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무직 공무원시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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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무직 공무원시험에 대해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5.06.11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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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메르스 파가 공무원시험에까지 달했다. 서울시 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서울시는 메르스로 인해 수험생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시험일정을 연기할지 말 것인지 검토에 들어갔고 관계자들의 심도 있는 검토결과 예정대로 13일 서울시 시험을 진행키로 했다. 시험을 연기하는 것이 낫네 마네 하는 말들에 대해 간단하게 답할 수 없는 것은 시험일정을 연기하는 것도 녹록치 않는 문제고, 그렇다고 안전 불감증을 감수하면서까지 진행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기에 쉽사리 기자도 판단이 서지 않는 것 같다.

메르스로 인한 서울시 시험 일정 여부는 단순히 시험을 진행하네 마네의 문제가 아닌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해석될 수 있고 수험생 뿐 아니라 범국민적 차원에서 다뤄질 수 있는 사안으로 참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던 것 같다. 결론은 원안대로 한다는 것으로 확정됐지만 수험생 상당수가 불만을 가지고 있고 만에 하나 일말의 실수라도 생긴다면 그 후폭풍은 파괴적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찌됐든 결론이 중요한 것이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13만 명의 수험생들, 그 외 시험 관계자들, 기자들 모두 아무 탈 없이 13일의 토요일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가직 9급 시험 필기합격자가 발표된 시점에서 세무직 시험에 대해 몇 글자 적어볼까 한다.

세무직 시험에서 올해 회계학과 세법을 택해 시험을 본 수험생들은 비공식적으로 전체 17%정도로 추산되고 있다고 한다. 비공식 통계로 백 프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세무관련 기관 내에서는 이 정도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계학과 세법을 선택과목으로 정한 수험생 17% 중 합격자가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전공과목 외 행정학, 사회, 수학 등 세무직 선택과목으로 도입된 과목들을 택해 치른 수보다는 훨씬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2013년 공무원시험이 바뀌고 세무직에 고교과목이 편입됨에 따라 이들 과목을 선택해 치른 수험생이 많아졌고 이같은 추이는 매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2013년 세무직 최종합격자 중 42%, 2014년 최종합격자 중 32%의 비율만이 전공과목을 선택해 치렀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전공과목 선택자가 20%를 채 메꾸지 못했다. 올 세무직 응시자 3만 6천 여 명 중 6천 1백 여 명 만이 기존 세무직 과목인 회계와 세법을 택한 결과다.

세무직에 합격하면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석 달 가량 교육을 받고 일선에 배치된다. 전공과목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해서 꼭 세무직에 뜻이 없는 수험생이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고 이들의 교육평가가 낮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러나 시험과목이 바뀌기 전부터 세무직을 오래 공부한 기존 수험생이나 관련 전공학과를 나와 세무직에 응시하는 수험생보다는 아무래도 목표의식이 덜 할 수 있다는 게 수험가나 기관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세무직은 시험과목 변경이 된 2013년부터 선발인원이 급증했고 회계와 세법 등 어려운 과목을 선택하지 않아도 시험을 치를 수 있어 지원자도 같이 급증했다. 즉 선발인원만 보고 세무직에 너도나도 지원하는 상황이 2013년 이후로 계속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세무관련 지식이 백지상태인 수험생이 업무적응을 하지 못해 휴직하는 사례가 늘고 이에 따라 세무직 선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국세공무원교육원 관계자는 이는 확대해석이고 다만 선택과목 쏠림현상이 두드러진 데 따라 조치는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무원시험에 선택과목이 도입된 지 3년째가 됐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선택과목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고졸자들의 공무원시험 합격률이 현재도 미미한 상태로 공무원시험 과목 변경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전문성, 법 지식이 특히 요구되는 세무직이나 경찰 등 시험은 타 행정직과 차별화되는 것이 방향이라는 것.

한 세무 기관 고위공무원은 세무직 시험과목을 기존 필수 5과목으로 진행하도록 원상복귀 해달라는 건의를 인사혁신처에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아닌 구두상 건의였지만 그만큼 세무직 시험과목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세무 관련 기관에서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수험가 역시 합격자들의 행보를 봤을 때 기존 필수 5과목으로 치르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세무직 시험과목  재검토에 대한 기관의 지속적인 노력을 계속될 전망이다.

인사혁신처에 공식적으로 요청된 바가 없고 현실적으로 시험과목을 원래대로 돌리자는 공식요청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건의를 했다고 해도 기대하는 답변이 오지는 않았겠지만 과목을 다시 원래대로 변경한다는 데 공감하는 여론이 늘고 있다.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 언젠가는 되돌려질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세무직 공무원들은 일선에서 일하더라도 기관이 요구하는 자격증인 회계실무와 조사요원을 취득해야 한다. 최근에는 이 자격증 취득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청년실업을 해결키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공무원이 국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질의 향상도 중요한 부분이다. 단지 선택과목으로 무엇을 택했느냐에 따라 공무원 수준을 논할 수 없지만 회계와 세법 지식에 능통한 공무원이 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인 듯 싶다. 시험과목이 변경된 지 몇 해가 지나도 세무직에서만큼은 여전히 선택과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세무직은 인사처와 국세청 주관으로 면접을 따로 실시한다. 만약 필기시험도 국세청 위임으로 진행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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