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수의 불모지에서 27년만에 일궈낸 오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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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수의 불모지에서 27년만에 일궈낸 오신환
  • 법률저널
  • 승인 2015.04.30 20:27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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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궐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로 끝났다. 최대 승부처로 꼽혀온 서울 관악을에서 새누리당에 의석을 내준 것은 물론 안방인 광주 서을에서도 무소속 천정배 후보에게 무릎을 꿇는 등 0 대 4로 전패했다. 특히 우리가 관심을 갖은 것은 보수의 불모지인 관악을에서 27년만에 일궈낸 오신환 후보의 당선이다. 27년 만에 여당의 불모지에 깃발을 꽂은 오 당선자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선거공약, 특히 사법시험 존치 공약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했다.

당초 오 후보의 당선은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서울 관악구는 ‘서울 속 호남’이라고 불릴 정도로 야당의 텃밭이고, 20~30대 젊은 층이 전체의 45%를 차지하는 ‘젊은’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권의 유력 정치인인 정동영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야권 표가 분산되면서 오 당선자가 해볼 만한 선거 구도가 형성됐다. 이번 오 후보의 당선은 야권 분열의 영향도 일정 부분 있겠지만 큰 변수는 아니었다. 정태호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표를 합치면 오신환 후보의 표보다 많지만 정동영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20.15%를 얻은 반면 19대 총선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민주당계 김희철 후보는 28.74%를 얻었다. 그럼에도 당선자는 이상규 통합진보당 후보였다. 오 후보의 당선 원인을 오롯이 야권 분열의 탓으로만 돌리긴 어렵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오 당선자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동안 고시촌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사법시험 존치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게 먹혀들어갔다고 본다. 특히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냄으로써 사법시험 존치 공약을 실현할 후보라는 믿음을 유권자에게 심어준 점이다. 또한 로스쿨 도입으로 고시촌 상권이 모두 사지로 내몰리면서 이곳의 민심도 임계점에 달했기 때문이다. 실제 오신환 당선자는 19대 총선에서 33.28%로 낙선했지만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43.89%로 10% 포인트나 증가했다. 당초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었지만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표를 얻으면서 여유있게 당선됐다.

서울 관악을에서 현 여권 후보로서는 27년 만에 처음 당선된 오신환 당선자는 29일 “27년 만에 위대한 선택을 해준 관악을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1년여의 임기 동안 새로운 관악을 만드는 데 사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공정사회를 이루기 위한 사법시험 존치 반드시 이루어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오 당선자는 이미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발의한 새누리당 4명의 의원들과 함께 사법시험 존치 국회의원 모임을 결성하고, 새누리당 당론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19대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에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국회 본의회에 상정시켜 사법시험 존치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우리는 오신환 당선자가 이번 재보궐선거를 통해 이곳 고시촌 주민들이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염원이 얼마나 큰 지 충분히 느꼈을 것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오신환 당선자가 선거기간 내에 보여줬던 사시존치에 대한 열정을 결과물로서 이뤄낼 것으로 믿는다. 이젠 당선됐으니 노력하는 시늉만 보인다면 곧 철퇴를 맞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사법시험 존치가 현실화되려면 시기적으로 올해 안에 결말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당장 오늘부터 신발 끈을 조여 매고 젊은 일꾼답게 성과를 이뤄내길 기대한다.

사법시험 존치는 고비용구조인 로스쿨 제도에 대한 보완책이다. 사법시험을 통해 대학을 못가는 사람, 대학을 진학하였으나 로스쿨을 못가는 청년들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를 걸어주자는 것이다. 사법시험 존치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로스쿨을 보완하고, 약자를 위한 희망의 싹을 법조계에 남겨두자는 의미다. 사법시험 존치를 양 출신간의 갈등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공정경쟁을 통한 우수한 법조인 양성과 사법의 정의라는 관점에서 볼 일이다. 그런 점에서 사법시험은 반드시 존치해야 한다. 오신환 당선자가 27년간 야권의 텃밭이자 새누리당의 무덤이라고 불려왔던 서울 관악을에서 깃발을 꽂았던 열정으로 사법시험 존치를 추진한다면 사법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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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 2015-05-04 17:21:10
오신환 의원님이 사시존치를 성공해낸다면 1년후에 총선때 반드시 재선 가능할 것입니다. 설마 사시존치 성공시켰는데 관악을에서 팽당한다면,,, 진짜 그건 상상하기도 끔찍하네요

ㅇㅇ 2015-04-30 21:51:05
역시 법률저널이네요. 항상 사시생의 목소리를 대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222 2015-05-04 17:21:10
오신환 의원님이 사시존치를 성공해낸다면 1년후에 총선때 반드시 재선 가능할 것입니다. 설마 사시존치 성공시켰는데 관악을에서 팽당한다면,,, 진짜 그건 상상하기도 끔찍하네요

ㅇㅇ 2015-04-30 21:51:05
역시 법률저널이네요. 항상 사시생의 목소리를 대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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