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합격수기]“합격의 밑거름은 학교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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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합격수기]“합격의 밑거름은 학교수업”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4.01.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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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진
사법시험최연소합격자·고려대 在


1. 수험의 시작


합격소식이 전해지고 나서 주위에서 가장 많이 받게 된 질문은 바로 언제부터 사법시험을 준비했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수험 기간을 살펴보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저는 평소 교수님께서 학교의 수업과 중간·기말 고사와 사법시험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항상 강조하시던 것을 믿고 비록 수험서를 따로 보지는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헌법·민법·형법을 공부하게 되는 1학년 2학기때부터 저 나름대로는 학생으로서 학교의 교과 과정에 충실히 따라가려고 노력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돌이켜 보건대 저조차도 의식하지 못했었지만 짧은 2차 시험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2차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습니다. 그래서 사법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 중에 일단 법대에 진학하여 사법시험을 생각하시는 분들이시라면 무엇보다도 교수님들의 수업에 충실히 임하시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2. 1차 시험의 준비

(1) 입학 후 2학년 1학기 까지

앞서 1학년 2학기때부터 수험을 준비한 것 같다고 언급을 했지만 실은 그야말로 학교 수업에만 충실했을 뿐 따로 사법시험을 대비하여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법대 수업은 예습을 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다는 선배들의 충고에 따라 꼬박꼬박 복습은 못하더라도 수업을 들어가기 전에는 그날 배울 범위를 한 번이라도 읽고 들어가려고 노력을 했고, 시험을 앞두고는 넉넉히 여유를 잡고 예상문제만이 아니라 중요해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일단 완벽히 준비하고 시험에 임하는 자세를 가졌었습니다.

 

(2) 2학년 여름 방학과 2학년 2학기

그렇게 2학년 1학기까지를 보내고, 점점 법대 수업이 양도 많아지고 내용도 어려워져 슬슬 따로 미리 교과서를 공부해 두지 않으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압박감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여름방학을 맞아 동네 독서실을 다니면서 헌법과 민법 중 2학기 과목인 채권법편 테이프를 들으며 교과서 내용을 파악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혼자서 공부하는 이상 실력에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우선 테이프를 한번이라도 듣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또 그와 더불어 학교에서 마련한 기본 3법 특강을 친구와 함께 수강하였습니다. 그 기간동안엔 그나마 헌법 전범위를 한번 읽었다라는 안도감, 그리고 특강을 들으면서 민법이나 형법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다 깊이있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점이 여름방학 기간동안 얻게된 나름대로의 수확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잇달아 시작된 2학기에는 거의 모든 과목을 전공으로 듣게되고 수업내용도 벅차 도저히 수업 외에 별도로 테이프를 듣는다는지 수험서를 본다든지 할 시간을 마련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것과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면서 2학기 동안 형법 집중강의 테이프를 구해 그것만을 전체 1번들을 수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겨울 방학이 시작되고 나서 여느 방학 때와는 마찬가지로 의욕적으로 이것저것 공부할 계획을 세웠으나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 해 겨울은 무척 추웠기 때문에 '오늘은 추우니까 집에서 공부해야지'라고 자신에게 핑계를 대고 집에 남아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나중에는 일단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지금까지의 제 생활이 당초 계획에서 얼마나 벗어났는가를 깨닫게 될 것을 두려워하여 아예 책을 펴는 것을 기피하는 상태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3) 3학년 1학기 

제가 이런 실패담까지 쓴 이유는 어떻게 보면 이러한 암흑기를 거치더라도 어느 때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만을 가질 수 있다면 결코 늦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제 스스로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몸은 편할지 모르지만 마음은 오히려 불편하고 집에서 웅크리며 제 살만 갉아먹게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저는 우선 스스로에게 당당해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수업을 병행하며 오후까지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민법 부분을 김종원씨 테이프를 들으면서 교과서를 정리하고 그 이후에는 교수님의 객관식 문제집을 풀고 이해가 안 되는 지문이나 몰랐던 부분의 지문을 공책에다 옮겨 적었습니다. 저는 한꺼번에 여러 자료를 늘어놓고 보는 것에 익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객관식 문제집이든 교수님이 주신 자료든 이번 한번만 보고 다시는 보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내용이라고 생각되면 일단 책의 모서리부분에 적어두었습니다. 책이 더렵혀지는 것을 싫어하여 연필로 줄을 살살 그으면서 책을 보는 축도 있지만 저의 경우는 오히려 책에 줄이라도 그어지고 무엇이라도 쓰여있어야 읽어볼 마음이 들었기에 처음부터 색깔펜을 가지고 책을 정리해 나갔습니다. 물론 막판에는 전혀 중요하지도 않고 반복되는 내용을 적어놓은 부분도 많아 몇 통의 수정테이프를 써가며 책을 손보아야 했지만 그때는 제 나름대로의 최선의 공부 방식이었고 그러한 것을 통해서 최소한 책을 두려워하지 않고 책과 친숙해 질 수 있게 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주변에서 마지막에는 교과서 한 권만을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가야 한다라는 말을 들은 저는 방학 때의 판례공부와 2학기 때 모의고사를 보면서 새로 발견한 판례나 문구 같은 것은 일단 책에 쓰거나 붙여놓고 제가 몰랐던 부분은 과감하게 분홍색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었습니다. 그 결과 책은 이것저것 붙인 종이와 필기, 형광펜 자국으로 책은 더럽다 못해 거의 너덜너덜해지는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제 책을 본 친구들은 그 책으로 공부가 되느냐라고 묻기까지 했었지만 저는 몰랐던 부분을 한번 깨닫는다고 다음 번에 그것을 다시 기억해낼 수 있을 자신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일단 새로운 부분은 적어놓고 나중에 그 부분을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거듭 책을 읽어 책의 내용을 파악하게 되면 아는 내용은 그냥 눈길만 주고 넘어가고 모르는 내용만 그때마다 확인하게 되니까 제 경우에는 책을 읽는 속도에 서브를 해놓은 것들이 지장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4) 여름방학

본격적으로 시험준비를 하고자 마음먹었고, 풍월을 통해 고시생이라면 반드시 신림동에서의 생활을 거쳐야 하는 것처럼 생각되었기 때문에 여름방학때는 신림동에 가리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늘 어려운 숙제처럼 여겨졌던 헌법을 이번 기회에 '정복'해보리라는 다짐으로 7월에는 헌법 기본강의를, 8월에는 학원은 별도로 다니지 않고 형법과 민법을 정리하고 선택과목을 대비하여 경제법 강의를 들었습니다.

지금은 토익으로 바뀌었지만 2003년도까지는 사법시험 1차에 영어시험을 치러야 했고 저는 그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해두지 못한 상태였기에 하루의 상당한 시간을 영어 단어를 외우는데 투자해야 했습니다. 또 판례공부를 따로 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시중에 나오는 두꺼운 판례집과 강의테이프를 같이 보고 들었었는데 당시에는 판례만 정리해 주는 강의는 별로 기억에 남는 것 같지도 않고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되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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