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로스쿨 근간 흔드는 기득권 집단 ‘로스쿨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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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로스쿨 근간 흔드는 기득권 집단 ‘로스쿨협의회’
  • 법률저널
  • 승인 2015.06.30 11:48
  • 댓글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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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6일 <법률저널> 인터넷판에 게재된 ‘서민을 위한 진정한 희망은 ‘로스쿨’'이라는 김명기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사무국장의 기고 글에 대해 김현우 변호사가 반박하는 기고문을 보내왔다. <법률저널>은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환영한다. 편집자 註
 

 

 

 

 

 

 

김현우 변호사(사법시험 47회·대전지방변호사회)

로스쿨협의회는 최근 <법률저널> 기고를 통해 법조단체와 일부 정치인이 단체 및 개인의 영달과 이익을 위해 악의적으로 로스쿨 제도의 근간을 흔든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작 로스쿨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로스쿨의 영달과 이익을 위해 로스쿨 제도의 개혁에 눈을 감는 로스쿨협의회의 오만한 태도임을 지적해둔다.

사법시험 존치 주장은 법률가가 될 수 있는 통로를 다양하게 확보하여, 로스쿨협의회가 말하는 ‘다양성’을 더 넓게 확보하고 법률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리자는 주장일 뿐 법률가의 수 통제와 무관하다. 로스쿨협의회는 “사법시험 존치 주장은 법률가 수 통제를 위한 것”이라는 악의적인 주장에 앞서 사시존치와 법률가의 수 통제 사이의 논리적 연관을 먼저 밝히기 바란다.

로스쿨은 자격시험화 운운하면서 합격률을 늘리라고 주장하지만, 자격시험은 그 문언상 응시자에게 자격을 부여할 정도의 능력이 있는지에 따라 자격 부여가 결정되므로 합격률과는 관계가 없다. 의사시험을 자격시험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의사시험이 합격률을 보장해주기 때문이 아니라 의과대학이 엄격한 학사과정을 통해 합격할만한 인재를 양성하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대, 경북대 로스쿨 사태를 통해 학사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로스쿨 협의회가 자격시험 운운하며 합격률을 늘려달라 할 자격이 있는가.

로스쿨의 “사다리론”은 장학금 제도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로스쿨의 장학금은 2009년 47%에서 2014년 36.6%로 감소하였고, 등록금은 매년 대폭 인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매해 국공립 로스쿨은 380억 가량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며, 사립대 로스쿨의 적자 880억 정도를 메우기 위해 타 단과대학 학생들의 등록금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 로스쿨은 그것도 모자라 220억원의 국고지원을 요청하였다. 매년 1300억원 대의 적자가 발생하는 로스쿨의 “사다리”는 “지속가능한” 사다리가 아니라, 얼마 가지 못해 곧 부러질 불량한 사다리일 뿐이다.

로스쿨협의회는 교육에 의한 양성을 운운하나, 단 한 번도 교육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영혼 없는 법률가”의 양성을 지양하겠다던 로스쿨협의회가 지금까지 단 한번이라도 일부 로스쿨 재학생, 졸업생들의 일탈·불법행위에 대해 “스승의 자격으로서” 사과하고 전인교육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는가.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최근 경력판사로 임용된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의 딸이 경력판사 임용에 필요한 경력 인정과, 재판연구원(로클럭) 재직 중 박사학위 취득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또 경력판사로 임용된 한 변호사는 로클럭으로 재직 중 처리하였던 사건을 변호사로서 선임하여 처리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등 로클럭을 판사로 임용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비난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로스쿨협의회는 “로스쿨 졸업생 중 판사(재판연구원)와 검사 선발은 각각 법원, 법무부가 공정하게 하고 있는 만큼 어떤 부정이나 부패도 발생할 수 없다”라며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로스쿨협의회가 경력법관 제도의 제도적 문제점에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력법관제도를 그 취지에 맞게 운용하려면 로클럭 제도는 폐지하고, 당분간 어려움이 있더라도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경력을 쌓으면서 기다리는 것이 순리이다. 이 순리에서 벗어나 신규 법률가를 사실상 판사 임용의 신뢰가 보장되는 로클럭으로 임용하는 탈법에 동참함으로써 로스쿨을 지망하는 학생에게 “경력을 갖추지 않아도 손쉽게 판사로 임용될 수 있는 길”을 보여주려는 것 아닌가. 로스쿨의 영달과 이익을 위해 사법개혁을 희생시키는 로스쿨협의회의 태도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또한 로스쿨협의회는 변호사 시험 성적 공개에 대해 어떤 노력을 하였나. 결국 스스로 개혁하지 못해 헌법재판소로부터 강제로 “수술”을 당하는 수모를 당하지 않았나. 스승 대신 로스쿨의 개혁에 직접 나선 재학생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제자들만도 못한 로스쿨협의회의 한심한 수준에 우려를 표하지 아니할 수 없다.

사법시험 존치 주장은 이와 같이 오만하고 반성을 모르는 로스쿨협의회를 필두로 한 로스쿨 제도의 문제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로스쿨은 사시존치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험담을 할 시간에, 뼈를 깎는 고통을 각오하고 로스쿨의 개혁을 고민하기 바라며, 말로만 교육에 의한 양성 운운할 것이 아니라 교육자답게 책임감을 가지고 자성하기 바란다. 로스쿨협의회가 그토록 반대하는 사법시험 존치 주장에 가장 힘을 많이 실어주는 단체는, 역설적으로 로스쿨협의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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ㅉㅉ 2019-02-28 10:34:34
기득권 밥그릇에 대해서는 눈에 불을 켜고 지키겠다는 한 미련하게 생긴 변호사의 강력한 의지가 드러나는 글이네요

사법시험존치하라! 2015-10-21 14:55:58
변호사님 짱입니다. ^^

- 2015-09-26 19:42:43
변호조무사가 변호사라고 저한테 사기쳤습니다.
사기죄로 고소할수 있나요??ㅠㅠ 억울해 죽겠습니다

로스쿨99 2015-07-21 14:19:15
목영준 재판관 딸이 로스쿨생이라 특혜받은 건가, 만약에 그 딸이 사시붙었으면 특혜의혹이 제기 안됐을라나 나.. 왜 저런 의혹들이 로스쿨 폐지의 논거가 되는지 모르겠음.

로스쿨 2015-07-21 14:17:13
법조계의 다양성을 ㅇ확보하지 못해서 폐지하려고 한 것인데,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존치해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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