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부모님과 함께하는 임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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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부모님과 함께하는 임용식
  • 공혜승 기자
  • 승인 2015.09.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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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공혜승 기자] 최근 국가직 9급 최종발표에 이어 전국 지자체, 교육청들이 9급 공무원 합격자를 발표하고 있다. 매년 이렇게 최종발표를 한 뒤에는 각 시험 주관처별로 합격증서 수여식을 진행하곤 한다. 인사처 역시 오는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국가직 9급 최종합격자의 합격증서 수여식을 개최할 예정이며 다른 주관처들도 최종합격자 발표와 함께 수여식 일자를 공고하고 있다.

수여식은 가족과 선배 공직자들로부터 공직의 첫 출발을 축하받으며 앞으로 공무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다. 이날 부모님들이 격려의 의미로 자녀들의 목에 직접 공무원증을 걸어주고 신규 공무원들은 답례로 부모님들의 가슴에 감사의 마음을 담은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감동적인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임용자와 부모님 모두 뿌듯하고 뜻 깊은 추억이 될 임용식일 것이다.

올 상반기에 진행된 사회복지 최종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여식을 통해 한 지자체 부시장은 “그동안 자녀들을 뒷바라지 해온 부모님께 공직사회 첫 발을 내딛는 자녀들의 늠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부모님과 신규공무원 모두에게 특별한 추억이 되고 앞으로 공직생활을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해나가는데 큰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수험가에는 다양한 연령이 존재하지만 주류는 20대 이상의 연령대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앞서 부시장이 말했듯이 집에서 원조를 받아 수험생활을 해나가거나 미리 벌어 모아둔 자신의 돈으로 생활을 꾸려나간다.

공시생들이 시험에 한 번 낙방할 때마다 크게 힘들어 하는 것에는 부모님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압박감도 존재한다. 20살이 넘어 대학까지 보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공부 뒷바라지를 하는 부모님들은 고등학생 때와 다르게 눈치를 주거나 재촉을 하기도 한다. 수험생활이 길어질수록 부모님의 원조를 받는 수험생과 부모님은 애증의 관계가 되기 일쑤다.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한 수험생은 “너무 죄송하고 잔소리에 공부가 되질 않아 고시원에 나왔다. 고시원에 있으면 경제적 부담이 더해지지만 그래도 빨리 합격할 수 있으리라 믿어서”라고 말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지 4년을 넘어가는 한 수험생은 수험생활을 하는 중에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셨다. 그는 “반드시 합격해서 합격증을 묘에 바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20대도 아니고 30대에 들어서서 공시생의 신분에 들어선 수험생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모아둔 돈을 다 쓰기 전에 합격하기란 마음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험장에서 마주친 한 수험생 어머니는 “지방에서 뒷바라지를 위해 시험 기간이 되면 내가 올라오곤 한다. 걱정이 되기도 하고 나까지 초조해진다. 애 아버지는 이제 그만두게 하라고 성화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처럼 수험생들의 부모님에 대한 압박감은 분명 수험생활을 이어가는 동기부여가 된다. 한 합격생은 “늦은 나이에 공부하겠다고 집에 있는 딸을 보는 부모님 마음은 어떠실까하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슬럼프가 지나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된 수험생활을 해쳐나가는 수험생. 그리고 그들 못지않게 절실한 마음으로 수험생활 아닌 수험생활을 하는 부모님들. 자랑스럽게 부모님의 목에 공무원증을 걸어드릴 그날을 위해 오늘도 수험생들의 하루는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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