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존폐’ 논쟁 격화...“사시폐지, 국민과 약속” vs “국민 대부분 존치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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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존폐’ 논쟁 격화...“사시폐지, 국민과 약속” vs “국민 대부분 존치 찬성”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5.09.04 11:17
  • 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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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상연 기자] 사법시험 존폐 논쟁이 법조계를 넘어 교수 사회로, 나아가 사법시험 지지와 반대로 전선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 대 사시 출신 변호사, 로스쿨 재학생 대 사법고시 준비생에 이어 로스쿨 교수와 일반 법과대학 교수들까지 이해당사자 전부가 ‘사법시험 존폐 논쟁’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그간 대한변협과 서울변회 등 변호사단체와 일부 국회의원 중심으로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해 왔다. 근래에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사법시험 수험생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공청회 참여와 피켓시위는 물론 지난달 27일에는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부칙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이같은 사법시험 존치 논쟁이 교수 사회로 확대됐다. 지난달 31일에는 사법시험 폐지를 촉구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과 존치를 주장하는 대한법학교수회가 성명전으로 맞붙었다.

전국 25개 로스쿨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전협·이사장 오수근 이화여대 로스쿨원장)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법전협은 “사법시험 폐지는 1995년부터 시작된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오랜 논의를 거친 후 2009년 국회가 여야 합의로 법을 제정한 것이며 이 법에 따라 사법시험 폐지를 전제로 해 법과대학을 폐지했다”며 “무엇보다 최근의 사시존치 주장은 그 근거나 방법이 심히 그릇돼 로스쿨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왜곡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사시가 존치되면 합격은 예전처럼 소수의 서울 소재 대형 대학 출신들이 독점하게 되고 학생들이 전공을 불문하고 사시 준비에 매달려 학부 교육이 황폐화되는 과거가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법시험 존치냐 폐지냐...사법시험 존치를 둘러싸고 이해당사자들의 주장이 갈수록 첨예하게 맞붙고 있다. 전국법학전문대학원 원장단은 지난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시험 폐지를 당초 계획대로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오른쪽 사진). 같은 시각 회견장 밖에서는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회원들이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어 법전원은 “로스쿨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해야지 문제투성이의 사법시험이 보완책이 될 수 없다”면서 로스쿨 문호 확대를 통해 일부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제시했다.

대안책으로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비율을 로스쿨 평가기준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등록금을 인하하고 ▲사회 경제적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전형 비율을 확대해 더 많은 수의 취약계층을 선발, 이들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직장인이나 원거리 거주자 또는 로스쿨 입학전형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야간 및 온라인 로스쿨 개설을 강구하기로 했다.

법전협은 끝으로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사실을 왜곡해 로스쿨 제도를 비난하는 일은 중지돼야 한다”면서 “사법시험 폐지는 오랜 논의 끝에 국가가 국민에게 한 엄중한 약속이므로 사법시험은 예정대로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와 정치권은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대한 장학금 지급 등 로스쿨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조속히 시행해 주길” 요청한 뒤 “사법시험 존치 여부와 같은 소모적이고 과거회귀적인 논쟁에서 탈피해 국민에게 보다 나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다함께 진지하게 논의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그러자 대한법학교수회(회장 백원기 인천대 교수)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맞대응했다. 대한법학교수회는 먼저 “대륙법을 수용한 우리나라가 2007년 미국의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사법시험의 폐해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이 제도가 도입되어 변호사자격시험이 네 번째 시행된 지금 그 도입취지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큰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고시낭인의 양산, 학문법학의 수험법학 전락, 특정 명문대학의 합격자 독식,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불가 등 사법시험의 폐해가 그대로 ‘로스쿨 제도의 폐단’으로 재탄생해 오히려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사법시험 폐지에 따라 로스쿨 제도가 유일한 법조인 양성제도로 남게 되면 그 재탄생된 새로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게 된다”면서 “따라서 사시를 계속 존치시켜 2원적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 법치주의 확립과 사회적 통합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법학교수회는 또 “지금 국민들의 절대 다수가 사법시험 존치를 찬성하고 있는데 이는 로스쿨이 큰 기대에 비해 너무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사법시험이 다시 신뢰받고 재조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아버지가 누군가에 따라 입학·졸업하고 유명 로펌과 대기업에 입사하는 ‘부와 권력의 대물림 제도’를 국민들은 절대 용남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7년간 사법시험, 로스쿨 두 제도는 문제없이 공존해 왔듯이 앞으로도 이같은 병존을 통해 법률소비자인 국민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법과대학교수회(회장 서완석, 가천대 법과대학장)도 성명을 내고 로스쿨협의회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전국법과대학교수회는 “로스쿨측은 변호사시험 제정 당시, 2013년에 사법시험 존치 또는 예비시험 도입을 논의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아 우회로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감추고 있다”며 “로스쿨 체제 도입이 국민적 합의였다고 강변하려면 사법시험 존치 역시 국민적 합의로 결정해 할 사안”이라고 맞받아 쳤다.

또 “협의회가 장학금 지급률을 높인다고 하지만 한 학년 40~150명 정원의 로스쿨에 20~50여명의 교수가 있는 현실에서 더 많은 장학금 지급은 어려운 것”이라며 “소득 7분위에서 3분위 국민은 대출을 받지 않는 한 여전히 로스쿨에 입학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제 2017년부터 부분적으로 배출되던 사법시험을 통한 법조인 배출통로가 없어지게 되면 서민 출신의 법조인, 서민들의 희망으로서의 법조인, 서민들도 대변하는 법조인은 대한민국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장학금만 바라보고 로스쿨에 입학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로스쿨에 입학할 형편이 못 되는 서민들도 능력이 있으면 열심히 노력해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최소한의 통로를 만들어 줘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야간 또는 온라인 로스쿨에 대해서는 “이를 통해 변호사가 된 자들과 4년 동안 충실하게 법학교육을 받고 사법연수원에서 2년의 교육을 받은 후 변호사가 된 자들을 동등한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겠나”라며 “사시 존치에 대한 대응논리를 찾지 못한 고육지책일 뿐”이라고 비꼬았다.

로스쿨 재학생과 사시 준비생들도 움직이고 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대표 권민식씨를 비롯한 4명은 지난달 27일 “사시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이 평등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 헌법상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반면 전국 로스쿨 학생협의회 이철희 회장은 “로스쿨 출신 국회의원 자녀들에 대한 특혜 의혹 제기도 사시 출신 변호사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술수”라고 비난했다.

또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들이 단체를 만들어 집단 대응에 나선다. 그간 로스쿨 학생·교수 단체의 입장 표명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로스쿨 변호사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법조인협의회’(한법협)는 4일 창립총회를 열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로만 구성된 최초의 변호사 단체를 공식 발족했다.

초대 회장인 김정욱 변호사(변시 2회)는 “사시 존치 주장은 법조인 양성 시스템 퇴보를 뜻한다”며 “로스쿨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에 체계적 대응을 하는 것이 단체 설립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로스쿨과 관련된 언론의 잘못된 기사에 대한 정정 요구, 악성 누리꾼에 대한 법적 조치, 로스쿨 장학금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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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 2015-09-09 08:17:47
그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주장대로,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서 로스쿨 제도를 계속 비난합시다.

신림동 2015-09-07 23:21:05
사시를 존치하여 로스쿨과 경쟁 하자고 하지만 글로벌 시대를 맞아 최소한 법학전문대학원 3년을 졸업한 뒤 법조인이 돼야한다고 봅니다.

국민 2015-09-07 23:13:03
로스쿨의 문제점이 있으면 보완하면 됩니다.
로스쿨을 유치하지 못한 대학은 사시가 존치돼도 1명도 합격시키지 못하고
SKY 등 주요대학이 대부분 합격하리라 봅니다.
이미 국민합의로 도입된 로스쿨을 폄하 할 시간에 다른 공부나 열심히 하세요.

용가리 2015-09-07 15:12:38
누가 사시 폐지하라고 국민적으로 합의해줬냐? 로스쿨러들 보기에 돈없는 서민인 나는 국민이 아닌가보네?

mmm 2015-09-06 08:35:15
정말 공정경쟁 하자는데 웬 말들이 그렇게 많은지...
사시출신들과 로스쿨 출신들이 정말 공정하게 실력대로 겨뤄 보자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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