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공무원 시험 장수생들을 위한 심리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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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공무원 시험 장수생들을 위한 심리 조언
  • 법률저널
  • 승인 2015.10.15 10:0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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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직 교육행정직 9급(2015년 합격)

*본인의 요청에 따라 실명을 공개하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충남 교육행정직에 합격한 예비공무원입니다. 우선 매일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 수험생들의 합격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저는 4년 가까이 공부한 장수생입니다. 그래서 장수생들을 대상으로 심리관리 위주의 합격수기를 써볼까 합니다. 공부방법은 다른 합격생들이나 각 과목별 선생님들을 통해 배우는 것이 더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초시생들은 공감이 안 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이렇게 합격한 사람도 있구나’하고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1.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냥 포기하고 취직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도 ‘올해까지만 하고 후회 없이 끝내자’라는 생각으로 했더니 이렇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장차 큰 사명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그 마음과 뜻을 괴롭게 하고 그 몸을 지치게 하고, 그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곤궁케 하여,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하느니,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그 성질을 참게 하여,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하늘의 사명을 능히 감당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 맹자 -

제가 힘들 때마다 머릿속에 떠올렸던 말입니다. ‘내가 나중에 큰일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테스트하고 계시는구나’라고 생각하며 힘든 순간을 참았습니다.

힘드셔도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힘든 순간 꾹 참고, 맛있는 거 먹고, 좋아하는 친구와 수다 떨거나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정하셔서 주말에 꼭 스트레스를 푸세요. 그리고 다시 책상 앞으로 돌아오세요.

2. 우울하다면 바로 병원으로 가세요.

저는 수험기간 중 3년 정도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처음 1년, 의욕적으로 공부했던 시기를 빼면 항상 우울한 상태였습니다. 이런 저도 합격했습니다. 포기만 안 하면 되는 시험 맞는 거 같습니다. 우울증 초기 때 이재현 선생님께서 병원에 가보라고 하셨는데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정신과는 정말 이상한 사람들만 가는 거고 저는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병원을 안 가고 버티다 보니 상태는 점점 심각해졌고, 매일매일 죽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책상에서 공부하다가 그냥 눈물이 나왔고, 아침에 노량진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우는 날도 많았습니다.

하루에 한 번도 웃지 않는 날이 많아졌고, 가족들과 말도 거의 안 했습니다. 사람들을 피해 다녔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학원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그냥 싫었습니다. TV를 봐도 재미가 없었고, 그냥 ‘내가 왜 살지,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이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1월부터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게 됐고, 약을 먹은 지 며칠 만에 상태는 훨씬 좋아졌습니다. 물론 약을 며칠 먹은 걸로 완치가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저는 진작 가지 않은 것을 정말 후회했습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증상이시라면 오늘 당장 병원에 가보시길 바랍니다. 진심입니다.

병원 다니시게 되면 처음에는 의심이 들고, ‘안 다녀도 되지 않을까’, ‘이렇게 해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드실 텐데 의사 선생님 믿고 그 말씀대로 따르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현재 약을 줄여가며 끊고 있고, 정신과 약을 먹은 것에 대해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오히려 더 일찍 먹지 않은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됩니다.

3.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세요.

이건 각자 성격이 다른 만큼 본인의 성격에 맞게 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저는 처음엔 주변 연락 다 끊고 스터디도 안 하고 인강으로 혼자 공부했습니다. 제 유리 심리에는 맞지 않는 공부방법이었습니다. 올해 공부하면서는 매일 스터디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우울증을 이겨내려고 시작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공부에도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일단 사람들과 함께 하니 규칙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고, 진도를 밀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고, 서로 공부방법도 물어볼 수 있고, 힘들 때는 서로 격려도 해주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한 스터디에서는 9급에 합격하시고 7급을 준비하시는 분이 계셔서, 더 도움을 많이 받았던 거 같습니다.

원래는 밥을 아예 혼자 먹고, 산책도 혼자 했었는데, 올해는 사람들과 같이 밥 먹고,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산책도 같이 했습니다. 덕분에 밥 먹는 시간이 즐거웠고, 밥 먹을 때와 산책할 때, 오전에 공부한 것을 퀴즈로 내니 복습이 되어 더 기억에 잘 남았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이상한 암기방법들을 만들어내며 많이 웃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단점은 아무래도 혼자 먹는 것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리며, 웃고 말하고 오면 공부 흐름이 끊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제가 좀 우울할 때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못하는 것 같아 기분이 안 좋아지기도 했습니다. 스터디 안 하시고 온종일 혼자 있으면서 공부 잘하는 분도 봤습니다. 스터디는 본인의 성격을 잘 파악하셔서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4. 돈을 아끼지 마세요.

저는 노량진에서 공부를 시작할 때 버스로 1시간 거리였기 때문에 자취는 생각도 안 하고 통학했습니다. 자취를 해서 시간을 아끼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이 넉넉한 것도 아니고 통학이 가능한 거리라 자취를 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오히려 수험기간이 늘어난 것 같아서 약간의 후회가 남습니다.

제가 우울했던 이유가 체력이 너무 안 좋으니 힘들어서 그런 것도 있었는데, 아무리 버스로 한 번에 갈 수 있다지만, 저의 저질체력으로는 이것도 힘들었습니다. 본인의 약점과 공부 스타일을 잘 파악하셔서 노량진에서 자취하는 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시면, 과감하게 투자하시는 게 오히려 수험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슬럼프가 오면 쉬세요.

공부가 아예 안 되는데도 책상 앞에 펜 잡고 그냥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차라리 푹 자거나, 운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한 후에 단 시간에 집중하는 게 훨씬 좋습니다.

스터디 사람들과 산책을 갔다 오면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 공부 흐름이 좀 끊기는 것 같은 느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몸에 활기가 돌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긴다는 느낌이 들어 오히려 단 시간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정하셔서 슬럼프가 왔을 때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다시 공부하세요. 단, 너무 자주 쉬시면 안 됩니다. 버티는 데까지 버티고,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고, ‘더 이상 안 되겠다’, ‘못하겠다’ 싶으시면 쉬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6. 법륜스님 즉문즉설 영상, 힘을 주는 글귀들 등

-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가치 있는 사람이다.’
- ‘걱정 마, 척 붙을 거야!’ -w학원 물티슈에 쓰여 있는 말
- ‘지금부터 무엇이든 잘 풀릴 것이고 모든 상황은 좋아질 것이다.’
-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 유투브:법륜스님 즉문즉설 영상, 동기부여 영상, 법륜스님 희망편지 어플.
- 힘을 주는 글귀가 쓰여 있는 책들.
- 선생님들 쓴소리.
- 몰입(황농문 저).

제가 좋아하는 글귀와 힘을 받았었던 것들입니다. 저는 이런 말들에 힘을 받는 사람이어서 이런 것들을 독서실 책상에 붙여놓고 많이 봤습니다. 어떤 것이든 본인에게 힘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또 저는 이재현 선생님 밴드에서 고민상담도 많이 하고, 좋은 정보도 많이 얻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저에게 따뜻한 말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인사 드립니다. 밴드에 좋은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밴드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세요.

7. 심리관리, 체력관리는 필수

장수생이고 체력이 많이 약해져있다면, 공부보다 심리와 체력관리가 더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불안 초조하고, 체력이 달려서 집중하지 못한다면 우선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운동을 하는데 더 신경을 쓰시길 바랍니다.

‘혹시 떨어지면, 1년 더 하지 뭐’, ‘1년 금방 지나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되겠지’ 등과 같은 생각으로 마음을 편히 가지세요. 불안, 초조해 한다고 더 공부가 잘 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제 경험으로는 오히려 마음을 다 내려놓고 ‘올해만 하고 다른 일을 찾던지, 몇 달 쉬고 다시 하던지 하자’라고 편하게 생각하니 더 공부가 잘됐습니다.

그리고 요가를 추천합니다. 정신과 의사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셔서 요가를 시작하게 됐는데 정말 만족합니다. ‘왜 대학시절부터 다니지 않았을까’, ‘돈이 아깝지 않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요가는 체력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건강하게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격하지 않고, 차분하게 호흡하고 명상하며 자신과 몸을 아끼며 하는 운동이라서 좋았습니다. 1주일에 3시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가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좋아하는 운동을 선택해, 그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합격수기를 썼는데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공부내용 없지만 ‘이렇게 합격한 사람도 있구나. 그럼 나도 되겠네’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무원이 되기로 결정하셨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해보세요. 아직 연수도 안 받았지만, 합격하니 신기하고, 정말 좋고, 부모님, 친척 분들, 할머니까지 정말 좋아하십니다. 정말 행복합니다.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나 합격했어’라고 말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곧 현실로 될 겁니다.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원하시는 목표 이루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자료제공: 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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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롱 허수생 2016-01-13 15:21:12
첫 해 열심히 했는데 떨어지니 의욕이 상실되서 말 그대로 허수생이 되버렸습니다. 보통 4년 이상 장수생들은 합격해도 자기 공부햇수 줄이거나 말 안 하고 또 오래준비하는 분들 중에 포기해버리는 분들이 있어서 합격생들 전체적인 수험기간은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이니 장수생 분들 너무 자괴감 가지지 말고 힘내서 합격합시다.

합격 2015-11-28 11:29:40
좋은글 감사합니다.

2015-11-20 22:18:23
수험기간 2년차.. 2년동안 혼자해야한다라는 생각에 갇히다 보니 우울증이 왔네요..
우연히 이 수기를 보게되었는데 조금이나마 힘 얻고갑니다.
저도 꼭 글쓴분처럼 이겨내고 합격하고싶습니다. 좋은글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인 2015-10-16 14:35:06
우울증 이야기까지 진솔하고 솔직하게 좋은글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자신의 수험기간 줄이는등의 가식적인 합격기보다 진솔한 이야기가 더 도움되는거 같아요.공직에 들어가서도 국민에게 힘이 되줄수 있는 진실되고도 훌륭한 공무원되실수 있을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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