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유가전쟁과 국제질서의 재편가능성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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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유가전쟁과 국제질서의 재편가능성 (7)
  • 신희섭
  • 승인 2015.05.0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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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최근 유가가 다시 올랐다. 현재 유가상승은 미국의 석유재고분이 부족하다는 이유가 크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금리가 인상될지 모른다는 기대심리도 유류분야의 투자를 빠져나가게 할 것이라는 예상을 만들고 있다. 확실히 경제는 기대(expectation)의 영역인 듯 하다.

셰일오일이 산출되는데 있어서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셰일오일에 대해서는 시장의 기대가 낮은 편이다. 셰일가스와 관련해서도 기대가 있는가 하면 기대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셰일가스의 특성상 불확실성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문제이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회복을 가져오는 주된 요인이기 때문에 미국정부입장에서는 셰일가스의 저렴한 생산에 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미국경제 전체를 0.5%정도 견인할 수 있는 동력으로서 셰일가스의 중요성은 유권자의 표를 고려해야 하는 지도자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선거에 나오지 못해도 민주당이 차기 대선에서도 선전을 하려면 경제성과는 절박한 문제이다.

셰일가스는 미국의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제조업 분야를 비롯해서 셰일가스로 인해 부흥이 예상되는 미국의 산업들이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가스자동차부분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유가가 낮아지면 운송비가 절감되고 이로 인해 관광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또한 항공기산업과 고속철도산업과 물류산업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뿐 아니라 가스를 운송하기 위한 LNG 선박과 관련해서 한국, 중국, 일본도 혜택을 볼 수 있다. 과거 1945년 미국이 가졌던 경제력의 영광을 그대로 가질 수는 없겠지만 미국의 제조업과 연관 산업의 발전은 추격하는 중국과 유럽국가 들과의 격차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셰일가스의 혜택은 크다.

셰일가스가 미치게 되는 분야는 외교력도 포함된다. 예상대로 셰일가스가 안정적으로 생산될 경우 미국은 에너지 자급율이 높아질 뿐 아니라 미국은 에너지 수출국으로 변모할 수 있다. 이것은 미국의 에너지 수입과 관련해서 대외의존도를 낮추면서 미국의 동맹국가들 뿐 아니라 비동맹국가들에 대한 자원외교력을 증대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1백만 btu(1파운드의 물을 1F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으로 0.252kcal)당 17달러에서 18달러에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3달러에 수입을 하고 유럽은 12달러에 수입을 한다. 아시아프리미엄이라고 하여 아시아 국가들이 과도하게 가스분야에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7년 한국은 미국과 셰일가스를 예정된 대로 수입할 경우 1백만 btu당 12불정도로 가져오게 된다. 미국수입량이 가스 전체 수입량의 10%에 불과하지만 이것만으로도 한국은 2조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일본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데 셰일가스를 수입할 경우 미국과의 동맹 강화는 명약관화한 것이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동맹강화가 새로운 가이드라인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셰일가스의 일본 수입은 미일관계를 더욱 더 경제적–정치적으로 탄탄하게 만들 것이다.

미국의 가스 외교력은 동유럽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동유럽의 폴란드와 같은 국가에 미국은 셰일가스 기술을 이전시켜주면서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가 차지하는 경제의 영향 특히 수출 분야의 영향력이 전체 수출액의 70%정도로 막강하다. 그래서 폴란드의 경우 미국의 엑손모빌사가 개발에서 철수하는 일도 벌어졌다. 러시아가 엑손모빌사에 제공하기로 한 러시아유전개발을 철회한다고 압력을 가해서 폴란드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미국은 셰일가스로 인해 해외에서 수입하던 수입 선을 철회하고 있고 이는 중동국가들의 에너지자원력을 약화시킨다. 중동국가들의 에너지수출의존도는 전체 수출의 90%에 해당할 정도로 높다. 미국이 발을 뺀 시장에서 중동국가들은 원유를 유럽에 공급하고자 한다. 반면에 유럽은 중동보다 아프리카시장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는 중동 국가들이 사활적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미국과 사우디는 전략적으로 연합하여 러시아를 에너지 시장에서 고립시키고 있다. 러시아는 크림문제로 인해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고 에너지로부터 들어오는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가하는 러시아에 대한 압력행사로 러시아경제는 타격을 많이 받고 있다. 가스공급에 있어서 유럽이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가즈 프롬의 경우 주가가 1/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가즈프롬은 러시아 국영에너지기업을 대표하는데 러시아 재정의 ½을 채우고 있고 수출의 2/3를 차지할 정도이다. 가스시장에서의 공격으로 러시아의 푸틴이 가진 정치적 기반은 약화되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는 가즈프롬을 이용해 타국에 대해 높은 가스가격을 받아서 그 이익으로 자국민에게는 낮은 가격에 가스를 제공하였다. 타국에 5배 이상 비싸게 가스를 공급하여 왔던 푸틴을 가스에서 나오는 이익을 가지고 통치자금을 활용할 수 있었다. 러시아의 비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을 가스가격을 통해서 완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즈프롬의 재정악화와 채무위기는 러시아 루블화 위기와 함께 ‘강력한 러시아'구축가능성을 약화시킨다. 러시아는 서부 쪽의 출로가 막히자 동부 쪽의 출로에 기대를 거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러시아입장에서 새로운 수입선을 찾기 위해서 동북아시아 국가들인 한국과 일본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과거부터 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러시아에게 아시아는 새로운 안정적 공급처가 될 수 있다. 특히 동아시아의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한국, 중국, 일본에게는 더욱 그렇다. 러시아의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가 2011년 푸틴이 김정일에게 압력을 행사하여 시베리아-북한-남한간 가스라인 건설에 합의한 것을 들 수 있다.

셰일가스의 가격인하가 외교지형에 변화를 가져오면서 유라시아 대륙의 외교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셰일가스는 군사력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논리는 단순하다. 경제력이 강화되면 그 이익이 군사력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미국의 경제력의 강화는 자연스럽게 군사력증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도 미국의 군사력은 타국가의 도전을 불허한다. 미국의 국방비는 2013년 기준으로 6,000억 달러가 넘는데 2위인 중국의 1122억 달러와 비교가 된다. 군인수에서 대략적으로 1/2에 불과한 미국이 중국보다 많은 돈을 써서 국방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3위 러시아는 682억 달러를 사용하고 있는데 러시아의 9배정도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국방비를 감축하고 있다. 미국의 국방비 감축은 중동지역에서의 철수와 맞물려있고 이는 에너지 수급정책과 관련되어 있다. 중동지역의 중요성이 2003년 미국이 이라크에 개입할 당시와 많은 부분에서 달라진 것이다. 2015년 미국 국방비는 다시 증액되어 5853억불을 의회에 요청해둔 상태이다. 눈여겨 볼 부분은 예산중에서 연구개발비로만 698억 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이 액수는 한국의 국방비인 318억불의 2배를 넘는 수치이다. 미국의 국방비 증액은 아시아재개입정책과도 연관되어 있는데 안을 들여다 보면 최첨단 전투기, 잠수함, 방어미사일과 사이버안보대비에 집중하고 있다. 전체비용은 줄여가면서 내실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중국에 대한 셰일가스의 영향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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