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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인도 지정학전략 중심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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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인도 지정학전략 중심에 서다
  • 이성진
  • 승인 2015.05.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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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2015년 5월 18일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중국에서 시진핑주석을 만나고 난 뒤 한국에 한국을 방문한 모디 총리는 제조업 특히 조선업에 관심을 가지고 현대중공업을 방문했다. 재계는 앞 다투어 인도총리를 만나 향후 인도시장에서의 투자를 논의했다. 분초를 다투며 재계가 인도총리와 만난 것은 GDP 2조 478억 달러로 세계 경제 8위에 오른 새로운 경제 강자로 떠오른 인도를 주목했기 때문이다.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은 한국방문이전 중국방문에서 모디가 시진핑과 시안(西安)에서 만났다는 점이다. 시안은 상징적인 곳이다. 시진핑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중국과 인도가 당나라시절 가장 문물교류가 활발했던 곳이다. 시진핑은 직접 시안까지 가서 모디총리를 영접했다. 중국이 인도에 대해서 가지는 전략적 가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도가 부상하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 인도의 부상은 특히 눈에 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5년 올 해 인도가 16년 만에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IMF의 세계경제전망(WEO)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2015년과 2016년의 예상 GDP 성장률은 각각 7.5%에 달한다. 중국의 예상성장률은 2015년은 6.8%이고 2016년은 6.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향세로 돌아서고 있는 중국과 부상하는 인도로 요약될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인도가 이대로 성장한다면 앞으로 4년 안에 국내총생산(GDP)이 일본과 독일을 합친 규모보다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도의 빠른 성장배경에는 2014년 집권한 모디의 리더십이 있다. 작년에 집권한 모디 총리는 개혁 작업과 함께 제조업분야를 키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회의적인 인도시장을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모디 총리는 몇 가지에 손을 댔다. 예를 들면 현행 30%인 법인세율을 4년 내 25%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혀 외국인 투자를 끌어 들이고 있다. 또한 철도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 지분을 100%까지 높이는 조치를 취했다. 인도의 낮은 교통 인프라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외국기업들의 직접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인도 지도자의 의지는 ‘인도 개조 국가기구’를 설치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모디 총리는 제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통해서 나타내고 있다. 인도의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성장이 불가피하다. ‘메이크 인 인디아’ 시책은 현재 인도 GDP의 15% 수준에 불과한 인도 제조업 비중을 2020년까지 25%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도의 내부사정과도 연관되어 있다.

인도는 인구가 12억 5천만이 넘는 인구대국이다. 게다가 인도의 인구 중 1/2는 25세 미만으로 국가평균연령이 29세에 불과하다. 이러한 ‘젊은 인도’의 상황은 2014년 한족에 대한 산하제한정책을 푼 ‘고령화 중국’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인다. 인도는 젊다. 인도가 젊다는 것은 양면적인 특성을 보유하게 한다. 한편으로 성장의 동력이 있고 경제의 탄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들 새로운 인구가 필요로 하는 일자리가 공급되지 않으면 ‘청년압력’에 심각하게 시달릴 것이다. 즉 청년들이 늘어나는 데 비해서 일자리가 부족하게 되면 청년들이 가지게 되는 사회 불만이 증대하고 이것은 사회 불안을 가져올 것이다. 2011년 아랍의 봄을 이끈 요인이 바로 20%를 넘어선 실업률과 청년압력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인도인도의 인구 증대는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인도는 서비스산업 특히 미국과 연계된 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인도의 유능한 젊은 인재들은 낮은 단가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기업들 대다수가 인도에 콜센터를 두고 있다는 점은 인도의 서비스 경쟁력 지표이다. 이는 과거 영국지배로 인해 영어를 사용했고 영어를 공영어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능한 인재가 많아서 인도는 IT기술력과 우주항공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하지만 더 많은 고용을 위해서는 제조업이 필수적이다. 2030년까지 인도 인구 중 10억 가까운 사람이 생산가능인구가 될 것이다. 이는 10억 개의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제조업을 통해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인도에게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이다. 카스트제도를 가진 인도가 더 젊고 유능하지만 직업을 구할 수 없는 청년들로 채워지는 것은 폭약을 잔뜩 안고 달리는 폭주기관차가 되는 것이다.

인도총리의 방문으로 인도에 대한 경제적가치가 주목을 끄는데 비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는 것이 인도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기업체들에게 인도는 가장 이해가 안 되는 투자처이자 상식이 통하지 않는 투자처로도 악명이 높다. 실제로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5 사업 환경 평가’에서 인도는 조사 대상 189개국 중 142위를 차지했다. 인·허가 항목에서는 184위와 계약 이행 부문에서는 186위에 그쳤다는 점은 투자를 기피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조세제도의 낮은 예측가능성이 문제이다. 주정부들 마다 각기 다른 세율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조세제도도 자주 바뀐다. 법치주의의 근간인 예측가능성이 낮다는 점은 장기적인 투자를 생각하는 이들을 인도에서 밀어내고 있다.

투자를 하고 회수가 안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열악한 인프라 시설과 사회구조도 문제이다. 종교적 신성함을 가진 이 나라는 문맹률이 40%이고 1인당 국민소득은 2900불에 불과하다.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의 비율이 40%로 중국의 91%와 차이가 크다. 여전히 도시거주율은 29%에 불과하다. 낙후했다고 평가되는 중국도 43%의 도시 거주율이 되는 것과 비교하면 인도가 얼마나 열악한지를 알 수 있다. 빈부격차가 크고 위생시설과 위생관념이 약한 점도 문제다. 공용어가 25개나 되는 것은 과연 이들이 서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를 의심하게 한다. 기업체들은 인도에서 실제 낮은 전압과 단전으로 인해 기계시설에 피해를 입기도 한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과연 인도의 통치력과 지속적인 성장에 의문부호를 표시할 수 있지만 지정학적 관점의 이야기는 또 다르다. 중국의 해양진출에 있어서 인도양의 가장 중요한 지역에 인도가 위치하고 있다. 중국이 우정고속도로까지 연결해 가며 관계강화를 하고 있는 파키스탄을 견제하면서 중국의 인도양진출에 견제를 할 수 있는 국가가 인도이다. 인도는 해안선이 2500km에 이르는 국가이고 해군력도 강하다. 인도 국방부는 올해만 핵잠수함 6척과 프리깃함 7척을 새로 건조하기로 했다. 또한 이미 보유한 두 척의 항공모함 외에 3번째 항모도 건조중이다.

최근 모디 총리와 시진핑주석의 정상회담은 고속철도사업으로 상징화되는 경제협력을 중국의 신 실크로드 계획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협력 이면에는 1962년 인도와 중국이 전쟁까지 하게 만든 카슈미르지역의 국경분쟁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또한 중국이 1997년 파키스탄 핵실험을 지원했다는 점도 중국과 인도를 안보차원에서 불편하게 해왔다. 중국의 가시적인 해군력증강에 대해 인도는 최근 인도양의 스리랑카를 방문하고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과 군사공조를 늘리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한 인도는 미국과 일본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중국견제의 전략적 중심축에 서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다시 중국으로 하여금 인도와의 전략적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재고하게 한다.

국경분쟁뿐 아니라 비동맹국가들에 대한 외교도 중국이 고려해야 한다. 비동맹 국가들에서 가지는 인도의 외교력을 무시할 수 없는 중국입장에서 비동맹 국가들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도 인도와의 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것이다.

최근 한국외교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역질서에서 투명인간처럼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를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한국정부는 동북아지역보다는 좀 더 시야를 넓히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원교근공(遠交近攻).’ 가까이 있는 나라를 치는 것까지는 아니라도 멀리 있는 국가와 교류를 넓혀서 가까이 있는 국가를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면서 지나치게 미중경쟁구도의 논리에만 매몰되지 않기 위해 인도를 전략적으로 살펴볼 때이다.

그런 점에서 인도 총리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인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합의한 것과 정례적으로 ‘외교. 국방 2+2 차관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것은 지정학적인 관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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