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기에는 걸어온 길이 너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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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기에는 걸어온 길이 너무 아쉬워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3.12.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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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삼 재
행시교정직 수석·전남대 공법학과 졸

Ⅰ. 들어가며


처음 합격수기를 제의 받았을 때, 저의 수기가 수험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몰라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수험생활의 간접체험 도구로 이용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저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공부했던 사람도 있구나하는 정도로 가볍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Ⅱ. 행정고시의 선택과 여정

  1. 혼돈상태에서의 선택

선택은 인생의 항로를 결정짓는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안목을 갖지 못한 경우가 있는 듯 합니다. 저의 초기 선택이 그러했습니다.

광주상고를 졸업하였으나, 법관이 되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꿈을 버릴 수가 없어 전남대 법학과에 진학하였습니다. 그러나, 대학4년을 무얼 하고 보냈는지 모르게 지냈습니다. 대학시절 사법고시에 올림픽정신으로 시험장 분위기만 익혔던 것 같습니다. 95년 대학을 졸업 후 취업에 대한 압박 속에 가능한 빨리 합격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시보다 과목이 적은 행정고시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직렬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법학을 전공한 저로서는 경제학이 부담되었고, 저의 전공과 유사한 법무행정직을 96년에 5월, 법원행정고시을 11월에 응시하였으나, 낙방하였습니다. 처음 접한 정보체계론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였습니다. 

97년에는 1차 과목이 개편되면서, 시험일자가 2월 달로 앞당겨져, 민법에 대한 부담을 느끼던 중 교정직렬이 시행초기라 합격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도전하였습니다. 처음 준비하는 교정학과 형사소송법을 집중 투자한 결과 그 해 1차를 합격하였습니다. 그 해의 2차는 답안지 채우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교정직은 격년제로 시행되기 때문에 다음해에는 시험이 없어, 다시 한번 사법시험에 도전하였으나, 방대한 민법에 다시 한번 무룹을 꿇고 말았습니다. 98년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교정직 2차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에는 도피하듯 교정직을 선택하였지만, 교정학을 공부하면서 교정직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비록 행정고시의 다른 직렬보다 인기 없는 직렬이지만 보람과 발전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느꼈고, 무엇보다도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2. 불확실성의 수험생활

99년 2차 시험 첫날 행정법에서 나름대로 찍은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유사한 문제가 나왔습니다. 성급하게도 제가 찍은 문제라 판단하고, 자신있게 답안을 작성하였으나,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정말 시험을 더 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과목에서 만회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시험을 보았으나, 결과는 0.5점차 낙방이였습니다. 행정법이 48점으로 불합격의 일익을 담당하였습니다. 문제를 3번 이상은 보아야 한다는 선배들의 말이 실감났습니다.

97년에 결혼하여 아들을 출산하고, 저를 믿어준 아내에게 정말 미안하였습니다.
2001년 동차합격을 목표로 다시 한번 도전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번의 서브노트를 암기하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저의 점수는 그대로인데 커트라인은 4점이나 상승하였습니다.  다만, 제가 얼마나 실력이 부족한가는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도 노장의 대열에 이미 서있었고, 그간에 사랑하는 아들은 3명으로 늘었습니다. 더 이상은 고시에 목메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02년에는 7급 세무직에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2월부터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처음 접하는 회계학이 발목을 잡았고, 커트라인 89.71에 88점 으로 낙방하였습니다. 12월에는 법률구조공단시험이 있었는데 또다시 86점 커트라인에 85점 낙방, 어처구니가 없어 헛 웃음이 나왔지만,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든 한해였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이 저에게 있었기에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공부해온 것을 버리고 잠시나마 다른 곳에 눈을 돌린 대가라고 생각되었습니다.

2003년 2차 시험은 저에게는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시험전날 새벽3시에 잠을 청했으나,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뒤척이다가 결국 날을 새고 말았습니다. 잠을 자지 못 해 불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뤘으며, 시험 후 답안을 검토해보니 1년 더 공부했어도 1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아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또다시 잠을 자지 못한 다면, 시험을 망칠 수 있다고 생각되어 다음날부터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잠을 청했으며, 맥주 캔 1병씩을 마시고 잤습니다. 2차 시험기간동안 불안감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특히 노장들에게는 더욱 불안감 조절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행정법이 가장 점수 낮았음)

긴장의 5일을 보내고 마지막 시험을 보고 나오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니 이제는 떨어져도 할말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길고 긴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합격자 발표가 있는 날 저는 저의 이름을 발견하고 마음껏 소리 한번 질러보았습니다. 막혔던 그 무엇인가가 저에게서 빠져나가 가슴이 시원하게 말입니다. 
 
Ⅲ. 공부 방법론


먼저, 공부방법은 왕도가 없는 것 같습니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여러 가지의 방법 중 자신에게 가장 맞는 것을 택하고, 체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의 방법도 그 여러 가지 방법중 하나일 뿐입니다.


1. 1차 교재선택과 전략

1차 교재선택은 사람들의 공부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저는 특별히 기본서, 요약서 구분하지 않고 정평있는 교재를 중심으로 과목특성에 따라, 일부는 기본서, 일부는 요약서를 선택했습니다. 2차와 공통되는 과목은 기본서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헌법-김학성/ 한국사-이영철/ 영어-신성일/ 형소법-이재상/ 교정학-배종대, 이윤호)

1차는 정확성과 다양한 지식을 요하므로, 이를 위해서 오답노트를 활용했습니다. 객관식문제를 풀면서, 틀린 문제는 자신의 언어로 2줄을 넘기지 않게 간략하게 다시 구성하였으며, 기본서나 요약서를 볼때는 출제 가능한 지문을 오답으로 작성하여 검토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는 마지막 점검할 때 도움이 되었습니다.


2. 2차 교재선택과 전략

2차 교재선택은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많이 보는 교재를 기본서로 채택하였습니다.  그러나, 소수가 선택한 교재라도 자신에게 맞는 교재라면,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어느 교재를 선택하든지 단권화 과정은 거치기 때문입니다. (행정법-이병철(행정법강의)/ 형법-이재상기본서/ 형소법-이재상기본서/ 교정학-이윤호(교정학),배종대(행형학)/ 심리학-신응섭외4인)

2차는 사례형 문제가 출제되므로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사례를 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례문제는 준비되지 않은 경우에도 어느 정도는 써 내려갈 수 있어 단문보다 부담을 갖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각 논점과 항목마다 배점이 배정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답안의 차별화는 여기에서 나타납니다.

사례에 대비하여 기본서와 맥을 같이하는 케이스 문제집을 기본으로 하고, 나머지는 간단히 논점만 파악하고 넘어가는 것이 시간이 절약된다고 봅니다.

또한 서브노트나 단권화는 과목별로 구분하여 대응하였습니다. 과목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고득점이 가능한 과목은 서브노트를 작성하였고, 그 외의 과목은 단권화를 활용하였습니다. 저는 행정법, 형법, 형소법은 단권화위주로 교정학, 심리학은 서브노트위주로 활용하였습니다.


Ⅳ. 결 론 - 그들이 있었기에 내가 있었다.


이제 길고도 험한 인생 중 한 언덕을 넘고, 돌아보니 고마운 사람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무엇보다도 저를 끝까지 믿어주신 어머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합격자 발표가 있는 날 눈물을 보이던 사랑하는 아내 은희에게 합격의 영광을 돌립니다. 사랑하는 아들 종범, 영찬, 인수가 몸 건강히 아무탈없이 자라준 것도 너무나 고맙습니다.

또한 수험생활이 힘들 때 언제나 잊지 않고 찾아준 친구들인 이병철, 김국종 등 과 수험생활을 함께 하면서 항상 저에게 도움을 주신 양행회, 이영체선배님등에게 감사드립니다. 비록 올해에는 아깝게 고배를 마셨지만 다음해에는 반드시 합격하길 바라는 진오, 현두, 연수 등 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노장수험생의 변변치 않은 글을 끝까지 읽어 수험생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며, 합격의 영광이 찾아가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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