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무원시험, 합격비법을 묻다-형법 백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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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무원시험, 합격비법을 묻다-형법 백광훈
  • 공혜승 기자
  • 승인 2015.01.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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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을미년 양의 해를 맞아 공무원시험 수험가가 다시 분주하다. 채용규모 확대, 시험과목 변경 등으로 어수선하지만 필(必)합격의 신념을 담은 채 저마다 시험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은 이제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거처럼 ‘공무원이나 해 볼까’라는 심정으로 도전하다간 큰 코 다치기 마련. 그러기엔 경쟁률이 높아도 너무 높다. 수십 대 1은 기본이요, 수백 대 1이 평균이다. 섣불리 2~3년 공부해서 붙기에는 난이도 또한 너무 높아졌다는 것. 그렇다고 작심하고 도전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으려면 그에 적합한 학습노하우도 필요할 터. 막연한 공부는 본인으로서는 고시낭인으로 전락하고 국가·사회적으로는 젊은 인재들을 손실하게 되는 셈이다. 하늘의 별따기라고 불리는 ‘공직입문(公職入門)’의 길(道). 수험가의 내로라는 기라성 같은 유명강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무원시험 합격의 비법과 조언을 들어보기로 한다. - 편집자 주-
 

“시험장에서 쓸 수 있는 
                      직관적 연상과 해법이 고득점 열쇠” 

-백광훈 강사(공단기·형법)

 
“2014년의 난이도 상승과 출제경향 올해도 이어질 것”

[법률저널=공혜승 기자] 2015년도의 해가 밝았다. 이제 수험가는 다가온 2015년 공무원 시험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시점, 지난 시험의 출제 경향 파악은 향후 있을 시험을 준비하는데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형법의 강자 백광훈 강사는 지난해 시험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백 강사는 법원직, 검찰직 공통적으로 형법의 난이도가 예년에 비해서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먼저 지난해 3월에 시험이 치러졌던 법원직의 경우 단답식, 판례의 결론만 내면 풀 수 있었던 문제들이 주가 됐던 종전의 출제방식에서 박스형, 개수형의 문제가 많아지고 더불어 법조문을 정확히 알아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다양한 판례가 포함되면서 대부분의 응시생들이 어렵다고 느낄 만 했다는 것. 결과적으로 평균 점수 또한 낮아졌다.

법원직 시험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법원행시인데, 법원행시의 수준이 올라가면 법원직이 이를 따라가는 동조화현상이 이뤄진다는 것. 2013년 법원행시 형법의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지난해 법원직 난이도 상승은 어느 정도 예측됐었다는 설명이다.

선택과목으로 포함돼 있는 검찰직 9급에서의 형법 역시 난이도가 크게 상승하면서 최근 시험 중 가장 난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종전의 판례 위주의 경향에서 총론분야의 이론과 학설에 대해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고득점을 맞을 수 있었던 시험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85점~90점을 맞으면 합격권에 들 정도로 난이도가 상승하면서 형법을 선택한 수험생들이 조정점수로 인해 유리했던 시험이었다는 분석이다.

7급의 경우도 형법의 난이도 상승은 비슷했으나 형소법의 상승 곡선이 더 도드라지면서 헌법과 행정법보다는 형법, 형소법 즉 형사법이 합격을 좌우하는 과목이 됐다고 평가했다.

백 강사는 이같은 2014년도의 출제경향은 사실 예년수준으로 제자리를 찾은 것이라고 했다. 2012년, 2013년을 비롯해 최근 몇 년간 너무 쉽게 출제되면서 떨어진 변별력을 다시 회복시킨 올바른 변화라는 것.

공무원 시험에서 한 번 바뀐 출제 경향은 한 2~3년간은 유지되는 추세를 보여 온 만큼 올해 역시 이와 비슷한 유형과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백 강사의 전망이다.

결국 이제 수험생들은 법원직은 박스형, 개수형의 문제들을 대비하는 수험과 깊이 있는 법조문의 공부가 필요하며 검찰직의 경우 판례만이 아닌 이론, 특히 총론분야의 개념과 학설 등을 보다 심도 있게 수험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원하는 점수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법과목은 골조만 잘 세워두면 무너지지 않는다”

수험생들은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 중에 하나는 바로 선택과목이다. 본인에게 맞는, 유리한 과목을 선택한다는 것은 곧 합격의 열쇠를 갖는 것이 된다. 9급 검찰직의 경우 형법, 형사소송법, 행정학개론이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이 되면서 고교과목과 함께 놓고 어떤 과목이 자신에게 유리할 지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앞서 본질적으로 잘못된 제도라는 목소리가 드높다. 백광훈 강사 역시 형법이나 형사소송법 같은 경우 수사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 그 실력을 갖춘 자들을 뽑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순리에 맞지 않은 제도라고 꼬집었다.

고졸 학생들의 채용문을 넓히려면 다른 별도의 채용 방식이 필요한 것이지 같은 잣대로 실무와 전혀 상관없는 과목들로 평가를 하고 선발을 한다는 것은 결코 옳지 못한 방법이라는 것.

또 제도의 활용성 측면에서도 직렬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검찰직의 경우 수학, 과학, 사회를 선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95% 이상이 형법, 형소법을 선택한다는 것. 결국 검찰직만 놓고 봤을 때 큰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구조적으로 봤을 때 문제가 있다고.

이들이 형법과 형소법을 택하는 이유는 실무와의 연관성, 승진 등과 같은 이유뿐만이 아니라 수험적으로 봤을 때도 타과목보다 분명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법원·검찰직 수험생들 중 70%가량은 비전공자임에도 대부분이 법과목을 선택하고 이들의 합격률이 높은 이유는 바로 기존의 대학에서의 공부와 별개로 공무원 수험을 처음 시작할 때 기본만 잘 잡아 놓는다면 점수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과목특성에 있다.

법학은 체계가 딱 잡혀 있다. 그 체계가 잡히면 그 위에 얹기만 하면 된다. 이는 건축에 있어서 기초가 되는 골조를 쌓은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골조를 잘 세워놓지 않으면 끝에 가서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인 것.

국어, 영어, 국사의 경우 어떻게 보면 계속 위로 쌓아 올리는 과정이라면 법학은 그 구조만 정확히 해놓으면 쉽게 득점이 되는 과목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다른 과목보다 법과목의 점수가 높게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말 자체를 두려워 말고 생각을 해라”

기본기만 잘 다지면 절반 이상은 성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법과목. 그렇지만 이러한 기본, 체계를 잡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많은 수험생들은 ‘법과목’하면 방대한 양과 어려운 법용어에 겁부터 먹기 일쑤다.

수험생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인문사회에서는 법학, 자연과학에서는 의학에 대해 ‘어렵다’는 인식이 깊게 박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생활에서 특히 법이라는 것은 마치 혈관처럼 모든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이해하고 법을 너무 멀게만 볼 것이 아니라 친밀하게 생각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사는 말했다.

 
백 강사는 처음 기본기를 다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 용어가 갖는 개념’이라고 단언했다. 말 자체를 두려워하지 말고 생각을 하면 개념이 나온다는 것. 많은 수험생들이 말 자체를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외우려고만 하는데 이는 접근 방법 자체가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용어를 접했을 때 ‘이 말이 왜 나왔을까’ 하는 근본적인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우선 말 자체를 좋아해야 한다. 관심과 흥미로 접근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수험 능률은 천지 차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개념화된 후에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례, 구체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사례들을 개념에 접목시켜 머릿속에 각인 시켜줘야 한다.

백 강사는 아무리 어려운 법과목이더라도 결론부터 외우려는 대신 위의 과정을 2달간만 하면 기본기는 제대로 잡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기본이론 마스터 한 귀 문제풀이 통해 이론을 되새겨야”

기초를 잡은 후에는 점수로 그 성과가 드러나야 한다. 특히 법과목을 선택하는 수험생들 대부분은 이 과목에서는 꼭 고득점으로 우위를 점해야 승산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이러한 법과목을 고득점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백 강사는 공무원시험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명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실제 시험장에서 1문제당 풀 수 있는 시간이 제한돼 있다는 것을 간과하면 기초를 잘 세웠든, 무수히 문제를 풀어왔든 말짱 도루묵이 된다는 것이다.

공무원시험은 객관식으로 이뤄진다. 그만큼 수험생들은 객관식 문제집, 기출문제 등의 무수히 많은 문제를 풀어보는 훈련과정이 필수인데 이 때 무조건 문제만 푸는 것이 아닌 평소에도 실제 시험장에서 시험을 볼 때처럼 시간을 제한해서 풀면서 습관을 들여놔야만 시험 당일 제 실력을 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습관은 4달이상은 지속돼야 한다고. 해답을 보지 않고 문제를 풀어 1문제당 40초 내지 50초의 시간이 지나면 그 문제는 틀린 문제로 인정을 해야 된다.

또 하나, 문제풀이 강의를 들었을 때 강사의 해법이 길거나 어려울 경우 자기나름대로 최대한 단순화 시켜야만 시험장에서 써먹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직관적인 해설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으로는 수험생마다 각기 있는 취약한 부분(과목, 영역 등)을 미루지 말고 당장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주 마다 취약한 부분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해서 이를 가장 먼저 보완해야만 고득점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하고 모두가 아는 것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시험에서 틀리는 문제는 본인이 취약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일 것이다. 그만큼 제대로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백 강사가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커리큘럼은 1년 과정으로 봤을 때 처음 6개월은 기본이론을 마스터하는 과정, 나머지 6개월은 문제풀이를 진행하면서 기본이론을 상기시키는 순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한편 공부의 분량이나 시간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념을 떠오르게 하는 방법이 짧고 강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판례의 경우, 판례를 보고 이 판례가 왜 나왔는지 그 취지를 연결시킬 수 있다면 그 판례는 자기가 알고 있는 판례가 된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알아야 할 판례 중에는 취지를 알 수 없는 어려운 판례도 전체의 10~15%정도 차지한다. 결국 어쩔수없이 외워야 하는데 그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키워드’다.

또한 수험의 핵심은 시험장에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상수단, 해법이 길면 시간과의 싸움에선 이미 지고 들어가는 싸움이기 때문에 기초를 다질 때도 이를 염두 해야 하며 문제풀이 과정에서는 이를 확인하는 절차라고 보고 수험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흥미를 찾아라, 즐기는 수험을 해야 합격이 보인다!”

공무원 시험의 열기가 들끓으면서 새로 유입된 신입 수험생들과 더불어 소위 ‘장수생’들이라 불리는 이들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백 강사 역시 노량진 수험가에 있으면서 이러한 안타까운 경우들을 봐왔다.

수험가에는 한 번 실패의 쓴 맛을 본 후 시간관계상 또는 자만심 등으로 기본이론을 생략하고 바로 문제풀이로 넘어가는 수험생들이 많이 있는데 이렇게 치른 시험에서 역시 커트라인을 넘지 못하고 근처에 머무를 확률이 높다고 했다.

 
실제 시험에서는 본인이 문제풀이 때 풀었던 문제뿐만이 아니라 이와는 약간 다른 문제가 출제 되고, 이런 문제들이 합격의 당락을 가르는 관건이 된다는 것을 경시한 데 따른 실패인 셈이다.  그만큼 시간을 미리 확보하지 못해 기본이론을 최소한의 수준이라도 보지 않게 된다면 두 번, 세 번 역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이와 함께 안타까운 학생으로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필기시험을 어렵게 합격해놓고 최종 합격의 문전에서 탈락하는 수험생들을 꼽았다. 면접 준비를 소홀히 했던 탓이다. 특히 면접에서 탈락하게 되면 다음해 시험 준비 기간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는 점에 있어서도 백 강사는 필기시험이 끝나자마자 준비에 돌입해 보다 철저한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 강사가 강사로서 생활해 오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바로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못 쫒아 간다”라는 것이다. 과연 ‘이 학생이 합격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험·수험에 약한 수험생들이 어느 날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재미를 붙이게 되자 거짓말 같이 실력과 점수가 급상승하는 경우들을 봐 오면서 깨닫게 된 것이다.

고득점으로 합격을 하는 수험생들의 공통점 역시 이 점에 있었다. 기왕 시작한 수험, 의무감이 아닌 즐기면서 하게 되면 본인 스스로 스트레스도 덜 받고 잠재력도 발휘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백 강사는 이러한 흥미가 유발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강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많은 수험생들이 그의 강의가 유쾌하고 박진감 있다고 느끼는 것도 그의 이러한 판단에 따른 노력에 있었다. 재밌고 박진감 있게 하되, 시험에 나오는 부분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주는 것이 백 강사가 말하는 좋은 강의의 표본이다.

그는 제자와 강사의 관계를 ‘운동선수’와 ‘코치’에 비유했다. 방법을 알려줄 수는 있지만 결국 승리를 만들어가는 것은 선수, 즉 제자라고. 많은 합격생들을 배출했음에도 그저 제자들이 훌륭해 낳은 결과이며 스스로의 영광이라고 말하는 그의 겸손함에서 강사로서의 올곧은 자세와 신념이 전해진다.

글 공혜승 기자/ 사진 김현섭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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