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9-19 19:35 (토)
변호사의 변리사 자격 자동부여 ‘시대착오’
상태바
변호사의 변리사 자격 자동부여 ‘시대착오’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5.03.31 18:10
  • 댓글 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변리사회, 변리사법 개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
홍보・서명운동 등 예정…변협에 토론회 제안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변리사는 변호사의 부분집합이 아닙니다!” 변호사의 변리사 자격 자동부여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대한변리사회 고영회 회장의 일갈이다.

대한변리사회는 31일 변호사의 변리사 자격 자동부여를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대한변리사회 회관에서 개최했다.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해 12월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와 변리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를 폐지하는 세무사법과 변리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의원은 앞서 18대 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회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이번 기자회견은 개정안이 폐기된 법안의 전철을 밟지 않고 공론의 장으로 나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변호사 출신 변리사 60.54%…사건 수임 10% 남짓”

고 회장은 “변호사에게 변리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한 것은 1961년 변리사법 제정 당시 변리사 숫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변리사제도가 시행된 지 60여 년이 지난 현재 국내 변리사의 수는 지식재산 분야의 역할 수행에 충분하므로 더 이상 변호사의 자동자격부여를 인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과거 부족한 변호사 수를 보완하기 위해 변리사, 세무사 등 각종 전문자격사제도를 마련했고 따라서 변리사와 세무사 등의 업무는 변호사의 업무에서 파생된 것이므로 자동자격부여는 당연하다는 대한변호사협회의 해석과 상반된 의견이다.

▲ 대한변리사회는 31일 변호사의 변리사 자동자격부여 폐지를 골자로 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대한변리사회 회관에서 개최했다 / @안혜성 기자

대한변협의 주장에 대해 고 회장은 “자동자격부여제도가 변호사법이 아니라 변리사법에 규정된 것만 봐도 입법자의 의도는 분명하다”며 “변호사와 변리사는 엄연히 다른 분야의 전문자격사로 일부 중첩되는 부분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변리사의 업무가 변호사 업무의 부분집합이 아니라 민법과 민사소송법 등 극히 일부에 교집합적 요소가 존재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변호사로서 변리사 자격을 취득한 인원이 변리사시험에 합격해 변리사 자격을 취득한 인원의 2배가량 많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변리사 업무를 수행하는 비율은 현저히 낮다는 점도 자동자격부여제 폐지의 근거로 제시됐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특허청에 등록된 변리사 수는 총 8,885명이며 이 중 변호사 출신은 5,379명으로 전체의 60.54%를 차지한다. 변리사시험 출신은 2,725명(30.67%), 특허청 출신은 781명(8.79%)이다. 하지만 출원과 심판, 소송・상고사건 수임 수는 변리사시험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대한변리사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특허와 실용, 디자인 분야에서 시험 출신 변리사가 9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고 그 비중은 출원, 심판 단계보다 소송분야에서 더욱 높았다. 상대적으로 변호사 출신의 수임이 많은 상표의 경우에도 85% 이상을 시험 출신 변리사가 맡았고 소송・상고사건은 95.3%에 달했다.

이같은 통계는 지식재산권 소송시장에서 변호사보다 변리사가 전문가로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 대한변리사회의 설명이다.

또 변호사 출신 변리사의 91.25%(2,576명)가 의무연수를 이수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관계 법령의 잦은 개정, 기술의 발달 등 지속적인 피드백이 중요한 변리 업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즉 실제로 변리사 업무를 수행하지 않거나 수행할 역량이 없는 ‘무늬만 변리사’가 너무 많고 이들이 변리사 명칭을 사용하고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수요자인 국민의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것이 대한변리사회의 주장이다.

“로스쿨 제도, 자동자격 부여 근거 될 수 없어”

대한변리사회는 로스쿨 제도도 자동자격부여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이・공계 출신의 법조계 유입이 늘었고 지적재산권 관련 과목을 수강하거나 변호사시험에서 지적재산권 분야를 선택과목으로 시험을 치르는 경우 자동으로 자격을 부여해도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고 회장은 “로스쿨은 변리사를 교육하고 양성하는 제도가 아니다”라며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 고영회 회장은 "변리사와 변호사는 다루는 업무가 다른 별개의 전문자격사"라며 변호사에 대한 변리사 자격 자동부여를 비판했다 / @안혜성 기자

그 이유로 로스쿨의 이공계 출신 입학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로스쿨 내 지식재산권 교육이 충실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 변호사시험에서 지식재산권법을 선택하는 비율이 극히 저조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2015학년도 로스쿨 입학생 가운데 공학계열의 비율은 4.9%, 자연계열은 1.7%에 그쳤다. 의학과 약학도 각각 0.4%, 0.5%로 미미한 수준이다.

고 회장은 향후 로스쿨에서 지식재산권 교육이 충실해지더라도 자동자격 부여는 부당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법과대학에서 지식재산권을 배운다고 해서 변호사 자격이나 변리사 자격을 주지 않는다”며 “해당 분야에 대해 전문가로서 충분한 역량을 갖췄는지 시험을 통해 자격을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스쿨 제도의 도입을 이유로 전문자격사 제도의 통합 또는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에도 반대의 뜻을 밝혔다. 고 회장은 “제도는 생물처럼 시대적 흐름에 맞춰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후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깊이 있는 전문성인데 하나의 자격사가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법률시장 개방 대비 위해서도 자동자격부여 폐지돼야”

변호사의 변리사 자동자격부여가 법률시장개방을 앞둔 시점에서 국익에 불이익이 된다는 견해도 나왔다. 한미 FTA에서 변리사는 개방 유보 분야로 돼 있다. 하지만 미국 변호사들은 자동자격부여 규정을 근거로 한국 시장에서 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반면 한국의 변리사들은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없어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는 것. 고 회장은 “이대로 둔다면 변리사는 협상 의제도 되지 못하고 한국의 지식재산권 시장만 무방비 상태로 개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대한변리사회는 변리사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대국민 홍보와 서명운동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 @안혜성 기자

자동자격부여 폐지 논의가 단순한 밥그릇 싸움이 아닌 국민과 국가의 이익에 관한 문제라는 점도 강조됐다. 고 회장은 “평생을 쏟아 부어 만든 기술을 충분한 역량이 없는 전문가에 의해 망친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기술개발자들의 삶을 지키고 지식재산 강국으로서 더욱 발전하기 위해 변리사의 전문성 강화는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자동자격부여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변리사회는 변리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변리사 제도에 대한 대국민 홍보 및 자동자격폐지에 관한 서명운동을 진행할 예정이며 시민단체와읜 연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토론회 등 공론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인 2015-04-11 21:57:40
밥그릇 싸움도 도가 지나치다
특허 명세서란 그분야의 통상의 지식을 갖은자라면 누구든지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작성해야 하므로 특별한 지식을 요하지 않는다
특허 요건도 진보성. 신규성을 따져 거절이유가 없으면 특허허여 한다 이모두 법률행위이다 솔직이 변리사는 발명가보다 몰라도 너무 몰르는게 현실이다
그런데 변호사 보고 변리사가 밥그릇 건드리지 말라는건 무식해도 한참 무식한 예기다

발명가 2015-04-08 20:36:12
실제 변리사와 접촉이 많은 개발 기업가다
법리를 모르는 변리사때문에 피해가 많다

변리사란 특허법에 의한 특정된 일부 법륧 절차 행위이다
변호사 보고 변리사 행위를 하지말라는건 간호사가 의사보고 의료 행위를 하지말라는 말이고
방범대원이 형사보고 도둑 잡지 말라는 무식한 말이다

공돌이 같은 밥그릇 싸움 말고 그 시간에 법리 공부나 제대로 하라

이런일은 2015-04-05 13:53:49
크게 공론화 되어야 된다고 봄.... 이런걸 일반인이 모르고 있었다니....

정상 바라기 2015-04-04 16:05:18
"자동자격 부여"라는 "비정상"의 폐지를 통한 전문자격의 '정상화'

로퀴 2015-04-03 10:36:04
돈만 주면 변호사 자격증 주는 데가 로스쿨 아닌가요
지금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사시 출신 변호사들한테 개무시 당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로스쿨 출신들 교육이나 똑바로 시키시죠
로스쿨 출신들이 민법이나 똑바로 아는지 모르겠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