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시험일 겹쳐, 다수 사시생 응시
법원직 9급 합격자 평균연령 지속 상승
[법률저널=이성진·이인아 기자] 사법시험 폐지까지 1차시험 1회, 2차시험 3회의 응시기회만을 남겨둔 사법시험 준비생들. 이들의 고민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법원직 9급 공무원시험 도전도 불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올해는 제57회 사법시험 제1차시험과 2015년도 법원직 9급 공무원시험이 지난 7일 같은 날에 시행되면서 사법시험 준비생들의 갈등이 짙었다. 사법시험에 응시하자니 폐지를 앞두고 있어 불안하고 법원직 공채에 응시하자니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
법원 9급 공채는 법원사무직의 경우 헌법, 국어, 한국사, 영어, 민법, 민사소송법, 형법, 형사소송법을, 등기사무직렬의 경우 헌법, 국어, 한국사, 영어, 민법, 민사소송법, 상법(총론·회사편), 부동산등기법으로 치러진다.
사법시험 준비생이라면 시험 직전 한국사, 국어를 집중적으로 준비한다면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토익과 영어는 분명 다르고 또 방대한 국어는 부담이 크고 법과목 역시 출제형태가 달라 또 다른 준비도 필요한 것은 분명해 쉽게 합격을 장담하기도 어렵다.
지난 7일 적지 않은 기존 사법시험 준비생들이 법원직 9급 시험장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9급 시험장에서 만난 A씨. 그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다가 올해는 사시 대신 법원직 9급 시험에 응시했다. “다른 과목은 잘 모르겠고 민소법, 형소법이 좀 어려웠다. 사법시험과 출제난이도를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녹록지 않았던 것 같다”고 응시소감을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부터 국사, 국어를 짬을 내 조금씩 준비해 왔지만 사법시험과 법원직을 같이 치르는 바람에 속으로 갈등이 컸다”면서 “결국 올해 사법시험보다 상대적으로 합격이 용이할 것 같아 법원직에 응시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법원직 시험 체감난이도를 말하기는 껄끄럽다”면서도 다만 “다행히 법 과목 점수가 잘 나와 합격해서 이제 기나긴 수험 생활을 정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A씨 외에도 실제 그동안 사법시험을 준비해 왔었다는 응시생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그 중에는 30대 중반 이상으로 보이는 사법시험 2차 유경험자도 다수 있었다.
이같은 추이 탓일까. 아니면 기존 사시생들이 로스쿨 또는 타 직종으로의 진로변경이 이뤄진 것일까. 사법시험 선발인원의 급감에 따라 지원자가 크게 줄고 있지만 응시율도 함께 크게 감소하면서 이번 시험에는 68.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법시험 준비생들은 원서를 접수해 놓고도 응시여부에 대해서는 갈등이 그만큼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원직 9급은 매년 300~400명을 선발하고 있고 지원 경쟁률은 ▲2011년 16.4대 1 ▲2012년 14.7대 1 ▲2013년 19.4대 1 ▲2014년 16.6대 1 등이었고 올해는 360명 선발에 6,950명이 출사표를 던져 19.3대 1이었다. 매년 50명 안팎의 선발인원이 유동적인 가운데 평균 6500명 안팎이 지원하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출원 인원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것.
또 최근 응시율은 2010년 69.0%, 2011년 67.4%, 2012년 71.1%, 2013년 66.5%, 2014년 68.3%, 올해 65.4% 등이다. 통상 4,500명 안팎이 매년 응시하고 있다. 다만 해를 거듭할수록 응시인원 자체는 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합격자 430명의 평균 연령은 법원사무 29.3세, 등기사무 35.3세 등으로 30세를 웃돌았다. 이 중 40세 이상도 30명(7.0%)이었다.
참고로 6년전인 2009년 법원직 9급 시험 합격자 122명의 평균 연령은 법원사무 26.1세, 등기사무 32.7세였고 40세 이상은 단 3명으로 2.5%에 불과했다.
법원직 9급시험은 공무원시험 중 법과목이 가장 많고 모두 필수과목인 만큼 일반직 공무원 수험생들이 꺼리는 시험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지원자 및 응시자가 증가하고 또 연령대도 높아지고 있는 것은 결국 사법시험 준비생들의 유입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