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책형 15번 이의제기 빗발쳐…수험생 설전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지난 7일 치러진 PSAT 이의제기기간이 오는 11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언어논리 인책형 15번 문제에 집중적인 이의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시험이 종료된 지 이틀이 지난 9일 현재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총 13건의 이의제기가 접수됐다. 이 중 1건은 자료해석 재책형 8번 문항에 대해 제기된 것이고 나머지 12건은 모두 같은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언어논리영역 인책형 15번 문제에 이의제기가 몰리고 있는 것.
시험이 치러진 직후 공개된 정답가안에 따르면 언어논리영역 인책형 15번(재책형 35번) 문제의 정답은 4번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응시생들이 4번이 아니라 2번으로 정답이 변경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책형 15번 문제는 약육강식에 근거해 동물을 잡아먹는 것을 도덕적으로 정당화하는 논증에 대해 소개하고 이 논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보기 중 ‘ㄹ’ 부분이다. 보기 ‘ㄹ’은 ‘(라)의 주장은, b와 c를 받아들일 경우 우리가 받아들이기 힘든 결론이 도출된다는 것이다’라는 내용이다.
여기서 (라)는 ‘인간이 생태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다른 존재를 잡아먹는 것이 허용된다고 하는 경우 생태계에서 인간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존재가 나타나 인간을 잡아먹는 것도 도덕적 잘못이 아닌 것으로 결론지어야 하는데 이 같은 결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논리로 동물을 잡아먹는 것을 정당화하는 논증을 비판하고 있다.
또 b는 ‘생태계 피라미드에서 상층의 존재들은 하층의 존재들을 마음대로 이용해도 된다’, c는 ‘인간의 생태계 피라미드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존재이다’라는 정당화 논증 과정을 담고 있다.
오류를 주장하고 있는 응시생들은 (라)에서 인간보다 높은 위치의 존재를 가정했다는 점에서 c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경우를 도출해 낼 수 없기 때문에 ‘ㄹ’은 틀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라)의 첫 문장에서 ‘인간이 생태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다른 존재를 잡아먹는 것이 허용된다고 하는 경우’를 언급했고 이는 c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대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현재 서울대 학내 인터넷 게시판인 스누라이프, 행정고시 수험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행시사랑, 디씨인사이드 행정갤러리 등에서 오류 여부를 따지는 응시생들의 치열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는 5급공채 등 선발예정인원이 감소한데다 1차시험 선발배수를 예년의 10배수에서 8배수를 줄일 계획이 발표되면서 경쟁이 여느 때보다 치열하다. 한 문제에 당락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응시생들의 시선이 확정된 정답이 공개되는 23일에 쏠리고 있다.
한편 최근 7년간 PSAT 이의제기는 2009년 상황판단영역 극책형 37번(복책형 17번) 문제의 정답이 5번에서 3번으로 변경된 사례 외에 모두 정답가안이 그대로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