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스쿨은 매력적이다.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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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스쿨은 매력적이다. 발전시켜야 한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5.09.18 17:01
  • 댓글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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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국법조인협회 김정욱 회장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눈높이가 낮다. 사법시험 출신처럼 1회성 시험으로 합격해 사법연수원에서 국가로부터 월급까지 받는 벼락출세도 없다. 그래서 국민들에게도 유익한 제도가 로스쿨이다. 사법시험은 폐단이 많고 로스쿨에 대한 대안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이를 폐지하고 로스쿨을 발전시켜야 한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의 총의를 대변하는 「한국 법조인 협회(이하 ‘한법협’」 초대 김정욱 회장(변호사, 로스쿨 1기·변호사시험 2회, 법무법인 광교)의 로스쿨에 대한 일성(一聲)이다.

지난 4일 출범한 한법협은 현재 로스쿨 출신 변호사 700명을 회원으로 거느린 임의 법조단체다. 

16일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 위치한 법무법인 광교(서울분사무소)에서 만난 그의 첫인상은 단호함이 역력했다. 한참을 기다렸다 의뢰인과의 상담이 끝남과 동시에 인터뷰를 가졌다. 모 방송국 인터뷰가 다음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기자나 그나 조바심이 컸지만 질문에 명쾌히 응했다.

“로스쿨은 매력적이다. 발전시켜야 한다”
 

- 한법협 창립 배경은?

“로스쿨은 25개교가 있다 보니 한데 모여 의사를 결정하기 어렵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또한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로스쿨을 향한 근거없는 폄훼와 불신이 커지고 있다. 오해와 편견으로 비롯된 것으로,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다. 새로운 제도에 따른 국민에게 다가가는 법조인 상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제일 원칙으로 하고, 다음으로 로스쿨 제도 흔들기에 대응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의지를 모아 결성했다. 눈높이를 낮춘 법률서비스를 위해 발전해 나가는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 될 것이다”

- 어떤 편견과 오해가 있다는 것인가?

“그동안 로스쿨에 대한 어이없고 터무니없는 비판들을 많이 들었다. 특히 사법연수원 출신 일부 청년변호사와 기존 법조단체들의 공격이 집요하다. 과거의 연수원 출신 특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사법시험을 존치시키려고 하는 목적에서 로스쿨을 그 희생양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돈스쿨, 현대판 음서제 등과 같은 비판은 사실과 분명 다르다. 국민들에게 해명이 필요하다. 정당한 제도 비판을 넘어 로스쿨 출신 개개인의 인격 비난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 왜 그렇게 판단하는가?

“일부 연수원 출신들은 로스쿨의 일부 문제점들을 전부인 냥 일반화하면서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사법시험 200명, 로스쿨 출신 800명을 선발하게 한 후 사법시험 우위를 내세워 로스쿨 폐지로 이어간 후 사법시험 배출인원도 점점 줄여가기 위한 꼼수의 한 과정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사법시험 존치해서 문제될게 있나?

“사법시험을 존치하면 투트랙을 통한 배출인원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기존 대한변협이나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은 공식적으로 신규 법조인 배출 감축을 주장하면서 이처럼 사시 존치를 주장한다. 논리 모순이다. 결국 투트랙이 되면 그 다음에 로스쿨 출신(변호사시험)의 합격자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로스쿨 출신이 100~200명만 줄어도 5년내 누적 합격률은 20%가량으로 급락한다. 심지어 10%까지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럼 현 일본처럼 된다. 로스쿨은 애초에 적정한 합격률을 담보하고 출범했다. 그들의 주장은 시류에 역행하는 것이다”

김 회장은 성균관대 산업공학과(현 시스템경영공학과) 학사, 석사 출신이다. 기업연구소에서 3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사법시험 또는 변리사시험에 뜻을 두고 퇴사했지만 엄두가 나질 않았다. 3년간 모은 6천만원으로 3% 합격률인 사법시험에 도전하기에는 기회비용뿐만 아니라 미래가 불투명했다. 그래서 변호사시험 합격률도 어느 정도 보장되는 로스쿨을 택했고 서울시립대 로스쿨에 입학했다. 

- 돈스쿨이라는 지적이 있다?

“모아둔 돈만으로 큰 부담없이 로스쿨을 졸업할 수 있었다. 실제 40%가량이 전액장학금을 받고 있다. 따라서 전국 평균 한해 등록금이 1,500만원이지만 실제 900만원이면 된다. 장학금을 못 받아도 국가가 운영하는 한국장학재단이 로스쿨 재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대출해 준다. 또 생활비가 부족하면 각종 은행으로부터 생활대출도 쉽게 받을 수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들도 많고 어떤 이는 1억의 부채가 있음에도 로스쿨에 와서 변호사가 됐다. 사법시험에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경제적 난제는 제도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진짜 가난하거나 어중간한 빈곤자에게 오히려 로스쿨이 훨씬 유리하다. 로스쿨이 고비용 구조인 것은 인가과정에서 교수 대 학생 비율, 건물 등 시설 인가 조건 자체가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로스쿨 건물은 이미 타 대학과 공유하고 있고 교수들 또한 다양한 과에서 강의를 진행하지만 그 비용이 로스쿨로 책정, 운영된데 따른 것으로 학교 전체적으로 보면 결코 로스쿨을 고비용으로만 치부할 수 없을뿐더러, 장학금 비율을 고려하면 일반 4년제 대학보다도 학비가 적게 든다”

-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은?

“입시가 불투명하다고 하지만 면접위원들이 교차로 참가하고 있고 심지어 외부 변호사들도 참가한다. 철저한 블라인드 면접이 이뤄지는데 인위적 조작이 불가하다. 통상 정량 평가가 80%, 정성 평가 20%이지만 이처럼 면접이 철저히 이뤄지므로 큰 문제가 없다. 또 변호사시험은 법무부가 주관하므로 역시 문제될 것이 없다. 로스쿨 출신의 취업시장에서도 일부 문제점을 확대, 재생산하기에 급급하다. 연수원출신의 취업에서도 과거에 공공연한 문제였지만 드러나지 않을 뿐인데, 굳이 왜 로스쿨에 대해서만 그러는지 모르겠다” 

- 실제 경험한 로스쿨은?

“현재 거짓과 왜곡 정보, 의혹 던지기 등으로 로스쿨을 비판하지만, 내가 겪은 로스쿨은 인상적이었다. 물론 개선해야 할 점들은 아직 많지만, 생각보다 좋았다. 지금으로써도 특별한 문제점들을 발견하기 어렵다. 부자들이 많이 간다고 하지만 실제 그렇지도 않았다”

- 로스쿨의 장점을 꼽는다면?

“치열한 로스쿨 입시 경쟁을 뚫고 입학한 엘리트들이 3년간 죽자 살자 공부해 또 변호사시험을 통해 절반가량 걸러진다. 나름 실력 담보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특히 입학생들이 다양하고 또 비법학사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교육기관이다. 사법시험은 1차, 2차 나눠 시험을 보고 또 암기식 위주다. 하지만 변호사시험은 종합적 사고를 요한다. 광범위한 범위에서 선택형, 사례형, 기록형이 치러지므로 이해력 중심으로 출제된다. 과거 법과대와 비슷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지만 변호사시험 측면에서 보면 매우 맞춤형 교육인 셈이다. 분명 변호사시험은 사법시험과 다르다. 사법시험 2차시험 경험을 가진 로스쿨생들이 변호사시험에 탈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3년간 법률공부가 오직 시험에 통과하기 위한 목적으로 암기하는 중심이 아니라 미래 법조인으로서 필요한 지식을 배운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동기부여가 된다”

- 로스쿨과 사법연수원의 차이점은?

“로스쿨은 다양한 인재를 뽑아 기본적으로 자기부담으로 법조인이 되는 구조다. 사법시험은 붙기만 하면 벼락출세가 보장되는, 공적자격 개념의 특권적 제도다. 로스쿨을 통한 법조인은 민간자격에 가깝다. 연수원은 모든 교육이 국비로, 월급에 생활비까지 국민들이 부담한다. 마치 로또와 같다. 로스쿨은 결단코 그렇지 않다. 교육적 측면에는 연수원이 더 좋을 수 있지만 로스쿨의 장점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다만, 로스쿨 역시 국가적 사업인 만큼  가능하다면 일부 어느 정도의 국고 지원은 필요하다고 본다”

- 로스쿨의 발전방향은?

“변호사시험의 적정한 합격률을 통해 교육의 내실을 기하고 또 우수 인재들의 유입도 필요하다. 이를 위한 유인책도 필요하고 특히 투명성에서 문제가 있다면 이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지금은 무책임한 꼬투리가 우려스러워 쉽게 정보들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지만 앞으로 보다 많은 정보들도 공개해야 한다. 특히 실무교수진의 확대도 필요해 보인다. 또 사회적 취약층, 특히 가난한 자들을 위한 교육, 재정 지원 등이 더 보강됐으면 한다. 현 연수원 예산 5백억원이 로스쿨에 재편성 된다면 6천명 전원이 무상 교육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법협 차원에 로스쿨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정당한 비판이라면 우리가 앞장서서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 한법협이 불화만 키우는 것 아닌가“

“솔직히 우려된다. 하지만 우리도 엄연히 대한변협,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의 회원이다. 회비도 내고 있다. 그런데 회가 로스쿨을 비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상식을 넘어섰다. 로스쿨이든 사법연수원 출신이든, 양측 출신 모두 이미 법조인이다. 사법시험 존치를 분열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지금 같은 협회 운영은 안 된다. 우리 목소리를 내기 위한 것이다. 법조계의 또 다른 화합을 위한, 정반합(正反合)을 위한 것이다”

김 회장은 조만간 한법회 내에 윤리위원회를 신설, 외부 위원장을 초빙한다는 계획이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의 대국민 법률서비스를 위한, 내부 자정 활동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또 각종 로스쿨 문제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접근해 나갈 예정이다. 

로스쿨 준비생들에게 전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로스쿨은 열려 있다”고 말한다. “로스쿨을 두고 편견과 왜곡들이 많은데, 자칫 그릇된 소문만 믿고, 지레 겁을 먹고, 이같은 심리적 장벽으로,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아예 도전조차 않고 포기할까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적은 기회비용으로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일종의 석, 박사 과정과 같을 뿐인데, 왜곡된 이미지 때문에 기회를 놓칠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입학 후 학업에 지쳐 쓰러지는 학우들도 많다. 나름 우수 인재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이 중 절반만이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는 치열한 전쟁을 치르는 곳이 로스쿨이다. 제법 매력과 보람이 있는 교육과정이다”고 러브콜 했다.

끝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로스쿨에서 힘든 과정을 거쳐 변호사가 됐다. 예전 직장 연봉보다 더 적다. 그러나 만족한다. 돈보다 직업정신과 미래 비전만으로도 만족하고 보람을 느낀다. 변호사가 됐지만 눈높이도 낮다. 로스쿨 출신 모두가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고 전했다. 

글 이성진 기자 / 사진 안혜성 기자 lsj@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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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2016-08-13 19:36:58
당연히 매력적이겠지
사법시험 시절엔 꿈도 못꾸던 법조인을
돈주고 되게 생겼으니 너같은 사람한테는 매력적이겠지;;

어이없네 2016-02-15 20:58:32
대출받고 들어오라니 이게 말이야 방구야. 못갚으면 당신이 갚아줄껀가? 이미 학부대출금 상환에 허덕이고 있는데 또 빚을내서 꿈을꾸라니.두둑한 지갑 갖고 있는 사람한테만 가능한일.

2015-10-02 00:13:57
돈스쿨이라는 지적에 대출하면 된다라니..이봐요 로스쿨 법조인..?양반. 소름..

ㅇㅇㅇ 2015-09-25 00:21:47
로스쿨에 대찬성입니다. 왜냐면, 제가 슈퍼금수저이기 때문입니다. 솔까 한법협인지 뭔지도 4두품들이겠죠. 진짜 금수저는 저런 활동도 안 합니다. 왜 합니까? 그냥 검클빅할꺼 아니면 딴거 합니다. 변호사는 간판이죠. 차 한대 더 샀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죠.

2015-09-24 23:48:52
그리고 솔직히 로변들이 사시 반대이유는 이거 딱 하나잖아
'영원한 2등이 되기 싫다'
괜히 이것저것 갖다붙이지말고 솔직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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