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시어머니·남편 도움 큰 힘…초보엄마의 수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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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시어머니·남편 도움 큰 힘…초보엄마의 수험기
  • 법률저널
  • 승인 2015.01.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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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혜정/국가직 보호직 9급(2014년 합격)

♣ 들어가며

저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했다는 이야기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주변에서 합격수기 공모가 있으니 글을 써보라고 권유를 받아 이 글을 작성하게 됐습니다. 가족들의 도움 속에서 초보 엄마이자 수험생으로서 값진 시간을 보내고 이렇게 합격수기를 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 수험기간

저는 2013년 1월부터 수험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13년 4월에 출산을 했고, 이듬해인 2014년 4월 국가직 시험(보호직)에서 필기 합격한 뒤 면접 준비를 했습니다. 지방직 시험도 봤지만 필기에서 불합격했습니다.

 

♣ 공부방법

과목 선택과 인터넷 강의

선택과목은 사회, 과학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고교 과목이었기 때문입니다. 고교 시절에 공부했던 과목이 공부하기 수월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강의를 들으니 교육과정이 바뀌어 모르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고 출산 전 4개월 동안 인터넷 강의를 들었습니다. 책은 인터넷으로 구매했고, 강의는 여기저기 유명강사를 찾지 않고 한 군데에서 다 들었습니다. 모든 과목을 1회독한다는 심정으로 시작했지만 실제로는 국어 문법분야, 한국사, 과학만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2월 말까지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에 직장과 공부를 병행했고, 3월부터 몸이 안 좋아 아기를 낳을 때까지 입원해 절대안정을 취해야했습니다.

육아와 공부의 병행

출산 후 6개월은 아기를 보면서 틈틈이 영어 문법 교재를 읽었으며 가장 얇은 요약본 서적을 선택해 3회독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영어를 어느 정도 정리한 뒤에는 잠깐씩 짬이 날 때 한국사, 국어 수험서를 읽었습니다.

2014년 1월부터 시어머님께 부탁을 드려 아기를 맡기고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 정도 이동해서 아기를 내려놓고 시댁 근처의 구립독서실에 다녔습니다. 낮에 맡길 때는 제가 아기를 업고 가고, 저녁에 남편이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남편이 아기를 업고 집에 데려가 재워주었습니다. 남편이 늦게 퇴근하는 날에는 제가 아기를 업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집안일도 해야 했기에 빠르면 오전 11시부터, 늦으면 오후 1시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저녁에는 이르면 저녁 6시 반, 늦으면 저녁 10시 반까지 공부했습니다. 평일에는 그렇게 했는데 주말에는 아기를 남편에게 부탁해야 해서 공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초반에 두 달 정도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는 독서실에 나갔지만, 3, 4월 주말에는 공부를 하나도 못할 때가 많아서 많이 초조했습니다.

처음에는 도시락을 싸서 다니다가, 결국에는 독서실에서 시댁으로 밥을 먹으러 다녔습니다. 손주를 봐주시면서 며느리 밥까지 해주신 어머님의 정성과 일찍 퇴근하는 날 모처럼 쉬고 싶을 텐데 매번 피곤한 몸으로 아기를 돌봐주었던 남편의 노고를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시간이 부족할 때의 공부방법

첫째로 과목당 기본서 한 권만 봤습니다.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고 내용을 조금이라도 익히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유명한 책은 아니어도 내용은 비슷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다만 영어는 기본서가 아니라 문법 요약본 한 권만 봤습니다. 그 이유는 원래 독해, 어휘 서적도 따로 보려고 했었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독해, 어휘는 문제집으로 해결했습니다. 역시 두꺼운 책이 아니라 얇고 반복할 수 있는 책을 선택했습니다. 사회, 영어는 강의를 듣지 않아서 찜찜했지만 시험까지 시간이 얼마 없으니 그냥 교재를 읽는 방법 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둘째로 문제집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서 각 단원 설명 뒤에 나오는 문제를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영어의 경우 위에 쓴 것과 같이 독해, 어휘 문제집을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셋째로 수험기간 마지막 2주 동안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모의고사만 주로 봤습니다. 학원에서 실시하는 모의고사는 어떻게 참여하는지 잘 모르고 시간도 맞지 않을 것 같아 모의고사 10회분 문제집을 샀는데 이마저도 다 보지 못했습니다. 먼저 시간을 정해서 문제를 푼 다음에 틀린 것과 관련된 내용을 기본서를 찾아서 보고, 그때 기본서를 넘기며 거기 있는 문제 중에서 제가 틀렸다고 체크한 부분 위주로 훑어봤습니다. 모의고사 점수를 보니 할 수만 있다면 막판 2주 동안 기본서 전체를 한 번 다 읽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마지막 3일 중 이틀 동안에는 하루 한 회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이때는 옛날 것도 복습하지 않았고 안 풀었던 새것을 풀면서 시간 조절을 하고, 모의고사를 푸는 것만으로도 지쳤었습니다. 시험 전날에는 독서실에 가도 마음이 잡히지 않아 근처 학교 운동장을 산책하고, 애꿎게 보지도 않을 책을 가방에 챙겨 집에 돌아갔습니다.

♣ 면접 준비

스터디 선택

국가직 공무원 시험 이후 곧바로 미뤄뒀던 아기 돌잔치를 치르고, 가정의 달 5월을 거치면서 집안행사가 많아지니까 공부습관도 흐트러지고, 무엇보다 체력이 달려서 공부를 하겠다고 집을 나서는 것이 고역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지방직 시험은 사전채점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희망을 버렸는데 4월 필기시험 합격 문자를 받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가 알려준 수험생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스터디를 구하는 글을 검색했습니다. 나이 많은 사람을 제한하는 곳도 있었고, 나이 많은 사람 위주로 구한다는 곳도 있었습니다. 저는 30대 이상인 사람만 구한다는 스터디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30대 이상만 다 같이 모여 있다면 저와 비슷한 사람이 좀 더 많아서 생각도 비슷하고, 구성원들이나 저도 서로 새로운 자극이 부족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 역시 사회생활 경험이 있었지만 그 경험은 면접에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저에게 새로운 것을 알려줄 것 같은 20대 중심의 스터디에 연락을 했고, 나이제한 및 인원제한에 간신히 비껴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있어서 시간대를 조정할 수도 있고, 사정이 생기면 피치 못하게 빠질 수도 있다고 미리 얘기하니 구성원들이 걱정을 하고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만큼 제가 더 열심히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나이는 몇 살 차이 안 나지만 저와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생활방식도 다르고 제가 학교 다닐 때에는 없었던 새로운 것들에 대해서 이것저것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면접 강의

면접 강의는 일일특강을 한 번 들었습니다. 그 외에 면접을 위한 강의는 듣지 않았고 스터디만 참여했습니다. 저에게는 시간도 안 맞고 비용도 비싼 것 같았습니다.

스터디 운영

저는 스터디를 한 곳만 가입했습니다. 우리 스터디는 두 달 동안 운영했고, 첫 한 달은 일주일에 한 번, 하루 서너 시간 정도 모였습니다. 면접 전에 작성하는 사전진술서 예상 문제를 인쇄해서, 스터디를 시작할 때마다 차례차례 세 문제씩 답을 작성합니다. 그 뒤에 순서대로 한 명씩 돌아가며 수험생 역할을 하고, 뒤 차례인 두 명이 면접관 역할을 했습니다.

 두 번째 달에는 일주일에 두 번 모였고, 거의 매번 장소를 옮기거나 다른 스터디와 함께 만나서 진행했습니다. 같은 구성원인데 장소만 바꾸어도 모든 것이 낯설고 긴장감이 더 커졌습니다. 다른 스터디와 함께 진행할 때에는 A스터디원은 모두 A방에 모이고, B스터디 원은 모두 B방에 모여서 서로 한 명씩 옆방으로 면접을 보냈습니다. 낯선 이들이 모인 방으로 들어서는 것부터 긴장이 됐고, 낯선 사람들을 자주 대하는 연습이 면접에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 건강·스트레스 관리

저는 몸이 공부하는 동안 계속 건강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분들께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기를 업고 매일 길에서 오가는 시간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 때문에 없는 체력이 그나마 유지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상생활도 운동처럼 여기시고, 집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은 잠깐이라도 걸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 관리는 저도 잘하지 못한 것 같지만, 저의 경우에는 어떤 스트레스 속에서도 공부를 완전히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라면 슬럼프가 있든 가정이나 직장 일로 어려움이 있든 어떤 이유든 간에 스트레스를 이유로 공부를 완전히 중단하지 마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냥 5분만이라도 책을 보십시오. 이렇게 공부해서 될까 싶어도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또 본 것이 결국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책을 볼 시간이 없다면 내 계획에 비추어 실제로 공부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가며 끊임없이 수정하십시오. 전체적인 그림이 계속 머리에 남아있다면 자투리 시간이 날 때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망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주변 여건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본인만 가능합니다. 저도 주변에 물어봤을 때 듣기 좋으라고 확신 없이 해주는 좋은 이야기 말고는 진정으로 긍정적인 대답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저 자신부터도 굳이 아기가 어린데 아직 몸이 안 좋은데 지금 공부를 본격적으로 해야 할까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리고 시댁에 아기를 맡기는 것도 여러모로 어르신들의 상황을 고려할 때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게 제가 밀어붙인 부분도 있습니다.

주변의 여건도 중요합니다. 만약 그 당시 집안에 경제적으로 위기가 오지 않았다면 제가 그렇게까지 노력할 수 있었을지도 의문이고, 과연 남편이 이렇게 도와줄 수 있었을까, 시어머님께서 이렇게 도와주실 수 있으셨을까 싶습니다. 물론 상황이 그렇다고 해서 주변에서 도와주는 것이 당연한 것도 아니고 가족들이 희생해야 했다는 것을 결코 잊지 않고 있습니다.

♣ 마치며

어쨌든 시험공부를 결심했다는 것은 그만한 동기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동기가 충분하다면 여건이 다소 어렵더라도 할 수 있다고 믿고 해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먼저 나서서 주변에 믿음을 줘야겠다고 생각하시고, 주변에서 어떻게 하느냐고 말해도 본인께서 꼭 공부를 하셔야하는 절박함이 있다면 자신을 한번 믿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자료제공 :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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