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2015년 5급 공채 정치학문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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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2015년 5급 공채 정치학문제 해설
  • 신희섭
  • 승인 2015.09.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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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1순환을 공부하고 있을 때 이다. 여러 학문의 논리를 배워서 그 논리를 가지고 특정한 문제들을 풀어가는 즉 해석하는 능력을 배우는 때이다. 이때가 공부에서 제일 어려울 때이다. 각 분야를 약간 알기는 하지만 더 심화해서 들어가기에는 배운 논리가 약하고 읽고 정리해야 할 것들은 많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많이 신경 써야 할 것은 과거에 어떤 문제들이 어떤 유형으로 출제되었는지를 보는 것이다. 기출문제가 대체로 반복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출문제들이 나오는 패턴을 보고 대응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2015년 기출문제를 보는 것은 가장 최근의 문제출제경향을 파악하는데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2015년 5급 공채 문제에 대한 총평을 달아본다.

제 1 문. 허쉬만(Albert Hirschman)은 조직이 쇠퇴할 때 구성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으로 'Exit'(빠져나가기), ‘Voice’(목소리내기), ‘Loyalty’(충성하기)가 있다고 구상하였다. ‘Exit’은 구성원이 조직을 탈퇴하는 것이다. ‘Voice’는 구성원이 못마땅한 조직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시도를 뜻한다. ‘Loyalty’는 조직이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충성을 바치는 처세를 의미한다. 최근에 중국의 부상과 함께 장기간 지속되었던 미국중심의 국제체제에 대한 한국의 만족도가 하락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한국의 외교정책이 ‘미국의 국가잠재성(혹은 미국중심의 국제체제 복원력)에 대한 신뢰’와 ‘한국의 국가능력’이라는 두 변수들의 조합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가정하자. 이들 두 변수의 조합을 이용하여 Exit, Voice, Loyalty라는 한국외교정책의 세 가지 전략을 각각 설명하시오. (40점)

이 문제는 최근 한국의 안보고민을 반영한 문제이다. 한국은 한미동맹이후 미국에 의존하는 안보정책을 택하고 있다. 한미동맹은 60년을 넘어선 중년의 동맹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국력격차 축소와 중국의 지정학적 팽창과 해군력증강이라는 국제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신현실주의 이론은 극성의 변화가능성이 한국으로 하여금 안보에 있어서 동맹파트너의 교체 여부를 고민하게 한다. 그런 과정에서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중국과의 경제교류의 증대와 경제적 의존증대를 경험하고 있다.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은 과거 안보중심축인 미국과의 갈등여지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미일관계 강화와 미국의 중국견제는 특히나 한국에게 부담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문제는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조직개편을 주창할 것인지 동맹을 폐기할 것인지를 묻고 있다. 단 알버트 허쉬만이라는 경제학자의 조직이론을 분석 도구로 설명한다는 특징이 있다. 만약 미국이 경제부흥으로 단극을 유지할 수 있고 중국의 최근 주식시장 버블처럼 중국 성장과 패권화가 신기루가 된다면 한국의 안보조건은 크게 변화하지 않고 과거로 회귀하게 된다. 게다가 한국이 독자적인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한국은 미중간의 갈등에 대해 어느 한 편에 반드시 서야하는 부담이 적다. 그렇지만 이번 2015년 8월 25일 남과 북의 고위급회담이전의 북한의 도발과 한국의 대응에서 본 것처럼 한국은 북한의 비대칭적인 위협에도 독자적인 전력으로 억지나 응징을 하기 어렵다. 여전히 한국은 북한위협이나 중국성장과 지역질서 변동의 위협에서 독자적인 안보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이냐 중국이냐?” 라는 단순한 질문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국력과 한국의 국력조건이외에 미국과 중국의 국가이익차원의 접근을 하면 결론을 내리기 쉽다, 중국은 현재 제한적인 현상타파국가이다. 미국은 현상유지를 원하는 패권국가이다. 한국은 통일이라는 문제를 제외하면 현상유지를 원하는 중견국가이다. 국가의 성향차원에서 한국은 미국과 이익을 공유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 상황에서는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충성스럽게 그저 과거의 동맹역할을 유지할 것인지 한국의 이익을 반영하여 부분적인 동맹역할을 조정하면서 한국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필요한지를 두고 선택을 하여야 한다.

제 2 문.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에 따르면 국가(통치자)는 시민(피치자)에 대하여 절대권력을 갖게 된다. 그 내용을 설명하시오. (30점)

두 번째 문제는 토마스 홉스에 관한 문제이다. 전형적인 정치사상 문제이다. 과거 사상문제는 특정이념이나 특정이슈를 중심으로 질문하였는데 그런 질문이 아니라 사상가의 사상 자체를 질문하였다. 그동안의 기출문제를 보면 토마스 홉스에 관한 문제는 두 번 출제된 바가 있는 문제이다. 두 번 모두 게임이론과의 비교를 통해서 토마스 홉스가 말한 무정부상태와 국가구성이 죄수의 딜레마게임과 어떤 유사점이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이번 문제는 그런 점에서 현대이론인 게임이론과의 비교가 아닌 정치사상 자체를 묻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토마스 홉스를 통해서 절대적인 국가의 구성과 절대 권력을 설명하려면 기본적인 전제에서 시작하여야 한다. 만약 신의 의지에 의해 국가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개인들의 선택에 의해서 국가가 구성된다면 어떤 조건이 국가를 구성하게 하는지의 논리적 근거가 필요하다. 이 논리를 위해서 홉스는 무정부상태라는 자연상태를 가져왔다. 만약 이론적으로 인간이 사회를 구성하지 않은 상황에 있다면 이들은 어떤 조건이겠는가? 이 상황에서 인간은 야수들이 야수와 경쟁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될 것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는 상태에서 모든 인간은 갑작스러운 죽음을 피하고자 한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피하고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는 특정한 정치체제에서 부여받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태어나면서 받는 자연법적인 권리이다. 이러한 권리를 가진 인간이 생존을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자신을 경계하고 이를 위해 무장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무장은 다른 이의 생명에 위협이 된다. 따라서 합리적인 주체들인 인간은 상호간의 무력사용을 자제한다는 약속을 하는데 이것이 사회계약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계약을 강제하고 보장하기 위해서 제 3 자로서 국가를 불러왔다. 국가는 그런 점에서 개인들의 폭력사용권한을 위임받고 개인들의 안전을 보장한다. 다만 개인들이 국가와 1대 1로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개인들은 약속위반을 할 수 있는 국가에 대해 절대적인 권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1600년대 종교전쟁기의 영국 상황에서 사회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절대적인 국가구성이라는 목적은 이렇게 이론적으로 완성된다.

제 3 문. 민주주의를 ‘다수제 민주주의’(majoritarian democracy)와 ‘합의제 민주주의’(consensus democracy)로 구분할 때, 이 두 가지 형태의 민주주의와 다음의 정치제도들 - ‘선거제도’(비례대표제 대 단순다수대표제), ‘정당체제’(양당체제 대 다당체제), ‘정부형태’(의원내각제 대 대통령제) - 사이의 친화성(affinity)에 대하여 설명하시오. (30점)

3번 문제는 대의민주주의를 작동하는 데 있어서 다수제를 운영할 것인지 합의제를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유럽의 국가들은 사회적인 갈등이 되는 사회균열이 여러 개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가치를 단순하게 결정하는 영국식의 다수결주의는 절대적인 승자를 만들지만 한편으로 구조적인 소수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의 조장 혹은 균열의 결빙을 피하려면 사회적 갈등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 비례대표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정당은 다양한 갈등을 반영하기 위해 다당제로 구성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복수의 적당이 권력을 부분적으로 나누기 위해서는 의원내각제도가 제도적으로 선호된다. 한국의 경우 지역분열, 이념갈등, 세대간 균열, 다문화주의로 사회갈등이 늘어난 상황에서 구조적인 소수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끌어안을 것인지 차원에서 출제된 문제이다. 국회 의석 300석 중에서 246석이 지역을 반영하고 54석의 불과한 비례대표제도를 바꾸는 것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제도에 대한 응용을 묻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이면서 잘 만들어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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