지면 큰일 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1차시험 1달 전부터는 PSAT을 집중적으로 준비했습니다. 대신 매일 저녁 3~4시간 정도는 2차시험을 공부하였습니다. 

저는 주로 혼자 많이 풀어보는 것으로 PSAT을 대비하였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공부법이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강의를 듣거나 문제 풀이를 공유하는 스터디를 하는 것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많이 풀고 리뷰를 꼼꼼히 하며 요령을 체득했고, 결과적으로 80점대 초반으로 점수를 크게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때 정해진 시간에 모여서 각자가 가져온 문제만 풀고 헤어지는 스터디를 조직해 하면서 스스로에게 강제성을 부여하고 긴장된 분위기에서 푸는 것을 연습하였습니다. 첫 주에는 우선 2009~2014 기출문제를 쭉 풀었고, 그 이후부터는 시중에 나온 강사들의 모강을 2개년치씩 구해서 풀고 해설을 보며 꼼꼼히 리뷰하였습니다. 기출문제가 중요하긴 하지만 너무 많이 반복하면 답을 기계적으로 외워서 풀게 되어서 틈을 두고 총 두세 번 정도만 반복하여 풀고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시험 직전에 스스로 실전 모의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 일부러 2008년 기출문제는 풀지 않고 남겨두었다가 시험 전날에 풀었습니다. 

제가 가장 어려움을 겪은 과목은 자료해석이었습니다. 푸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고민이었는데, 강사들의 해설에 나온 노하우들을 연구하면서 자료해석만의 푸는 ‘요령’을 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실수가 너무 잦았던 것도 문제였는데, 이에 관해서는 친구가 추천해준 방법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수로 틀린 문제가 나올 때마다 빈 종이에 예컨대 ‘덧셈을 곱셈으로 잘못 봐서 틀림’ 이런 식으로 실수 내용을 쭉 적어내려 가면서 어떤 실수들을 주의해야 하는지 보고 명심했습니다. 
 
IV. 2차 논문과목

1. 국제정치학

국제정치학은 전공이기도 하여 초반에는 가장 자신감이 있었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국제정치학이야 말로 답안의 깊이와 수준이 사람마다 차이가 크게 난다는 것을 깨닫고 부담을 느낀 과목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전공 수업을 많이 듣긴 했지만 막상 답안지에 잘 현출해내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예비순환과 1순환 수업을 들어보았습니다. 우선 예비순환은 정원준 선생님의 수업을 인강으로 2배속으로 들으면서 『현대 국제관계 이론과 한국』, 『왈츠 이후』, 『변환의 세계정치』를 읽었습니다. 이때 『왈츠 이후』를 작은 노트에 단권화하였으며, 『변환의 세계정치』 에 세계대전과 그 이후의 외교사 부분이 잘 정리되어있어 연표로 단권화하였습니다. 이 연표는 공책을 가로로 놓고 ‘세계’, ‘동아시아’, ‘한국’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연도 별로 사건과 의의를 적는 식으로 정리하였는데 향후 수험 기간 내내 유용하게 사용하였습니다. 답안지를 빨리 접해보고 싶은 마음에 예비순환 시작과 함께 학교에서 국제정치학 기출문제 답안 작성 스터디를 구해서 참여하였습니다. 참여한 5명 모두 갓 시작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기출문제 30점짜리 한 문제를 생각해와서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작성한 뒤 서로 피드백해주는 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실력이 부족한 시기였기 때문에, 책을 참고하여 쓰더라도 일주일 동안 한 문제에 대한 답안을 충분히 준비하고 고민해보는 과정에서 내용 공부도 되었을 뿐만 아니라 답안의 논리 구성 방식을 공부 초반부터 익혀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스터디는 모든 기출문제를 다룬 12월까지 계속되었습니다. 

1순환때는 이상구 선생님의 강의를 인강으로 역시 2배속으로 들었습니다. 이 기간에 『국제정치학 논강 ? 외교사 편』을 활용하여 외교사 단권화를 완료하고 틈틈이 읽었습니다. 외교사는 안 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내용이 많고 시험에 나오는 비중이 적어 수험생 입장에서 소홀하게 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2순환 이후부터는 내용 공부하랴, 경제학 문제 풀랴, 답안지 작성하랴 별도로 외교사를 살펴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이 때 외교사 정리를 끝내놓은 것이 잘 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 더불어 정원준 선생님의 1순환 논문 모음집을 구입하여 읽고 나만의 이슈 분야 단권화 노트에 정리하였습니다. 이슈 분야 정리는 이 기간뿐만이 아니라 수험 기간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찾고 읽어가며 업데이트했습니다. 

2순환 기간에는 강의를 듣지 않고 혼자 공부하면서 『현대 국제관계 이론과 한국』, 『국제정치학 논강 - 이론편』, 『왈츠 이후』 및 각종 논문들을 활용하여 ‘이론’ 부분 단권화를 끝냈습니다. 이때 혼자서 신희섭 선생님의 『수험국제정치학』 책을 구입하여 답안을 작성하였습니다. 답안을 작성하지 못한 부분은 목차라도 꼭 잡았습니다. 답안을 작성하고 나면 항상 해설을 꼼꼼히 읽고 내 답안에 스스로 피드백을 적었습니다. 이렇게 쓴 스스로의 국제정치학 답안집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자료로서 시험 직전까지 유용하게 사용되었습니다. 

3순환 기간에는 강의를 듣지 않고 2015 신희섭 3순환 모의고사와 이상구 3순환 모의고사 자료집을 구하여 스터디를 통해 작성하였습니다. 이때는 시간이 부족했으므로 서로 별도의 피드백은 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모여 작성하고 바로 헤어지는 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만든 이론, 외교사, 이슈 단권화 자료를 반복해서 읽었고, 주요 국가의 GDP등 각종 팩트와 답안지에 쓸만한 현실 사례들을 준비하면서 2015년에 특히 시의성 있는 주제들, 예컨대 한미동맹이나 UN 개혁 등에 대하여 따로 대비를 해두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국제정치학 같은 경우는 단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약에 매몰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고시는 ‘답안지’로 평가받는 것인 만큼, 정리 이전에 항상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피상적인 내용을 기술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 심도 있는 답안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충분히 안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막상 답안지에 논리 정연하면서도 깔끔하게 현출해내려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요약본이나 강의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꼭 단행본이나 논문을 읽는 것이 중요한 것 같고, 항상 답안지 쓰는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음으로써 같은 내용도 체계적으로 구조화하여 쓸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국제법

국제법은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재미있게 공부한, 제 고시 생활의 ‘낙’과 같았던 과목이었습니다. 실제로 85.75점을 받아 다섯 과목 중 가장 고득점을 한 과목이기도 합니다. 저는 백승호 선생님의 예비순환을 듣고, 1, 2, 3순환 모두 정성주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공부는 주로 정성주 선생님의 강의안을 위주로 하였고, 김대순 저 『국제법론』을 예비순환 때 한 번, 3순환 들어가기 전 2월달에 한 번 이렇게 두 번 읽고 추가로 특별히 복잡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을 따로 찾아 읽었습니다. 저는 국제법을 공부할 때 우선 책의 목차 중심으로 읽으면서 흐름과 핵심 내용 및 논리를 파악한 뒤, 세세하게 읽으면서 ‘왜’ 이런지 고민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특히, 의문점이 생길 때마다 정성주 선생님을 괴롭히다시피 하며 내용이나 답안지 작성과 관련해 상당히 많은 질문들을 했는데 그것이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의문스러운 부분을 그때 그때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끝까지 확실히 알지 못하는 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가게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국제법 수업의 모의고사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되는데, 1순환 때는 선생님이 미리 올려주시는 모의고사 문제를 보고 책을 뒤져가며 충분히 고민을 해 간 뒤 그것을 기반으로 작성을 했습니다. 1순환 때는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실전처럼 참여하여 다소 질 낮은 답안을 써내기보다는 사전에 준비를 하더라도 ‘좋은 답안’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는 저도 선생님과 다른 합격자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실행해본 방법인데, 결과적으로 이를 통해 내용이 심도 있게 복습되었을 뿐만 아니라 답안 구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어 제게도 무척 효과적인 방법이었습니다. 2순환 모의고사에서는 미리 준비해오지 않고 시간 내에 쓰는 것을 목표로 하되 책을 참고하여 쓰는 경우가 많았고, 3순환 모의고사에서는 아무것도 참고하지 않고 시간 내에 실전처럼 썼습니다. 학원 모의고사에 더해서 PSAT이 끝나고부터는 국제법 기출문제 답안 스터디를 조직해 기출도 전체 답안 작성해보았습니다.

저는 일반국제법과 국제경제법 모두 1순환 때부터 저만의 단권화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국제법은 내용이 방대하여 자칫 머리 속에서 각종 내용과 조문, 판례 등이 뒤섞이기 쉽기 때문에, 내용 흐름을 확실히 파악한 뒤 조문은 빨간색으로, 판례는 파란색으로 적는 식으로 나만의 방식에 따라 보기 쉽게 정리하는 것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일반국제법의 경우, 한 장씩 뜯어서 쓸 수 있는 삼공 노트에 배운 부분을 그때 그때 정리하여 삼공파일에 끼웠습니다. 이 서브노트는 2, 3순환을 거치며 끊임없이 보완, 추가, 수정해 나갔고, 항상 지니고 다니며 활용하였습니다. 국제경제학의 경우 협정문들을 여백이 넉넉하도록 프린트하여 거기에 각종 해석, 해설, 관련 판례들을 한꺼번에 정리하였습니다. 

국제법 답안을 작성할 때 저는 의식적으로 답안을 두괄식으로 쓰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서론에서 의의와 함께 글 전체에서 어떤 내용들을 다룰 것인지를 간략히 언급하였고, 문단마다 첫 문장에서 핵심 내용을 적고 시작했습니다. 예컨대, 올해 시험 1문 같으면 ‘갑에게 특권과 면제가 인정되는가?’를 묻고 있는 만큼, ‘첫째로, 갑은 ~를 인정받지 못한다. 이는 몇 조에 따라 어떠어떠한 점에서 그러하며, 이러이러한 점에서 외교관과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처음에 적었습니다.

3. 경제학

경제학은 평소에 접해볼 기회가 없어 초반에 가장 어려움을 느낀 과목이었습니다. 저는 황종휴 선생님의 예비순환과 1순환을 듣고, 그 이후부터는 문제풀이 위주로 혼자 공부하면서 김진욱 선생님 3순환 강의에 모의고사만 참여하였습니다. 경제학 지식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예비순환과 1순환 기간에는 강의를 충실히 듣고 매일 철저히 복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공부했습니다. 특히 경제학 1순환 기간은 제 고시 생활을 통틀어 가장 열심히 공부한 기간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남다른 각오로 생활했는데, 왜냐하면 2순환 때 혼자 문제풀이와 답안작성이 가능하도록 실력을 만들어놓는 것을 목표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때 1순환 강의 내용을 꼼꼼히 복습하고 필기 및 프린트를 트리니티 책에 단권화하였습니다. 황종휴 선생님은 1순환 중에 꽤 많은 기출문제를 다루시는 편인데, 선생님이 강의 중에 풀어주시는 기출 및 모의고사 문제들은 전부 꼭 다시 풀어보았습니다. 제 경우 황종휴 선생님의 강의가 ‘왜 이런 식과 그래프 등이 나오는지’ 원리를 이해하는 데에 좋은 강의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2순환 때에는 강의를 듣지 않고 ‘미시 연습책’, ‘윤지훈 거시 120제’를 사서 전체를 풀었습니다. 중요하거나 어려운 문제들은 따로 표시해두었다가 3순환때 다시 풀었습니다. 이와 함께 ‘김진욱 기출문제 zip’책을 사서 전체 답안 작성 하였습니다. 이것은 2순환 기간 내에 완료하지는 못하고, 2015년 2월까지 매일 두 세 문제씩 꾸준히 하였습니다. 저는 기출문제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들을 체크해놓고 시험 직전까지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1순환 때까지 내용을 잘 잡아놓고 2순환 때부터 문제풀이에 집중하는 방법이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2순환 기간에 많은 문제들을 풀어보면서 경제학 공부가 가장 재미있게 느껴질 정도로 경제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고 문제를 푸는 실력과 속도도 크게 늘었던 것 같습니다. 

3순환 때에는 김진욱 선생님의 3순환 수업에 강의는 듣지 않고 모의고사만 참여하면서, 별도로 황종휴 선생님의 3순환 모의고사를 사서 스터디를 통해 매일 답안 작성하였습니다. 경제학 3순환 모의고사 문제는 외교관 시험 경제학보다는 수준이 높다는 평이 많아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제 경우 매일 하루에 한 시간 반 정도씩만 투자하여 모의고사를 한 회씩 푸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지 않았고 경제학 감을 잃지 않도록 하는 데에 좋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국제경제학은 경제학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못했습니다. 김진욱 선생님의 예비순환과 1순환을 들었는데, 공부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서브가 잘 정리되어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국제경제학은 주로 김진욱 선생님의 1순환 서브를 바탕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으로만 대비를 했습니다. 올해는 이전 외교원 시험들과는 달리 국제경제학 비중과 난이도가 강화된 것 같습니다. 저는 국제경제학을 경제학에 비해 소홀히 하여 올해 2차 시험해서 다소 고생을 했습니다만, 준비하시는 여러분들께서는 국제경제학도 충분히 대비를 해두길 바랍니다. 

4. 통합논술

많은 수험생들이 그러하듯이 저 또한 통합논술은 따로 준비하지 않다가 시험 직전에 베리타스 학원에서 열었던 3회짜리 통합논술 특강을 들었습니다. 통합논술 역시 국제정치학, 국제법, 경제학 기반이 튼튼히 잡혀있으면 잘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전에서 답안을 작성할 때 저는 따로 답안 전체의 서론과 결론은 쓰지 않고 문항 별로 그 안에서 목차를 잡아 썼습니다. 이것도 목차를 많이 나누지는 않고 역시 두괄식으로 핵심이 드러나게 쓰도록 노력했습니다. 아는 내용이 나왔다고 머릿속 지식에만 기반에서 쓰기 보다는 항상 제시문을 참고하면서 작성하고자 했고, ‘장단점’이나 ‘효율성 최대화 방안’ 등을 묻는 질문에 최대한 다양하게 생각해내서 범주화시켜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V. 3차 면접

3차 면접은 크게 집단 토론, 영어 토론, 개인 PT, 인성면접으로 이루어지는데, 올해부터 인성 면접이 크게 강화되어 ‘직무능력’과 ‘공직 가치관’ 평가라는 이름으로 이틀에 걸쳐 치러졌습니다. 그동안의 인성 면접이 주로 개인의 경험 사례 위주로 묻고 꼬리 질문을 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면, 올해 인성 면접은 경험보다는 직접적으로 가치관에 대하여 심도 있게 질문한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평소에 자기가 외교관이 왜 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외교관이 되고 싶고 어떤 공무원 상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지 등 가치관과 관련된 질문들에 충분히 스스로 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질문들이 예기치 못한 곳에서 제기되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고 침착하게 답변하려면 평소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통해 가치관을 정립해 놓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2차 시험 성적에 자신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면접 대비에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국립외교원 시험의 경우 2차 합격자 수가 적어 다같이 스터디를 조직하여 면접에 대비하게 됩니다. 저는 전체 조인트 스터디 이외에 우리 조 사람들끼리 매주 만나 인성면접과 개인 PT를 따로 연습하며 서로 피드백을 해주었는데,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이 많았습니다. 고민할 때 시선을 위로 하는 버릇 등 제가 몰랐던 말하기 습관을 알게 되었고, 때로는 특정 이슈 주제에 대해 조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과정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 개 신문사의 일간지를 구독하여 읽으면서 유용하게 쓰일만한 사실, 내용 및 아이디어 등에 형광펜을 치고 스크랩하였습니다. 제가 면접 스터디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평 중에 하나가 예시를 풍부하게 사용한다는 것이었는데, 신문 스크랩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중요한 외교 주제들에 관해서는 외교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공식 입장과 자료를 읽어보았습니다. 이번 인성 면접 중에 저는 독도 문제에 관한 우리 정부의 입장과 근거를 말해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때 외교부 홈페이지에 정리되어 있는 입장을 읽고 기억해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어토론과 관련해서는, 영어로 말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토론 중간에 적절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을 때에 당황하게 되어, 팀을 짜서 학교 언어교육원에서 4회 정도 지도를 받았습니다. 

VI. 기타(마음가짐 등)

사람마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저는 2015년 합격을 목표로 꼭 붙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려 한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난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 됐으니까’ 라는 생각을 갖기 시작하면 스스로가 앞으로 시간이 많다는 생각에 느슨해졌고, 나태해질 때마다 ‘내년 시험이 있으니까’라는 변명으로 도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1년 안에 합격 실력을 만들자는 생각을 갖고 항상 타이트한 계획과 실행을 하였고, 목표도 매번 최고답안을 쓰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스스로 목표를 높게 잡고 생활해야 그 비슷한 수준까지라도 실력을 올릴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하루에 몇 시간, 몇시부터 몇시까지 한다’는 칼 같은 시간 기준을 두고 생활한 편은 아닙니다. 공부가 잘 안 되거나 피곤할 때는 웬만하면 쉬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제 자신은 집중해서 5시간 할 때 억지로 10시간 하는 것보다 훨씬 큰 효율을 낼 수 있고, 또 쉬고 싶을 때 쉬어주지 않으면 그 하루를 아예 놓아버리고자 하는 성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혼자 단조롭게 지내는 일상이 가장 힘들게 느껴졌고 때로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꼭 공부를 하지 않고 친구를 만나거나 나들이를 가는 등 여가를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여름에는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대신 저는 항상 ‘목표량’기준으로 생활하면서 그 주, 그 달, 혹은 그 기간에 잡은 목표량만큼은 어떻게든 달성했고, 항상 ‘오늘 이 분량을 보지 못하면 시험 보기 전까지 이 부분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 임했습니다. 이렇게 스트레스와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목표량 기준으로 공부한 것이 제 경우에는 슬럼프 없이 꾸준히 생활해나갈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VII. 나가며

글 첫머리에도 말씀 드린 것처럼, 저는 결코 제 실력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에 수석으로 합격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평소에 열심히 공부했던 부분들이라도 막상 시험날 생각이 나지 않으면 쓰지 못하는 불운을 경험하게 되는 만큼, 그저 전날 전범위를 한번 보고 들어갈 수 있도록 평소에 정리해두고 답안지 및 문제 풀이 연습을 꾸준히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분명히 힘든 공부 과정이지만, 때로 도전하고 있다는 자체가 혹은 공부 내용이 재미있어서 행복한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수험생 여러분들도 한 번 성실하지 못했거나 한 번 좋은 모의고사 점수를 받은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꾸준히 생활해나가신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제가 어떤 선택을 내리든 항상 무조건적으로 믿고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과, 제 영원한 친구이자 오빠 같은 든든한 남동생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공부하는 동안 항상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고 언제든지 달려와준 친구 윤지와 연수, 민섭 선배에게 고맙고, 같이 공부하면서 큰 도움과 귀감이 되어준 성준 오빠에게도 너무나 고맙습니다. 일일이 쓸 수는 없지만 항상 자기 일처럼 울고 웃으며 응원해주고 기뻐해준 동기들과 선배들, 후배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겸손하게 항상 배우는 자세로 임하는 외교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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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ㄻㄴㄹ 2016-11-08 21:52:27
와 누구는 여름에 해외여행 갔다 와도 붙는구나

예비외교관 2015-11-20 02:23:03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외교 아카데미에서도 힘내시기 바래요!

지나가는 사람 2015-10-24 21:13:51
우연히 글을 읽게 되었는데,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배워야 할 점도 많아서 집중해서 글을 읽었어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 승리하신 거 축하드려요. 앞으로도 멋진 외교관으로 승승장구해 나가시길 바래요. ^^ 홧팅!

지나가던이 2015-10-21 11:30:13
항상 겸손했고 성실했고 무엇보다 열정적이었던
친구~그 고생의 대가를 받은거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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