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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유가전쟁과 국제질서의 재편가능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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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유가전쟁과 국제질서의 재편가능성 (3)
  • 신희섭
  • 승인 2015.02.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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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지난 시간에 이어 셰일가스를 다루도록 한다. 셰일가스는 특별한 가스의 종류라기보다 셰일층에 갇힌 가스를 의미한다. 셰일층은 지하 2천 미터와 3천 미터 밑에 존재하는 지층을 의미한다. 이 지층에는 촘촘하게 가스가 박혀있는데 이것을 발견한 것은 꽤나 오래전 일이다. 단지 원유나 천연가스처럼 쉽게 채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상업적 채굴이 되게 된 것은 최근 기술발전이 되고 나서 일이다. 셰일이라는 흙속에서 아주 미세하게 가스가 채워져 있기 때문에 이 가스를 꺼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물과 모래와 화학약품을 혼합한 프로판트를 사용하게 된다.
  
셰일가스가 상업적으로 추출되게 된 것은 두 가지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수평파쇄법이라고 해서 시추관을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파는 방법이다. 수평으로 파서 면적을 넓히고 파쇄기의 앞부분에 물을 사용하여 프로판트를 분사한다. 이 방법은 수압파쇄법이라고 한다. 이때 프로판트를 쏘아서 가스가 나올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이를 통해 셰일층내 가스를 빼낼 수 있게 한다.
  
셰일이 최근 붐이 된 것은 이런 기술을 이용해서 상업적으로 35불 정도까지 시추비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셰일 층이 미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셰일가스가 최고 매장된 나라는 중국이다.1) 그런데 미국은 셰일가스를 뽑을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셰일가스를 추출할 수 있는 여건이 좋은 것이다. 수압파쇄법을 이용하려면 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미국은 물이 풍부하다. 캐나다 국경에 있는 얼음을 가져다 쓸 수도 있는 미국의 수자원은 연간 30억 톤에 달한다. 실제 수압파쇄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갱도 하나에 1,500만 리터에서 3,000만 리터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물 부족국가인 중국은 이런 정도의 물을 사용할 수 없다.
  
게다가 미국은 셰일가스가 인구 밀집지역이 아닌 곳에 매장되어 있다. 셰일가스를 추출하는데 드는 제반 문제들로 소음과 지반 약화 환경오염 가능성과 식수에 미치는 영향 등이 있는데 중국의 경우 인구밀도가 높아서 셰일을 개발하기 용이하지 않은 반면에 미국은 좀 더 수월하게 셰일가스를 추출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자유주의국가이기 때문에 민간 업자들이 경제적 수익을 얻기 위해 비용절감의 유인이 크고 이로 인해 기술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진다. 중국은 이런 거대 산업의 경우 국가가 주도하거나 국가의 허용에 의해서만 민간이 개발할 수 있는데 이것은 셰일가스 개발의 초기에 투자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중국도 미국의 투자를 받아서 셰일가스를 추출하기에 나섰지만 내부적인 한계가 명확하다.
  
수자원과 환경오염 문제를 이야기 했는데 이것이 셰일버블론을 가져오게 하였다. 오바마대통령의 2012년 연두회견에서 셰일가스가 주는 축복에 대해 파이낸셜 타임즈는 2013년에 셰일 버블론을 제기하였다. 버블론의 핵심은 네 가지 이다. 첫째, 셰일가스의 생산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셰일가스 시추에 드는 비용이 크다는 것과 시추 후 수출용 터미널 건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셰일가스를 통한 수출과 같은 낙관적인 전망이 어렵다는 점이 제시되었다.
  
둘째, 환경에 주는 악영향을 들 수 있다. 셰일가스를 시추하기 위해서는 물과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고압으로 분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질에 영향을 미치며 지하수 오염문제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실제 지반이 약해지면서 지진이 생길 수도 있다. 펜실베니아의 가정집 수도물에서 메탄이 올라와서 불이 붙는 경우도 생겼다. 더 문제가 된 것은 이것을 정부가 무마하기 위해서 이들에게 보상금을 주고는 이주를 강요하면서 외부에 대해 이 문제를 발설하지 않도록 했다는 점이다. 
  
셋째 문제로 지적된 것은 수출이 많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셰일의 지속적 공급이 어려울 것이고 또한 운송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수출에 있어 경제적이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넷째 문제는 광구당 생산량이 빨리 줄어들어 안정적인 공급이 어렵다는 점이다. 셰일가스는 가스이고 흙속에 갇혀있어서 한 번 추출을 시작하면 휘발되어 사라지는 성향이 있다. 이로 인해 처음에 추정된 매장량이 실제 상업적 추출시에는 훨씬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셰일 버블론으로 잠시 기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최근 유가 하락이 보여주는 것처럼 셰일의 잠재력은 높다. 산유국들이 미국 셰일산업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원유가격을 하락시키는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그렇다면 셰일가스는 국제정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가?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일반화를 통한 예측이 필요하다. 지난 시간에 다룬 것처럼 잠재적 도전국가의 ‘성장속도’와 체제 유지에 대한 ‘불만족도’와 다른 국가들이 도전국가를 대하는 ‘방식’이 예측을 위한 지표가 된다.
  
현재 미국주도의 단극질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시적인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 그렇게 볼 때 현실적으로는 패권국가 미국과 도전국가 중국 간 역학관계 변화가 가장 논쟁의 중심사안이 된다.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경쟁구도에 3가지 요인을 적용하면 논리는 이렇게 구성된다. 만약 중국의 성장속도가 미국보다 월등히 높아 가까운 시기에 미국의 경제력을 따라 잡고 이것이 군사력성장까지 연결되어 군사력격차가 줄어들게 되면 패권변동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미국이 주도하는 하는 체제 운영원리(이를 테면 시장 중심의 워싱턴컨센서스나 유엔을 중심으로 하는 제도적인 요인들과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의 강조와 영어를 중심으로 한 연성권력구조등을 들 수 있다)에 중국이 불만을 가질수록 중국은 좀 더 빨리 그리고 명확하게 패권체제를 변화시키고자 할 것이다. 실제 역사적으로 볼 때 패권의 변동은 도전국가의 능력이 상승하고 불만족도가 높을 경우 일어났다. 대표적인 경우가 19세기의 프랑스패권에 대해 영국이 패권을 빼앗아 온 것이나 1800년대 중국패권의 붕괴되고 패권국가인 영국주도하에 서양 질서가 동아시아에 급속히 유입되면서 중국이 아편전쟁 등을 경험한 것을 들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세 번째 요인으로 중국의 체제 변동에 대해 다른 국가들이 이것을 암묵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명시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체제변동은 순탄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반대로 다른 국가들이 중국의 패권화를 우려하여 집단적으로 기존 패권국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게 된다면 중국의 패권화는 어렵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설령 중국이 패권이 된다고 해도 이것은 경제력과 군사력에 기반을 둔 ‘경성권력적 패권’이 되는 것이지 동의에 기반한 ‘연성권력적 패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 3가지 변화요인 중에서도 국력의 격차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두 번째 요인인 불만족도는 국력차이가 있을 때 고려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만약 능력변수와 불만족 변수를 각각 능력이 있고 없고와 만족하고 않하고로 나눌 수 있다고 해보자. 그렇게 되면 능력이 있고 불만족한 국가, 능력이 없고 불만족한 국가, 능력은 있으나 만족한 국가, 능력이 없고 만족한 국가의 4개 국가군이 만들어 진다. 이중에서 능력이 있고 불만족한 국가가 실제 문제가 된다. 체제에 대한 강력한 불만족으로 가지는 나라라고 해도 실제 능력이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별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세 번째 요인인 도전국가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대응방식도 부차적인 요인이다. 도전국가가 힘이 없다면 다른 국가들이 이 국가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셰일가스의 국제패권변동가능성과의 관계는 힘 즉 권력에 미치는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음 시간에는 권력의 문제와 실제 미중간의 관계에서 셰일가스의 영향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다룬다.

각주)-----------------
1) 참고로 한국도 셰일층이 있지만 셰일가스가 매장되어 있지는 않다. 셰일층에 가스가 없거나 휘발성이 강해서 추출이 안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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