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유가전쟁과 국제질서의 재편가능성 (8)
상태바
신희섭의 정치학-유가전쟁과 국제질서의 재편가능성 (8)
  • 신희섭
  • 승인 2015.05.29 1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중국이 국제정치의 화두가 된 것은 꽤 오래되었다. 1990년대의 중국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최근 중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처럼 보이는 듯하다. 국제문제를 고려하는 모든 영역과 이슈에서 중국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미래 국제무대운영의 핵심적인 예측변수이고 그 중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에너지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지가 중핵에 자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에 대한 에너지와 셰일가스의 영향을 다룸으로서 유가전쟁과 관련된 주제를 마무리 할까한다.  
   
성장하는 중국에게 에너지는 사활적인 문제이다. 중국은 2010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에너지최대수입국이 되었다.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7%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1인당 국민소득은 6,000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에게 성장의 여력이 남아있을 뿐 아니라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절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과 그에 따른 부의 분배는 중국정부에게는 절박한 문제이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권위주의를 사용하는 비민주주의 국가이다. 비민주주의 정권의 정당성을 경제성장에서 찾고 있다. 정치보다는 경제문제에 더 관심이 높은 중국인들에게는 ‘자유’보다 ‘빵’이 더 중요하다. 중국의 양극화와 분배구조취약성은 악명 높다. 지니계수는 0.4를 넘어선지 오래이다. 지니 계수 수치상으로는 사회에서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지점을 지났다. 실제로 파출소를 습격하는 정도의 중국내 저항이 연간 10만 건이 넘는다는 점은 중국인민들 내부의 불만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10년간 정권을 운영하는 시진핑 정부에게 성장 동력을 유지하는 것은 정권안정의 핵심이다.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발을 굴러야 하는 것처럼 중국은 부의 증대를 향해 앞으로 나가야만 한다. 그리고 부의 확대에서 핵심은 안정적인 에너지의 확보에 있다. 
   
에너지 대외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에너지 수급 선 다변화가 필수적이다. 중국은 이란으로부터 이란 수출 원유의 1/4 을 수입하기로 하였다. 2013년 시진핑 취임과 동시에 러시아 푸틴과 가스수입 계약을 맺은 것과 연결하면 중국-러시아-이란의 에너지 연계망이 구축된 것이다. 이러한 밀착은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의 핵개발에도 불구하고 이란을 보호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반대로 미국이 이란의 핵문제를 해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어주면서 이란에게 접근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의 에너지 확보는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으로도 이어진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중국과 장기적인 가스 공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러한 수출계약을 통해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떨어져 나오고자 한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은 에너지 자원을 위해 중남미와 아프리카에 전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중국의 중남미 에너지 ‘사냥’으로 보이는 노력은 베네주엘라로 향한다. 이런 중국의 중남미 접근은 미국을 자극한다. 미국의 외교 전통인 먼로 독트린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먼로독트린은 1823년 미국의 먼로 대통령이 선언한 것으로 ‘유럽국가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대해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를 뒷마당으로 생각하는 미국에게 중국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중국의 또 다른 에너지 자원 확보 노력은 아프리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 최대 투자 국가이자 원조 국가로 이들 국가들에 투자를 하고 에너지 현물로 상환 받고 있다.
   
중국이 최근 내세우고 있는 일대일로정책이나 진주목걸이 전략 모두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을 한 가지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노력은 여러 가지 다양한 요인들이 결합되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단일요인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점에서 중국의 서진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다.
   
에너지와 관련해 중국을 살펴보려면 중국의 확장과 관련된 다양한 요인들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관련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55개의 소수종족(ethnie)을 가진 중국은 민족주의를 이용하여 단일 중국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G2국가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과거 치욕의 역사를 버리고 영광스런 중화제국을 재현하고자 한다. 셋째, 공산당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정치체제의 안정을 추구한다. 넷째, 경제성장과 함께 분배구조를 완화하며 특히 서부개발프로젝트처럼 중국 내륙의 성장을 도모하여 분배불평등 구조를 개선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인구 대비 부족한 자원의 확보 필요성이 있다.
   
중국의 에너지 확보를 위한 노력은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다.1)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정부가 중국의 거대에너지기업들이 외국기업을 인수할 때 지분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외국기업들의 지분을 늘려서 채굴부터 수송과 소비자유통까지의 가치 사슬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을 늘리고 있다. 통제력은 높이면서 우회적인 방식을 사용하여 중국에 대한 반감을 낮추고자 한다. 이 방법 외에도 중국정부는 에너지 판매 및 유통분야에서 외국기업과 공동투자를 하기도 한다. 실제로 엑손모빌은 중국의 시노펙(Sinopec)과 사우디의 사우디아라비아국영석유회사(ARAMCO)와 중국 푸젠성과 제휴를 맺어 수송용 연료와 에틸렌등의 제품을 만들기로 제휴하기도 했다. 
   
중국의 에너지 확보 노력은 2001년부터 전략비축유기지의 증설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말라카해협의 에너지 수송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수행중이다. 폭이 5km 밖에 되지 않는 말라카 해협은 중동에서 해상수송을 통해서 에너지가 수입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해협이다. 이 말라카 해협은 미국의 해군력의 통제권에 있고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도 취약하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미얀마를 거쳐 뱅골만에 이어지는 파이프라인과 파키스탄에서 아라비아 해까지 이르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여 해협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한다. 이렇게 해서 중국 서부 신장 지역과 남부의 윈난 지역에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직접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으로부터 파이프라인으로 석유와 천연가스를 공급받고 있고 러시아로부터는 육상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육상라인들은 중국내부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여 중국서부에서 중국의 해안지대로 연결되고 있다. 또한 몇 개의 파이프라인은 새로 구축될 것이다. 중국의 에너지 수급도에 있어서 중앙아시아와 파키스탄과 러시아를 이용한 대륙내의 접근이 큰 그림에서 완성되어 가고 있으며 점차 체계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서부개발을 통해 신장지구를 개발하면서 이 지역에 한족을 정착하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위해서 서부 개발자금을 지원하고 인프라투자를 늘려왔다. 그렇게 하여 신장지구에서 상하이까지 4,000km가 넘는 1차 가스 파이프라인이 2004년에 완공되었다. 그 뒤에 신장과 간쑤성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이 완공되고 중국의 동서를 연결하는 2차 파이프라인공사가 2009년 완공되었다. 이렇게 중국내부에서 에너지혈관이 연결되면서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그리고 파키스탄이 신장지역과 연결하여 에너지혈관을 채울 수 있는 막대한 혈액을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가스라인과 석유파이프라인의 건설은 고속철도와 같은 도로망 연결로 지역간 연계를 가속화하면서 인프라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국은 일대일로를 공개적으로 외교정책화 했고 늘어나는 인프라투자를 모집하기 위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추진한 것이다. 중국의 체계적인 에너지에 대한 대비라는 무대위에 흥행에 성공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