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의 행정학 읽기 / 행정학 속의 정책학(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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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의 행정학 읽기 / 행정학 속의 정책학(27)
  • 박훈
  • 승인 2015.03.2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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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변동의 모형 -

 

 

 

 

 

박훈 합격의법학원 행정학 전임

초기의 모형으로서 호퍼버트(Richard Hofferbert)의 모형은 정책변동에 관한 모형이라기보다는 정책산출에 관한 모형이나 정책변동을 설명하는 데에도 활용되고 있다. Hofferbert는 정책산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서 다섯 가지(모형 아래 부분)를 제시하고, 이러한 요인들이 직간접적으로 정책산출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Hofferbert모형을 통해 정책변동을 설명한다면, 다섯 가지 영향요인이 달라지게 되고, 이에 따라 정책이 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경제발전이 이룩되고, 교육수준이 향상되며, 노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정책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제도의 경우에도 중앙정보부가 국가정보원(1999)으로 혹은 환경청이 환경부(1994)로 변하는 경우, 정책의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 Sabatier와 Jenkins-Smith의 정책지지연합 모형

(1) 의의

정책지지연합(옹호연합; 창도연합)모형(advocacy coalition framework: ACF)은 정책변동의 발생 원인을 핵심신념에 기초한 지지연합의 상호작용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정책지향적 학습, 사회경제적 변동과 정치체제구조의 변화가 정책변동을 일으킨다고 본다.

특히 정책학습을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정책변화를 촉진하는 원동력으로 파악하는데, 이 정책학습을 통해서 정책지지연합(옹호연합)을 구성하는 특정신념을 공유하는 행위자들의 신념체계를 변화시키고, 점진적으로 장기간에 걸친 정책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게 한다.

(2) 모형 설명

1) 정책하위체제(policy subsystems)

정책과정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참여자들은 전문화되어야만 한다고 가정한다. 정책하위체계 안의 참여자들은 그들만의 강력한 신념을 실제 정책에 투영시키려 노력한다.

2) 외적 요인(external factors)

정책하위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 변수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① 다소 안전적인 변수들로 10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안정적인 것들이다. 안정적인 외적 변수에는 문제영역의 기본속성, 자연적 자원의 기본적 배분, 근본적인 사회문화적 가치들과 사회구조 그리고 헌법의 기본구조가 포함된다.

② 역동적인 외적 변수에는 사회경제적 조건변화, 여론변화, 체계의 지배적 연합변화 그리고 다른 하위체계로부터의 정책결정 및 영향이 포함된다.

3) 신념체계(beliefs)

지지연합의 신념체계는 변화의 용이성에 따라 규범적 핵심, 정책핵심, 이차적 신념으로 나눌 수 있다.

① 규범적 핵심(normative core)은 모든 정책에 적용되는 근본가치를 의미한다. 이것의 변화는 종교의 개종처럼 그 변경가능성이 희박하다.

② 정책핵심(policy core)은 규범적 핵심을 달성하기 위한 기본 전략에 관한 근본적인 정책시각이나 입장이다. 이것은 쉽게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변화가 발생하면 변할 수 있다.

③ 이차적 신념(secondary beliefs)은 행정규칙, 예산배분, 규정 해석 등과 같이 정책핵심을 집행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나 정보탐색과 관련한 규칙으로 신념체계 중에서 가장 쉽게 변할 수 있다. 실제로 정책행위자는 정책핵심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기초로 지지연합을 구성하기도 한다. 여기서 이차적 신념은 상대 지지연합을 이기기 위한 구체적 대응전략으로서 나타난다. 이들간의 서로 상반된 정책대안들은 제3자인 정책중개자에 의해 중재된다.

4) 정책중개자(policy broker)

정책중개자는 경쟁적인 지지연합간에 정책갈등이 발생할 때 이를 중재하며,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역할을 하는 제3자를 의미한다. Sabatier 등은 정부관료 및 정치인 등이 각 정책지지연합간의 대립과 갈등을 완화하고 타협점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정책중개자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① 지지연합간의 갈등을 줄여 타협을 이끌어내는 역할

② 이차적 신념의 변화에 간여하여 정책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역할

③ 정책성향을 갖고 지지연합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역할

5) 정책학습과 정책산출

정책지지연합의 신념체계의 변경은 정책학습에 의하여 발생한다. 즉 지지연합모형에서는 정책학습을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정책변화를 촉진하는 원동력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지연합체는 이해관계 또는 같은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정책신념을 갖고, 외부적 충격이나 정책학습을 통해 조정되거나 혹은 정책중개자의 적극적 역할에 의해 변화되기도 한다.

정책핵심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연구의 계도기능(enlightenment function)을 통한 10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친 정보의 축적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정책학습이 가능한 조건은 정책지지연합간에 어느 정도의 갈등이 존재하거나, 그들 사이에 논쟁을 촉진하는 공개적이고 전문적인 토론회 및 공청회가 있을 때 가능하다. 정책학습에 따른 정책핵심요소의 변동은 대부분 커다란 사회경제적 환경변화나 정권변동에 의한 새로운 통치연합의 출현과 같은 정책하위체계 외부에서 비롯된다.

(3) 문제점

정책지지연합모형은 정책하위체계를 환경요인과 구분하여 이를 중심적인 분석단위로 삼았다는 점에서 모형의 설명영역을 넓혔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① 통합모형의 가장 바람직한 형태는 하향적 접근과 상향적 접근의 제 변수들간의 유기적 연계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Sabatier의 통합모형은 두 접근방법의 변수들이 각기 다른 범주에서 나열되어 있을 뿐, 유기적 관련성에 대한 타당한 설명이 부족하다. 또한 지나치게 변수들이 많아 연구자원이 많이 소요될 수 있다.

② 정책집행 이외에도 정책결정, 평가 및 환류 과정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학습 모형의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 정책학습이 외부충격과 함께 신념체계 변화와 정책변화를 일으키는 중요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상세한 경로를 제시하지 않았다. 정책과정의 내부에서 학습이 어떻게 정책변동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③ 정책하위시스템 내 또는 정책공동체 내에서 지지연합집단의 대상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2. Hall의 정책패러다임 변동 모형

정책지지연합 모형이 정책학습을 통한 점진적 변화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Hall이 제시한 정책패러다임 변동모형에 따르면, 정책변동을 패러다임 변동에 의한 급격한 변화로 이해하고 있다.

Hall은 변동을 정책목표와 정책수단이 바뀌는가에 따라 1∼3차적 변동으로 구분하고, 1970년대부터 1989년까지의 영국의 경제정책 변화과정을 사례로 들었다. 3차적 변동이 정책패러다임 변화에 해당한다.

① 매년 정부예산을 조정하는 것처럼 정책목표나 수단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 정책수단 수준만이 변동되는 1차적 변동

② 영국에서 1971년에 도입한 금융통제 제도처럼 거시경제정책의 목표에는 변화가 없으나 정책수단을 변경하는 2차적 변동

③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이 케인즈주의에서 통화주의로 전환됨에 따라 정책환경, 정책목표 및 정책수단이 급격히 변동한 3차적 변동

정책패러다임 변화의 단계는 ① 패러다임의 안정기, ② 변이의 축적기, ③ 실험기, ④ 기존 패러다임의 권위 손상기, ⑤ 새로운 패러다임 경쟁기, ⑥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착 및 안정기로 세분된다.

3. Mucciaroni의 이익집단 위상변동 모형

정책의 내용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이익집단의 위상이 정책과정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보았는데, 그 위상이 변동되면 정책의 내용도 변동될 수 있다고 한다.

이익집단의 위상변동을 설명하는 틀로서 이슈맥락(issue context)과 제도적 맥락(institutional context)의 두 가지 개념을 사용한다.

① 이슈맥락이란 정책의 유지 또는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망라한 것인데, 주로 정치체제 외부의 상황적인 요소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슈맥락에서의 선호가 특정 이익집단의 이익 또는 주장을 옹호하는 것인가 아니면 반대하는 것인가에 따라 정책의 내용이 달라진다.

② 제도적 맥락을 광의로 해석하여 입법부나 행정부의 지도자들을 포함한 구성원들이 특정한 정책이나 산업에 대하여 지니고 있는 선호나 행태를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다시 말해 대통령이나 의회지도자 등 정치체제 구성원들의 선호나 행태가 특정 이익집단의 이익과 주장에 대해서 호의적인지 여부를 의미한다.

① 이슈맥락과 제도적 맥락이 함께 특정한 이익집단에 유리할 때는 그 이익집단에 유리한 정책이 계속 유지되거나 불리한 정책이 유리하게 변동되어 이익집단의 위상이 상승한다.

② 이슈맥락과 제도적 맥락이 모두 불리할 때는 그 이익집단에 유리한 정책이 사라지거나 불리하게 변동하여 이익집단의 위상이 쇠락한다.

③ 이슈맥락과 제도적 맥락이 다른 방향으로 작용할 때는 제도적 맥락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4. Kingdon의 정책흐름 모형(policy stream model)

원래 정책의제 설정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모형이었으나, 정책변동의 설명에도 적용되고 있다.

특히 정책선도자들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들은 정책의 창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각 흐름을 결합시켜 정책의 창을 열어서 정책의제 설정이나 정책변동을 유도하는 적극적인 존재로 활동한다.

5. 시차 모형(time-lag model)

정책주체의 인지상 시차나 정책의 시간적 선후관계나 작동순서 등을 정책현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변수로 고려한다.

시차모형은 정책의 전 과정에 적용될 수 있지만 정책변동과 관련하여 주목할 점은 다음과 같다.

① 정부개입의 적시성을 놓칠 경우나 정책수단들의 조합이 효과적인가에 따라 본래 의도했던 정책변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정책수단과 정책효과를 연결하는 인과관계의 흐름이 정책수단 투입의 적시성과 투입된 정책수단들 사이의 선후관계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② 다양한 정책변동 양상과 그 원인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즉 어떤 정책이 왜 빨리 또는 늦게 시행되는지, 정책효과가 왜 빨리 또는 느리게 나타나는지, 정책에 따라 왜 정책변동의 속도에 차이가 나타나는지, 얼마나 시간적으로 절박한 정책인지, 왜 정책의 비일관성이 빈번하게 나타나는지, 언제 어떻게 정책효과의 지체가 나타나는지, 새로운 정책이 안정화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되는지(정책숙성기간) 등에 관한 질문들은 시차모형을 통해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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