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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사회과학적 글쓰기 : 두괄식 글쓰기의 중요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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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사회과학적 글쓰기 : 두괄식 글쓰기의 중요성2
  • 신희섭
  • 승인 2015.08.28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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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지난 시간에 이어 답안쓰기의 문제를 한 주 더 다루려고 한다. 답안을 쓸 때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므로 읽고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실제 답안만들기에 사용해보기 바란다.

두괄식 글쓰기의 사례1)

두괄식글쓰기가 왜 중요한가? ‘가시성’ 혹은 ‘가독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할  뿐 아니라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좀 더 명확하게 전달해주는 것이 두괄식구조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의 지문을 보자. 

1. 서설: 결손 국가건설(defective state building)
 
60년 전 1948년 8월 15일 한국인들은 사실상 최초의 공식적인 근대국가(modern state)를 수립하였다. 근대국가의 요소인 주권(sovereignty), 입헌성(constitutionality), 정통성, 관료제를 갖춘 근대국가가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1948년에 수립된 대한민국 국가는 ‘결손 근대 국가’(defective modern state)일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근대 국가의 첫 번째 요건인 영토성(territoriality)을 결여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출범부터 헌법 제 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로 명확하게 정의된 영토(clearly defined territory)조항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에서 규정된 영토의 반밖에 실효적으로 지배할 수 없는 분단국가였던 것이다. 이러한 분단국가라는 결손국가의 형태로 출범한 대한민국은 파행적인 국가건설 과정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1) 외상국가(externally imposed state)

대한민국의 국가건설과정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미국이 냉전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동아시아에서 냉전의 교부도로서 수립하였다는 점에서 외삽성(imposition from external forces)을 띄고 있다. 대한민국과 북한은 기본적으로 냉전이 낳은 이란성 쌍둥이이다.... 이하생략

(2) 결손국가(defective state): 국가 건설(state building)-민족 파괴(nation destroying)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가장 동질적인 국가였다. 한국인들은 민족통일의 역사의 시작에서부터 국민(demos)의 경계와 국가(polis)의 경계가 일치하는 단일민족국가의 지배하에 살아왔다. 그런데 분단국가의 건설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흩어졌던 한민족의 재건설로 이어지지 않고 기와에 존재하고 있던 민족의 파괴를 통해 진행되었다....이하 생략

(3) 조숙한 민주주의(premature democracy)국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 민죽의 국가건설은 서구에서 시민들이 수백년 걸려서 많은 우여곡절과 유혈적 충돌을 통해 쟁취한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적 제도들(보통 선거권, 보통교육의 권리와 의무, 국민개병제, 조세국가)을 외부세력(미국)의 선물로 일거에 확보했으나 제도와 사회경제적 구조적 조건의 상충으로 부조응성의 문제를 야기했다는 점에서 ‘조숙성’(prematuredness)의 특징을 갖고 있었다.

(4) 부르주아 민주주의 국가 : 농지개혁의 정치 경제적 귀결

위의 글은 임혁백 교수님께서 쓰신 논문 “건국 이후 60년간 한국 국가성격의 변화 : 반공주의, 발전주의, 시장권위주의, 신자유주의, 그리고 신유목주의?”의 서론 부분이다. 위의 지문을 통해서 우리는 두괄식구조로 글을 쓰면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서론의 전체적인 요지는 1948년에 근대 국가가 건설될 때 한국은 근대국가로서 부족한 특징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다시 4가지 특징으로 부연하고 있다. 외삽국가, 결손국가, 조숙한 민주주의 국가, 부르주아 민주주의 국가로 결손의 특징을 부연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이 4가지 특징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내부설명에서 들여다 볼 수 있다. 즉 위의 지문은 핵심주장, 세부주장, 세부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인용 혹은 부연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이 설명의 구조적 특성을 통해 머릿속에 그 구조를 따라가면서 정보를 얻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두괄식구조는 잘 만들어진 지도를 보며 안내를 받으면서 글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아래의 지문을 통해서 미괄식구조를 살펴보자. 

며칠 뒤 이번에는 고무신을 신고 같은 곳을 찾아가게 되었다. 일부러 그리 한 것이 아니라 고무신을 신고 근처로 나들이를 나왔다가 내처 그곳까지 가게 된 것이다. 얇은 고무밑창을 통해 전해지는 땅의 굴곡과 작은 돌들의 속삭임이 정겹게 느껴졌다. 무심코 제법 큰 돌의 모소리를 밟은 모양이다. 아팠다. 어쩔 수 없이 딛고 다니기 쉬운 길을 골라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군화를 신고 갈 때보다 더 세심히 주위를 살피게 되었고 발놀림도 조심스러웠다. 장시간 산행이 곤란하니 개울을 만나면 물가에 발을 담그고 앉아 쉬고 너럭바위를 만나면 바위에 걸터앉아 쉬게 되므로 자연히 동행한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 고무신을 신고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자연 앞에서 겸손하지 않으면 다친다는 것, 그리고 겸손한 만큼 자연을 더 잘 알게 된다는 것이었다.2)

위의 지문은 주장이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 위의 지문에서 주장은 ‘자연 앞에서 겸손하지 않으면 다치고 겸손한 만큼 자연을 더 잘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일견 그럴싸하지만 그렇게 안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주장이전에 근거문들이 독자들의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거나 반박이 있을 것 같은 경우에 미괄식구조를 만든다. 이런 구조에서 글은 대단히 구체적으로 써야한다. 구체적일수록 공감대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위의 산문형식의 글에서는 글을 읽는 맛과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이 저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공감대를 얻고 감각을 살리기 위한 인문학적인 글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글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괄식구조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한층 부풀려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과학에서는 호기심과 감각을 자극하는 글을 만들지 않는다. 사회과학은 자신의 의견이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전달된 견해를 두고 논쟁을 통해서 결론에 도달하고자 한다. 특히 답안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는 정확하게 자신이 파악하고 생각한 것을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미괄식구조처럼 만들 재량권을 가지기가 어렵다.

우리는 또 다른 두괄식구조의 글쓰기 전략을 위의 첫 번째 지문에서 배울 수 있다. 위의 지문에서 세부제목 옆에 붙은 부제를 보자. ‘(2) 결손국가(defective state): 국가 건설(state building)-민족 파괴(nation destroying)’에서 부제인 ‘국가건설과 민족파괴’는 다음 구성될 단락의 핵심적인 주제들이다. 이 핵심적 주제어를 부제로 만듦으로서 내부의 내용을 미리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을 읽는 사람은 그 안에 가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저자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혹시 저자와 자신사이의 잘못된 의견차이가 있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를 검증하게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이런 목표로 부제를 다는 것이기 때문에 부제를 화려하게 수식어로 설명하거나 하는 것은 사회과학적 답안쓰기에서 좋은 전략이 되기 어렵다.
 

각주)-----------------

1)국제정치학 수업이 진행중이다. 이맘때면 이제 수험생들이 답안지를 구성하는 것과 관련해서 고민이 많을 때이다. 글쓰기와 관련해 과거에 써둔 칼럼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다룬 칼럼을 한 편 소개하고자 해서 2011년 12월 1일자 칼럼 150회 칼럼을 재인용한다.
 
2)정희모,이재성,『글쓰기의 전략』(파주: 들녘,2005),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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