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의 행정학 읽기 / 행정학 속의 정책학(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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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의 행정학 읽기 / 행정학 속의 정책학(29)
  • 박훈
  • 승인 2015.04.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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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정책이론(2) -

 

 

 

 

 

박훈 합격의법학원 행정학 전임

Ⅰ. 신제도주의

… 지난 시간에 이어서 …

4. 사회학적 신제도주의

(1) 이론적 배경

① 1970년대 범세계적인 경제위기 이후 조직을 합리적이고 통제가능한 도구로 보았던 Weber의 관료제모형에 대한 이론적 의구심에서 출발했다. 현대조직에서 사용되는 많은 제도적 행태와 절차들은 경쟁에 의한 결과물이거나 과업을 수행하는데 효율적이기 때문에 채택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 사회에서 만들어진 신화나 의식처럼 ‘문화적으로 독특한 관행들’로 보아야 하며, 이러한 문화적 관행을 보다 일반적으로 전파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결과라는 것이다.

② 구제도주의가 문화의 규범적(normative) 측면을 중시한다면, 신제도주의는 문화의 인지적(cognitive) 측면을 중시한다. 즉 신제도주의는 규범적 기준으로 제도를 이해하는 게 아닌, 인지과정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규칙, 습관, 절차, 규범 등을 제도로 본다.

(2) 사회학적 신제도주의의 특징

① 제도 자체를 매우 폭넓게 개념화하는데, 일반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제도와는 구별된다. 즉 공식적인 규칙이나 절차 또는 규범뿐만 아니라 인간의 행위를 해석하는 의미의 틀(frames of meaning)을 제공하는 상징체계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정의는 제도와 문화 사이의 개념적 경계를 무너뜨려 서로 중첩되도록 한다.

② 제도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의 인지적․문화적 차원을 강조한다. 이런 관점에서 제도는 사회에서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어 당연시(taken-for-granted)되는 것으로 인식되며, 제도화된 활동은 더 이상의 정교함이나 정당화 없이도 오랜 기간 계속 유지되게 된다.

③ 적절성의 논리(logic of appropriateness)를 강조한다. 많은 국가에서 국제기구의 시책을 따르는 게 목표-수단의 효율성을 증진시키기 때문이 아니라, 각국 당국자의 눈에 적합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3) 사회학적 신제도주의의 주요 논의

1) 제도적 환경과 배태성

① 전통적으로 조직이론이 염두에 두었던 환경은 기술적․경제적 측면의 환경으로서 조직 밖의 세계인데 비해, 사회학적 신제도주의는 기업규제제도와 같은 각종 사회적 제도를 환경으로 설정한다.

② 이러한 제도적 환경을 배태성(embeddedness)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배태성이란 본래 ‘어떤 현상이나 사물이 발생하거나 일어날 원인을 내포한다’는 의미이다. 즉 개인의 행위가 고립된 상태에서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눈치도 보고 사회규범도 고려하듯이 사회적 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맥락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③ 그 결과 경제적 합리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사회관계에서 정당성(legitimacy)이 있는 행동을 하게 된다.

2) 제도화의 논리

① 문화적 인지에 의한 제도 채택

제도란 객관적이고 외재적인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사회적으로 창조되고 견고해진 결과물이다. 따라서 조직의 제도화는 조직이 사회 속에서 널리 합리화되고 정당화된 관행과 절차를 채택하여 조직의 공식구조로 설치하고, 이를 조직에 확산하는 과정이다. 특히 사회학적 신제도주의에서는 이념, 신념, 관행, 규율 등 문화적 인지에 의한 채택에 초점을 두어, 제도를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② 제도 유지와 사회적 정당성

공식적인 조직구조가 조정과 통제를 통하여 기술적 합리성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에도 조직구조가 계속 유지되는 이유를 ‘정당성(legitimacy)의 확보’에서 찾는다. 조직은 제도적 환경이 요구하는 대로 조직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외부로부터 정당성을 획득하는 동시에 내부 구성원으로부터도 권위를 얻게 된다. 물론 합리성이나 능률성이 입증되면 정당성 획득이 보다 유리하다.

③ 제도적 동형화

오늘날 조직의 구조변화는 경쟁에 의한다거나 효율성의 필요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더 유사해지도록 하는 과정, 즉 동형화(isomorphism)의 결과로서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제도적 동형화는 효율성과 무관한 다음 세 가지 이유로 나타난다.

㉠ 정치적 영향력과 정당성 문제로부터 도출되는 ‘강압적(coercive) 동형화’는 어떤 조직이 의존하고 있는 다른 조직과 그 조직이 소속된 사회의 문화적 기대에 의한 공식적이고 비공식적인 압력의 결과로 나타난다.

㉡ 불확실성에 대한 표준적인 대응에서 오는 ‘모방적(mimetic) 동형화’는 조직의 행동과 환경의 반응간의 인과관계가 불명확하거나 조직의 목표가 모호하거나 환경의 불확실성을 야기할 때, 다른 성공적인 조직을 본받으려는 동기에서 일어난다.

㉢ 전문화와 연관되는 ‘규범적(normative) 동형화’는 표준적인 전문교육과정을 거친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나타나는데, 그들은 문제를 보는 시각이 비슷하고, 주어진 정책․절차․구조를 규범적으로 정당화된 것으로 보며, 동일한 방식으로 행동한다.

물론 동형화를 통해 조직의 효과성이 제고되는 경우도 있는데, 조직들이 유사성을 통해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즉 다른 조직들과의 거래를 쉽게 하며, 임원들에게 경력을 추구하게 하고, 공․사적 인허가나 제약을 위한 자격요건을 갖추게 하기 때문이다.

Ⅱ. 문화이론

1. 개요

기존의 문화연구들은 사회 내에 존재하는 문화를 외생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여 그에 대한 연구는 소홀히 했다. 반면 더글라스와 윌다브스키(Mary Douglas와 Aaron Wildavsky)의 문화이론(Culture Theory)은 문화를 통해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요소를 밝히고, 문화와 사회간의 관계를 분석하여 사회가 어떻게 형성․유지․변화하는지를 설명한다.

2. 문화의 의미

문화이론에서 말하는 문화는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문화편향(culture bias)과 사회관계(social relation)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며, 나아가 가치를 제도로 구현함으로써 사회구성원들이 특정한 삶의 양식(way of life)을 지니도록 한다.

① 문화편향(culture bias)은 사회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와 신념을 의미한다.

② 사회관계(social relation)는 사회구성원들에게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여 상호 행동을 규제하고 서로 간의 유대를 맺어주는 것이다. 사회는 이런 관계를 두 차원으로 형성한다.

㉠ 집단(group)이란 내가 누구인가(Who am I?)라는 개인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의 해답이다(응집성). 만약 집단성이 강할수록 서로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 망(grid)은 내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What shall I do?) 또는 무엇을 해야만 하도록 되어 있는가?(What am I supposed to do?)라는 사회적 구속성을 말한다(규칙성). 예를 들어 일상의 삶이 계층, 집안배경, 종교, 나이, 성 등에 따라 결정되는 정도가 크다면 개인의 자율성 심각하게 억제된다.

③ 삶의 양식(way of life)은 사회관계와 문화편향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3. 문화의 유형

 

집단(group)

망(grid)

운명주의

(fatalism)

계층주의

(hierarchy)

개인주의

(individualism)

평등주의

(egalitarianism)

4. 문화이론에 대한 평가와 전망

① 문화이론은 합리적 선택이론이나 권력이론에서 다루지 못한 문화적 요소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데 그 의의가 있다. 특히 문화이론은 정책과정에서 정책행위자의 태도와 선호에 대한 프레임(frame)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② 그동안 성장시대에 만들어진 대부분의 정책들이 효율성에 치중한 나머지 정책대상집단의 내면화된 관습이나 오랜 문화적 전통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 따라서 최근 각종 국책사업을 둘러싼 정책갈등의 대부분은 정책이해당사자에게 내제되어 있는 문화적 속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다.

③ 향후 문화이론은 정책갈등이나 정책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는데 중요한 분석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사회구성주의(social constructionism) 이론과 문화이론을 접목할 경우 정책대상집단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이들의 입장에서 정책을 설계하고 정책참여를 활성화함으로써 정책갈등을 줄이고, 정책수용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Ⅲ. 시차이론

1. 개념

시차이론 또는 시차적 접근은 많은 자연 및 사회현상의 변화가 시간의 흐름과 표리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시차이론은 변화시작의 시간적 선후관계나 변화과정의 시간적 장단관계를 사회현상 연구에 적용하는 연구방법을 의미한다. 즉 시차를 명백히 포함시키는 연구방법이다.

2. 주요내용

(1) 인과법칙과 시차

① 다수의 원인들 중에서 어느 것이 먼저 작동하고 다른 것이 뒤에 작동하는 경우 순서가 뒤집혔을 때에도 결과가 같을 것인가. 즉 원인변수들이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을 경우와 상호대립적인 경우 인과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가.

② 원인이 계속적인 변화를 겪고 있으면 결과는 어떻게 되고, 결과가 계속적인 변화를 겪고 있을 때 한 시점에서 원인이 작동하는 것과 다른 시점에서 원인이 작동하는 것은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③ 원인이 변한 후에 얼마나 시간이 경과된 후의 결과를 인과관계에서 고려해야 하는가.

(2) 제도 정합성

1) 의미

제도의 정합성이란 제도 요소들 간의 부합성(congruence)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요소들 간의 상호보완적 관계 또는 최소한 중립적 관계를 유지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제도의 내적 정합성이라고 부르고, 제도의 환경맥락과의 부합성은 제도의 외적 정합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

2) 제도의 비정합성 요인

① 제도의 비정합성 발생요인 : 구제도요소의 잔존

제도도입이나 개혁과정에서 지지세력과 반대세력이 타협하여 구제도적 요소를 잔존시키는 경우이다. 그래서 정리되어야 할 구요소와 새로이 추가되는 신요소가 혼재하게 된다.

② 제도의 내적 비정합성 발생요인 : 제도의 외적 비정합성

조직은 환경으로부터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외용 조직목표, 구조, 과정, 행태 등을 보이려고 한다. 외적 정당성이 조직생존에 필수적인 자원을 확보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공식적 요소와 실질적 요소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내적 정합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③ 제도의 내적 비정합성 저해요인 : 내적 정합성의 본질적 문제

제도가 본질적으로 모순과 갈등관계에 있는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정책이나 제도가 반드시 핵심요소에 대립되는 부수적 요소들을 포함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수월성을 강조하는 교육이 인성교육을 무시할 수 없는 것과 같다.

3) 정책참여자와 시차

① 정책참여자 속성의 시차적 변화

경제력이 가장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권력적 지위는 민주화가 되면서 지속성이 약화되고, 정보화 시대와 기술발전이 가속화되면서 특정 정보나 전문성의 영향력도 더욱 짧은 시간에 그치게 된다.

② 정책참여자의 인지상의 시차

㉠ 사실변화와 인지 간의 시간적 격차이다.

㉡ 정책관련자들의 인지 속도의 차이는 정보획득에서의 시차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정책과정의 영향력이 달라진다.

㉢ 정책참여자들의 인지상의 시차는 편견을 형성한다.

3. 시차이론의 평가와 전망

① 실천적인 측면에서 제도변화나 개혁의 시간적 측면을 고려하도록 하여 현실적합성이 높고 성공가능성이 높은 개혁전략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기존의 이론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검토하게 만들었다.

② 하지만 실천적 유용성 측면에서 개혁주도자들의 인지적 능력과 정치적 능력상 한계가 있다.

③ 선진국들과는 달리 한국은 정부 정책에 변화와 시행착오를 거듭해왔고, 특히 최근에 이르러 고도성장 전략을 수정하는 제도개혁이 시도되면서 시차적 접근의 필요성을 더욱 인식시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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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재산몰수 2021-07-25 17:50:09
스승님, "더글러스의 문화 이론"은 3. 조직론에 나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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